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죽였다, 살인경영 끝내라” 쿠팡 산재사망 유족들, 본사 앞 책임 촉구
민주노총, "김범석 직접 나와 책임져라"
"쿠팡과의 전쟁이라도 선포하고픈 심정"
쿠팡 현장 노동자 사망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김범석 쿠팡 의장이 직접 산업재해 은폐를 지시한 사실이 밝혀지자 유족들이 직접 책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동시민사회는 김범석 의장이 직접 청문회에 나와 책임을 지고, 수사당국에 엄정 수사를 요구했다. '반노동 반사회 범죄기업 쿠팡 규탄 노동자·시민 공동행동' 기자회견이 29일 오전 11시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개최됐다.
'안전한 쿠팡 만들기 공동행동'에 연명한 134개 단체는 “쿠팡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비용으로 취급하며 과로·산재·노동권 침해를 구조적으로 반복해 왔다”라며 “죽음과 건강 파괴, 노조 탄압과 책임 회피가 개별 사건이 아니라 반노동·반사회·반인권적 기업 범죄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쿠팡과의 전쟁이라도 선포하고 싶은 심정이다. 쿠팡은 유족에게 소중한 이를 빼앗아 간 살인기업이자, 노동자들이 개처럼 뛰게 만들고, 산재를 은폐하려 하고 노조 결성을 방해했던 반노동 기업이다. 소상공인의 고혈을 짜내고 모든 이윤을 독식하는 불공정 기업이며, 물류와 유통산업을 망치는 생태계 교란종"이라고 비판했다.


유족 발언이 이어졌다. 故 박현경 씨는 5년 전 쿠팡 물류센터서 바닥 청소를 하다 쓰러져 숨을 거뒀다. 남편 최규석 씨는 아직도 쿠팡으로부터 사과를 듣지 못했다면서 "아내의 사고는 단순한 불의의 사고가 아닌 현장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과중한 업무와 안전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산업재해다. 유족들은 슬픔에 잠길 시간조차 없이 산재 신청과 소송에 몰두하며 삶의 터전을 잃는 고통을 겪고 있지만, 쿠팡은 여전히 진정성 있는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울먹였다.
김범석 의장이 직접 산재 은폐를 지시했던 쿠팡 현장의 산재 피해자 故 장덕준 씨 유족도 발언에 나섰다. 어머니 박미숙 씨는 "이번에 언론에 공개된 자료를 보고서야 그간 쿠팡의 비열한 행동들이 이해가 됐다. 김범석의 한마디로 시작된 은폐들로, 우리는 덕준이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모든 것을 잃었는데, 어제 김범석의 사과문에는 본인이 저지른 산재 은폐에 관한 내용은 한마디도 없었다"면서 "경악스럽다. 우리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 이번 청문회에서 김범석과 쿠팡의 문제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가슴을 쳤다.
4년 전 쿠팡은 쿠팡 현장에서 과로사한 사실을 인정받은 故 최성낙 씨에 대한 산재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유족을 종용하다, 유족들이 이를 거부하자 전관 출신 변호사를 대동해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최 씨의 아들인 최재현 씨는 "산재가 인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조금은 숨 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쿠팡은 이 결정을 뒤집기 위해 소송을 걸었다. 기업이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아버지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지금도 비슷한 두려움 속에서 일하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와 가족들을 위해서 계속해서 말하겠다"고 했다.


두 달 전 부친상을 치르고 하루 만에 쿠팡 물량 배송에 뛰어들어야 했던 오승용 씨는 결국 과도한 노동으로 인해 결국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오 씨의 아내인 이수은 씨는 "남편 죽음의 원인은 분명하다. 연속된 새벽 노동, 끝없는 장시간 노동, 인간의 한계를 넘는 과로였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서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다시 새벽길에 나서야 했던 현실이, 과연 정상적인가. 이는 사고가 아니라 살인적인 노동 환경이 만들어낸 타살이다. 쿠팡은 지금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음주운전이라는 허위 사실이 유포돼도, 고인의 명예를 짓밟는 상황을 방치했다. 김범석은 이 죽음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효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사무장은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로서 김범석 의장의 공식 입장을 애타게 기다려 왔지만, 김범석 의장은 국회에 출석해서 국민들 앞에서 원인을 정확히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제시하기보다 종이 한 장짜리 입장문으로 상황을 무마하려고 했다. 이런 태도는 노조와의 교섭장에서도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 쿠팡은 '언론에 나갔으니 그 입장이 끝이다'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성락경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 경기지부 쿠팡일산지회 부지회장은 "쿠팡의 만행은 이것으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영업점을 앞세워 택배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강제로 택배노동이 아닌 다른 업무도 떠넘기고 있다. 택배노동자를 쥐어짜다가 더 이상 짜지지 않으면 소비자들을 쥐어 짤 것이다. 정부에게는 일자리로 협박하고, 국회에는 대관사업으로 피해 가며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다. 이대로 두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피해 노동자 유가족에게 사죄하라’, ‘김범석을 처벌하라’, ‘야간 노동 중단하라’, ‘김범석 강제 소환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후 규탄 행동으로 스티커를 쿠팡 본사 건물에 부착하며 공동행동을 마쳤다.
한편, 김범석 의장은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예정된 6개 상임위 연석 청문회에도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더해 쿠팡은 337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대책으로 5만 원가량의 구매 이용권을 제공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사과가 아닌 '마케팅 전략'이라는 공분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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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kctu.news@gmail.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