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총파업 인터뷰] “왜 총파업 하냐고요? 정권은 바뀌었지만 노동은 바뀌지 않았으니까”

“법적 보호망이 아직도 없는 공무직 차별, 이번엔 끝낸다”
“망가진 건설 현장 재건하기 위한 총파업 열기로 뜨거워”
“우리도 노동자다! 노동권 보장 그 길로 페달을 밟겠다”
“공공의료와 인력확충 없이는 올바른 의료개혁 없어”

사진 왼쪽부터 안수경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장, 김정훈 배달플랫폼노조 배민분과장, 최금섭 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 사무국장, 연종흠 공공연대노조 안산시지부장.

민주노총이 7월 총파업에 나선다. 윤석열이 짓밟은 노동 현장을 재건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총파업이다. 내란수괴는 탄핵당했지만 윤석열 정권과 그 이전부터 뿌리깊게 자리잡은 일터의 불평등과 양극화는 끝나지 않았다고, 파업을 준비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입을 모은다.
광장의 민주주의를 일터의 민주주의로 옮겨심기에 분주한 현장 네 곳의 민주노총 조합원을 만나, 총파업을 전개하는 이유와 각오를 물었다. [편집자주]

“법적 보호망이 아직도 없는 공무직 차별, 이번엔 끝낸다”
– 연종흠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안산시지부장

간단합니다. 공공연대노조 안산시지부가 총파업하는 이유는 여전히 우리의 노동현장은 변한 게 없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이전 정권부터 계속 있어왔던 공무직에 대한 차별과 노동탄압, 이제야말로 바꿀 때입니다.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광장은 명실상부 노동자와 시민의 주도로 이뤄졌습니다. 노동자의 외침이 비로소 광장의 정치가 된 것입니다. 여기서 멈추지 말고 우리 노동자들이 노동의제를 들고 다시 광장에 나서서 우리 요구를 실현해야 합니다.

‘공무원 비정규직’인 우리 공무직은 노동환경의 법제화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섭니다. 공무직들은 일터에서 불이익을 당해도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조건에 놓여있습니다. 공무직 노동환경을 법과 제도로서 규정하고, 보호받는 테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최소한 일몰(=폐지)됐던 공무직위원회라도 회복해야 합니다.

안산지부의 경우, 정원 820명인 안산시 공무직 중 700명만 고용된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안산시는 부족인원에 대해 충원하는 대신 행안부에 책임을 떠넘기며 ‘패널티를 받아서 어렵다’고만 합니다. 임금교섭도 결렬됐습니다. 무엇하나 내어주지 않는 안산시에 분노한 현장은 파업열기로 가득합니다. 월 초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 결과, 조합원 동지들이 90%라는 압도적인 찬성을 던져주며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모든 민중들이 광장에 모여 우리의 요구를 실현할 수 있게 총파업 투쟁합시다! 무더위에도 광장에서 만날 동지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망가진 건설 현장 재건하기 위한 총파업 열기로 뜨겁습니다!”
– 최금섭 건설산업연맹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 사무국장

민주노총 동지들 모두가 기억하시듯이, 건설노동자와 노동조합에 대한 윤석열 정권의 탄압은 그야말로 국가폭력 그 자체였습니다.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들기 위한 정당한 노조활동을 ‘건폭’으로 몰면서 압수수색과 구속 체포를 일삼으며 건설 노동자들을 위축시켰습니다. 그 결과 건설현장은 3년 아니 그보다 훨씬 후퇴하게 됐으며 이를 회복하는 싸움을 해야하기에 총파업에 나섭니다.

플랜트 건설노동자들은 8년째 동결 중인 퇴직공제금(퇴직금) 인상과 화학단지 노후설비법 제정 등 4대 요구를 내걸고 총파업을 준비중입니다. 울산의 경우, 임금교섭도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단협도, 임금안도 사실상 제시되지 않고 있어 교섭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조합원 동지들의 파업 요구가 높습니다. 플랜트 건설노동자들은 19일 토요일 5천 명이 상경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단 한 명의 동지도 불만을 표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올라가야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입니다. 73.5%의 찬성률로 조합원 동지들이 힘차게 결의해주셨습니다.

