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법 2·3조 개정 임박 “20년을 기다렸다. 한 글자도 바꾸지 말고 지금 당장 통과해야”

민주노총, 경제단체 허위 선동 규탄하며 조속한 통과 촉구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로 좌초··· "8월 국회엔 반드시 처리"

'단 한 글자도 바꿀 수 없다! 노조법 2·3조 즉각 개정하라' 기자회견이 22일 오전 11시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민주노총 20년 투쟁의 결과로 원청과 하청 노동자의 직접 교섭을 보장하는 노조법 2·3조 개정이 임박했다. 민주노총과 노조법 2·3조 개정운동본부는 22일 오전 10시 국회 본청 앞 기자회견을 열고 경총과 국민의힘이 허위 선동으로 법안 처리를 지연하고 있다는 규탄과 함께 국회 본회의 통과를 강력히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24일께 국회 통과를 전망하면서 18일부터 한 주간 가맹산하조직과 의제별로 국회 기자회견을 개최해왔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절박한 심경을 담아 “단 한 글자도 바꿀 수 없다,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요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로 무산된 개정안이 8월 임시국회로 넘어온 상황에서 열렸다. 두 차례에 걸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좌절됐던 개정안이 20여 년 만에 통과를 앞두고 있어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총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민주노총은 “2000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음 노조법 개정을 외친 지 20년이 지났다”며 “그동안 하청·비정규직 노동자의 차별은 심화되고 산재 사망은 일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단 한 글자도 바꿀 수 없다! 노조법 2·3조 즉각 개정하라' 기자회견이 22일 오전 11시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단 한 글자도 바꿀 수 없다! 노조법 2·3조 즉각 개정하라' 기자회견이 22일 오전 11시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수많은 노동자와 열사들이 목숨값으로 이 법을 요구해 왔다”며 “정리해고와 구조조정, 손배·가압류에 시달려온 노동자의 고통을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또 양경수 위원장은 “사용자와 국민의힘은 시행 시기를 하루라도 늦추려 발악하고 있다”라고 지적하면서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장 노동자들의 절절한 목소리도 이어졌다. 김종호 공공운수노조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장은 “자회사 노동자는 원청과 똑같은 일을 하지만 차별적 처우와 고용 불안에 시달린다”며 “진짜 사용자와 교섭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안전한 철도와 시민의 생명도 지킬 수 있다”고 발언했다.

김희재 건설산업연맹 사무처장은 “하루에 두 명 이상이 건설 현장에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노조법 2조 개정으로 원도급사가 직접 교섭에 나서야 산재 사망을 줄일 수 있다”고 호소했다.

김종성 보건의료노조 이화의료원지부장은 “청소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은 하나부터 열까지 원청 병원이 결정하면서도 책임은 회피한다”며 “법안은 원청의 책임을 묻고 하청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말했다.

김정훈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지부장은 “라이더들은 플랫폼 기업의 알고리즘 통제 아래 일하고 있지만 교섭 상대조차 찾기 어렵다”며 “노조법 개정은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단 한 글자도 바꿀 수 없다! 노조법 2·3조 즉각 개정하라' 기자회견이 22일 오전 11시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단 한 글자도 바꿀 수 없다! 노조법 2·3조 즉각 개정하라' 기자회견이 22일 오전 11시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참가자들은 경총의 조직적 반대 공세에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노총은 “경총은 단 한 번도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한 적이 없다”며 “삼성 노조 파괴 공작이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또 “경제가 무너진다”는 경총의 주장은 허위 선동에 불과하다며 “ILO 협약과 한·미·한·EU FTA 이행에도 도움이 되는 개정안”이라고 강조했다. 미국노총(AFL-CIO)이 개정안 지지 입장을 낸 사실도 강조했다.

국회의원들도 연대 발언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 박홍배 의원,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 진보당 정혜경·윤종오·전종덕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 이은주 정의당 정무실장은 “노조법 개정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되찾는 최소한의 입법 정의다. 국회가 더는 책임을 미뤄서는 안 된다”라면서 “경제계의 근거 없는 위협은 70년대식 노동 착취의 발상”이라며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기자회견은 ‘20년을 기다렸다, 노조법 즉각 개정하라’, ‘단 한 글자도 수정 없이 원안대로 통과시켜라’, ‘노동자 권리 부정하는 국민의힘 규탄한다’ 등의 구호 낭독으로 마무리됐다.

민주노총은 “이번 개정안이 모든 노동자의 요구를 담지는 못했지만, 최소한의 진전마저 좌절시켜서는 안 된다”며 “국회가 입법적 책임을 다해 법안을 즉각 처리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단 한 글자도 바꿀 수 없다! 노조법 2·3조 즉각 개정하라' 기자회견이 22일 오전 11시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단 한 글자도 바꿀 수 없다! 노조법 2·3조 즉각 개정하라' 기자회견이 22일 오전 11시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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