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협박은 경제수탈… 정부는 자주협상 나서라”
서울과 울산서 NO트럼프 결의대회 열려
윤석열 정권을 몰아낸 시민들이 이재명 정부를 향해 “경제주권과 평화 위협하는 미국과의 동맹 현대화를 거부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은 25일 오후 서울 숭례문과 울산 태화강역에 모인 이들은 각각 ‘경제수탈·일자리 파괴 NO트럼프 결의대회’를 열고 미국의 3,500억 달러(한화 약 500조 원) 대미투자 요구 전면철회를 촉구했다.
오후 2시 열린 서울대회에는 1천여 명이, 영남・호남권이 집결한 오후 4시 울산대회에는 3천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서울대회를 마무리한 뒤에는 ’대미투자 전면 재검토 NO트럼프 범시민대행진’이 이어졌다. 범시민대행진에는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진보당, 민변, 전국여성연대 등 시민사회가 함께했다.
민주노총이 서울과 울산 두 곳에서 대회를 연 건 울산에 제조업 기반 산업이 몰리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트럼프 방한이 예정된 경주 인근에서 남부권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투쟁 결의를 모아내겠다는 뜻이다.
민주노총은 “미국이 강요하는 대규모 대미투자를 받을 경우 제조업 붕괴와 노동자 생존권 박탈, 경제주권 위기가 예상된다”라고 경고했다. 이재명 정부를 향해 “미 트럼프의 한미동맹 허울에서 벗어나 노동자 민중의 편에 서야 한다”라고도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가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는 것은 곧 대한민국 경제주권을 포기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트럼프는 언론에 대고 ‘관세로 압박하니 3,500억 달러를 한국에서 받아냈다’라고 자랑한다고 한다. 이 치욕을,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날강도 짓을 끊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그래야만 세계 10위권 경제력을 가졌다는 한국이, 세계 5위권 국방력을 가졌다는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된 국민주권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재명 정부가 보여주는 모습을 지적했다. 이재명 정부가 보여주는 모습은 미국에 당당하게 한국의 권리를 말하고 우리 경제를 지키기 위한 동등한 지위에서의 협상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양경수 위원장은 “대기업은 25% 관세 때문에 경영이 어렵다고 울상이지만 연일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가 어렵다던 재벌은 여유 있는 웃음을 띠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우리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면 그들은 이윤을 보존할 수도 있지만, 노동자 민중의 삶은 파탄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다른 나라에 비해 덜 빼앗겼다고 자화자찬해선 안 된다”라고 분명히 말했다.


홍창의 서비스연맹 수석부위원장은 미국의 현실을 지적했다. 홍창의 수석부위원장은 “미국의 대미투자 강요는 미국경제가 위기에 닥쳤다는 반증”이라며 “미국 부채가 38조 달러(한화 5.4경 원)를 돌파했다. 미국은 침몰하는 배다. 침몰하는 배에서 끝까지 함께 의리를 지킬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대미투자 요구 수용은 제2의 IMF를 부를 것’이라고 연일 경고한 바 있다.
최순영 금속노조 부위원장 또한 “미국의 요구대로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국익 수호가 아닌 종속의 길”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순영 부위원장도 “미국이 말하는 경제동맹이라 말하지만, 자국의 이익을 위한 행위다. 경제안보란 이름으로 동맹국의 산업정책을 압박하고 자동차 철강 배터리 반도체 등 핵심 산업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울산대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선불이든 분할납부든 미국 강요에 의한 투자는 명백한 경제 수탈”이라며 “과거 명청 교체기의 교훈을 잊지 않아야 한다. 미국이 패권을 누리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용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 또한 “전문가들이 제2의 IMF를 경고한다. IMF 당시 얼마나 많은 가장들이 길거리에 내몰리고 목숨을 끊었나. 이재명 정부는 나약한 소리를 하면 안 된다”라면서 “민주주의와 생존권을 지켜낸 노동자 민중의 힘으로 트럼프와 맞서자”라고 말했다.
서울과 울산 두 대회가 마무리된 뒤 행진이 이어졌다. 서울 도심을 행진해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인근까지 행진한 서울대오는 주위 시민들에게 29일 트럼프 방한에 맞서 투쟁을 함께 해나가자고 호소했다. 혼잡한 도로 사이를 행진한 울산에서도 불편을 지적하는 경적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가 미국의 불합리한 요구를 잘 막아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부가 보여주는 모습이 과연 동등한 위치에서 당당하게 협상하는 모습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라며 “이 모습이 한국 노동자를 위해, 우리 국민 경제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인지 되물어야 한다”라고 말을 남겼다.
미 백악관은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9일 부산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전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동한다고 전했다. 회담이 열리는 곳은 경주다. 이어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한 뒤 출국하는 일정이다.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는 29일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분노하는 대한민국의 민심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서울대회 행진 마무리 무대에서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공장에서 또 거리에서 선전하고 교육하고 우리가 앞장서 투쟁하자. 윤석열 쫓아낸 광장에 수십만 사람이 채웠듯 미국의 강탈에 맞선 투쟁에 수만의 국민이 함께하리라 확신한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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