“다 죽어도 산재급여 나오는데 뭐가 문제냐?”
“출퇴근하다 전원 사망해도 산재급여 나오는데 뭐가 문제냐?”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조합원들이 서울과 안성 사이를 오가는 회사 출퇴근 차량의 안전띠가 없는 좌석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자 임태수 사장이 한 말이다. 임태수는 안전띠가 없는 차량 좌석에 등산바지 허리띠를 뇌두고 안전띠를 설치했다며 조합원들을 우롱했다.
금속노조 서울지부는 11월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체불임금, 부당노동행위 레이테크코리아 임태수 사장 구속-처벌 촉구대회’를 열었다. 레이테크코리아분회는 이날 서울지검에 ‘임태수 사장의 불법행위에 대한 신속한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 금속노조 서울지부가 11월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체불임금, 부당노동행위 레이테크코리아 임태수 사장 구속-처벌 촉구 대회’를 열고 있다. 임연철 |
이필자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수석대의원이 40~50대 여성 노동자들이 대부분인 분회 조합원들의 노동기본권이 어떻게 짓밟히고 있는지 증언하는 진정서를 읽어 내려갔다.
임태수는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든 지 불과 두 달 뒤 서울공장을 안성으로 이전했다. 조합원들은 “2013년 낡아빠진 봉고차를 타고 안성으로 출퇴근하던 경부고속도로는 위험의 롤러코스터였다”라고 증언했다.
6개월 파업 투쟁으로 2014년 서울에 노사 합의로 작업장을 마련했다. 노사 합의했지만, 임태수는 “내가 밥을 사면 메뉴는 누가 결정해야 하냐?”라며, 노조가 반대하는 상가건물 안에 있는 창문도 환기시설도 없는 비좁은 사무실을 임대했다.
최저임금을 받는 여성 조합원들은 추운 겨울 복도에서 밥값을 아끼려고 싸 온 도시락을 먹어야 했다. 분회가 최소한의 휴게실 제공을 요구하자, 임태수가 작업장에 음식물 반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은 그때 삼켰던 서러운 밥알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 금속노조 서울지부가 11월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체불임금, 부당노동행위 레이테크코리아 임태수 사장 구속-처벌 촉구 대회’를 열고 있다. 임연철 |
창문 없는 겨울 복도에서 찬밥 삼켜
다시 반년도 안 돼 임태수는 공장을 다시 안성으로 이전하겠다면서 항의하는 조합원은 징계하겠다고 협박했다. 2015년 여름, 조합원들은 불볕더위 속에서 71일 동안 서울노동청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였다. 이필자 대의원은 이때 흘린 땀은 여성 노동자들의 피눈물이었다고 했다.
힘든 농성 투쟁으로 2015년 9월 드디어 조합원들은 공장 일방 이전을 철회시켰지만, 임태수의 폭언, 폭행을 동반한 부당노동행위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018년 1월 29일 포장부를 일방 폐쇄하고 10년 넘게 포장업무만 해온 조합원들을 영업부로 강제 전환 배치했다. 포장부에서 일하는 여성조합원들은 모두 금속노조 조합원들이다.
임태수는 이즈음 레이블텍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분회에 따르면 임태수는 당시 영업부 직원들을 모두 권고사직으로 해고한 뒤, 전 영업부 과장이 운영하는 영업대리점(S&J LETECH)으로 보내려고 했다.
▲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레이테크코리아분회 대표들이 11월 22일 서울중앙지검에 ‘임태수 사장의 불법행위에 대한 신속한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임연철 |
영업부를 외주화해 영업이익을 챙기고, 빈 영업부 자리로 분회 조합원들을 보내 영업실적을 트집 잡아 금속노조 조합원들을 제 발로 나가게 하려는 꼼수를 부렸다. 분회는 레이블텍은 레이테크코리아를 폐업할 경우 계속 사업을 유지할 위장 업체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임태수는 올해 4월 8일 포장부 여성조합원들을 모두 해고했다. 그나마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라고 판결했지만, 체불임금은 전혀 주지 않고 있다.
임태수는 여성조합원들을 영업부로 강제 배치 전환한 2018년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본사 출근 투쟁을 하는 조합원들에게 분 단위 임금을 지급하겠다며 1분에 해당하는 임금만 지급했다. 임태수 사장은 부당배치 전환 기간과 부당해고 기간 주지 않은 체불임금 지급을 모두 거부하고 있다.
체불임금으로 생계의 고통을 받는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여성조합원들은 오늘도 위험천만한 출퇴근 차를 타고 서울과 안성을 오가며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