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택배 없는 날’ 외면… 노동자·시민 “8월 14일 로켓배송 멈춘다”
택배 없는 날은 노동자와 시민이 만든 약속
폭염과 과로로 사람 잡는 로켓배송
착취에 브레이크를 시민 불매로 응답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및 6개 단체들이 1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사회적 합의 파괴” – 폭염·과로에 노동자 생명 위협, 시민 불매 운동 등을 선언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쿠팡은 8월 14일 ‘택배 없는 날’에 즉각 동참하라!”
“로켓배송을 멈춰라! 노동자의 목숨을 지켜라!”
참가자들은 사회적 합의로 자리잡은 ‘택배 없는 날’에 유일하게 불참해온 쿠팡을 강하게 규탄하며, 8월 14일 하루 쿠팡 불매운동을 선포했다.
2019년, 전국택배연대노조가 처음 제안한 ‘택배 없는 날’은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 택배노동자에게 연 1일의 휴식을 보장하자는 요구에서 시작됐다. 2020년부터 매년 8월 14일, 주요 택배사들은 자발적으로 이날 배송을 중단해왔다.
정동헌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지회장은 폭염 속 노동환경을 고발하며, 폭염과 과로, “사람 잡는 로켓배송” 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쿠팡은 2분기 매출 12조 원이라는 역대급 실적을 올렸지만, 그 뒤에는 365일, 24시간 돌아가는 물류센터와 쉼 없이 일하는 택배노동자의 피와 땀이 있습니다. 여전히 체감온도 30도를 훌쩍 넘는 찜통 같은 현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쿠팡은 사회적 책임을 망각했다”며, 8월 14일 하루만큼은 물류센터와 배송노동자에게 유급 여름휴가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또 “만약 쿠팡이 끝내 거부한다면, 노동자와 시민사회가 로켓배송을 멈추는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민욱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쿠팡본부 본부장은 “택배 없는 날은 법적 근거도, 강제력도 없습니다. 하지만 2020년과 2021년, 26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세상을 떠난 비극 이후, 시민과 고객사, 정치권이 ‘늦어도 괜찮다’고 화답하며 만든 소중한 사회적 결실입니다.”
“쿠팡은 단 한 번도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우리 기사님들은 언제든 쉴 수 있다’는 광고로 현실을 왜곡합니다. 실제로는 하루 쉬기 위해서 자기 돈으로 대체 인력을 구하고, 배송이 지연되면 계약해지 압박까지 받는 곳이 쿠팡입니다. 이게 무슨 자유로운 휴가입니까?” 라 발언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쿠팡의 폭염휴식권 회피와 노조 불인정에 대해 발언했다.
“쿠팡은 센터에서 가장 시원한 곳에 온도계를 설치하고, 에어컨 바람을 온도계에만 쏘는 꼼수를 씁니다. 휴게시간도 너무 짧아 에어컨 앞에 갔다가 돌아와야 하는 수준입니다. 노동자 안전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쿠팡이 4년째 쿠팡물류센터지회와의 교섭을 회피하는 것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냉방시설 의무화·폭염휴식권 보장·임단협 체결을 촉구했다.
시민 발언에 나선 강명지 씨는 “쿠팡의 착취는 한국 사회를 더 나쁜 곳으로 밀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목숨을 걸고 벌어오는 하루 10만 원이 알량한 돈이라는 걸 왜 인정하지 않습니까? 2시간 이내 20분 휴게 보장, 냉방시설 확충, 임금 인상 등은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이 싸움은 결코 사소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쿠팡을 쓰지 않으며, 승리할 때까지 지켜보고 연대하겠습니다.”
기자회견문 “8월 14일, 로켓배송 없는 날로”
“쿠팡은 로켓배송과 새벽배송으로 무한경쟁을 촉발해 노동조건을 악화시킨 주범입니다. 8월 14일 하루 쿠팡 불매로 로켓배송을 멈추고, 택배·물류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킵시다. 쿠팡이 사회적 합의를 존중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할 때까지 우리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도 참가자들은 본사 앞에서 피켓을 높이 들고 구호를 외쳤다.
8월 14일, ‘택배 없는 날’이자 ‘로켓배송 없는 날’을 만들기 위한 이들의 싸움은 이제 시민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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