새 정부가 들어섰다고 하지만, 지난 시기 노동자를 무시하고 배제하는 행태는 점점 극에 달했었고 이를 회복시키는 과정이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게 된 배경이 바로 탄핵이었고, 그 탄핵을 이끈 건 다름아닌 우리 노동자들이었습니다. 마땅히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민주노총 동지 여러분! 정권 초기 민주노총의 힘을 보여주고 개별 사업장만의 이해관계를 넘어서 민주노총과 민중들이 꿈꾸는 새 세상을 건설합시다!

건설산업연맹 전국플랜트건설노조
건설산업연맹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우리도 노동자다! 노동권 보장 그 길로 페달을 밟겠습니다”
– 김정훈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배민분과장

생계와 안전을 위협받으며 일하는 배달노동자들의 삶이, 이제는 정말로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총파업에 동참합니다. 각종 위험과 저임금에 놓인 배달노동자들은 7월 16일 하루 배달 앱을 멈추고 오토바이 대행진을 통해 배달노동자의 현실을 전 국민께 알릴 것입니다.

배달노동자들은 정식 직원이 아닌 배달업무를 위탁받는 개인 사업자로 분류되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아 취업 규칙이나 노동자로서의 기본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플랫폼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배달노동자를 법의 보호 밖에 두려는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가장 부당한 문제 중에 하나는 배민이나 쿠팡이츠같은 배달플랫폼 기업들이 언제든지 일방적으로 배달 약관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노동자나 노동조합과 어떠한 협의도 없이 마음대로 배달료를 삭감하고 노동 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할 수 있습니다.

배달노동자를 비롯한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들은 오랫동안 법의 보호 밖에 방치되어 왔지만 특히 지난 윤석열 3년 동안 존재하지만 ‘유령 신분’으로 살았습니다. 내란 세력과 윤석열에 의해 파괴된 노동자의 삶을 회복하고 저희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도 온전한 노동자로 살 수 있도록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지 않겠습니다. 다시 광장으로 나서서 답을 찾겠습니다.

빛의 혁명을 이끌었던 노동자 민중이 기대한 새로운 민주공화국은 우리의 삶을 구체적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를 가로막고 있는 내란 세력과 그 찌꺼기가 있다면 지워버리겠습니다. 방향이 명확하지 않으면 바꾸겠습니다. 속도가 더딘 것은 가속화 시키겠습니다. 그 길에 배달 노동자들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공공의료와 인력 확충 없이는 올바른 의료개혁 없어”
– 안수경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본부장

코로나19가 기승이던 2021년, 보건의료노조와 보건복지부의 공공의료확충과 보건의료인력 확충을 체결한 노정합의를 기억하실 겁니다. 우리 노조는 이행협의체를 구성하여 이행여부를 지속 점검해 왔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행협의체는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한국사회의 올바른 의료개혁을 위해 우리 보건의료노조는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탄핵 이후 내란 세력을 척결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과 함께 윤석열 정부가 남겨놓은 잘못된 정책들을 바로잡는 투쟁도 중요해졌습니다. 적정인력 기준 제도화, 공공의료 확충·강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제도 전면확대는 더 이상 지체되고 미루어져서는 안되는 시급한 문제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이행협의체를 재개하자는 노조의 요구에 묵묵부답입니다.

병원현장의 인력부족 문제는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간호등급제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으로 일정한 수준의 인력비율은 있지만 말 그대로 최소한의 수준일 뿐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견디지 못하는 숙련된 노동자들은 결국 사직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심정으로 선언한 총파업입니다.

민주노총 동지들! 각각의 현장에서 새로운 세상을 향한 투쟁을 노동자가 앞장서서 만들어 나갑시다. 보건의료노조 9만 조합원과 함께 올바른 의료개혁 쟁취와 노조법 2.3조 즉각개정! 윤석열 정권의 반노동정책 즉각폐기! 노정교섭 쟁취를 위한 총파업 투쟁 승리하는 날까지 끝까지 함께 싸워나가겠습니다! 투쟁!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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