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산별총파업 투쟁승리 결의대회 개최
9.2 노정합의 이행, 올바른 의료개혁 쟁취 위해 산별총파업으로
2일 14시 서울 세종대로 숭례문 앞에서 진행… 전국에서 5,000여 조합원 참여
보건의료노동자에게는 직종별 인력기준 제도화, 정당한 보상, 주4일제를!
환자·국민들에게는 돌봄·의료 국가책임, 간병비 해결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최희선)이 2일 오후 2시 서울 숭례문 앞에서 “2025 보건의료노조 산별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전국에서 모인 조합원 5천여 명과 함께 “9.2 노정합의 이행 체계 복원과 완전한 이행이 올바른 의료개혁”이라고 외치며 산별총파업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이번 결의대회는 보건의료노조가 탄핵 광장 이후 새 정부 하에서 여는 첫 대규모 집회다. 보건의료노조는 윤석열 정부의 실패한 의료개혁을 반면교사 삼아 이재명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올바른 의료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의대회를 통해 올바른 의료개혁의 첫 걸음은 9.2 노정합의 이행에서 시작됨을 강조하며 새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보건의료노동자와 시민이 모두 건강한 사회를 바란다”면서 보건의료노동자들에게는 직종별 인력기준 제도화, 정당한 보상, 주4일제를 시행하고, 환자·국민들에게는 돌봄·의료 국가책임, 간병비 문제가 해결되는 사회를 실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국민 주권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윤석열은 파면되었다. 노동조건을 후퇴시키고 노동조합을 탄압하던 윤석열 정권은 무너졌다. 의정갈등을 조장하고 의료현장을 붕괴시킨 윤석열표 의료개혁은 끝났다. 이제는 희망의 시간”이라면서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완전히 실종된 9.2 노정합의를 복구해야한다”고 말했다.
최희선 위원장은 9.2 노정합의 이행이 “모든 것을 갈아넣어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의 너무나 정당하고 절박한 요구이자, 조속한 진료 정상화와 올바른 의료개혁을 위해 반드시 실행해야 할 필수 요구이며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온전히 지키기 위한 자랑스러운 요구”라면서 “이재명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에 담아내어 보건의료노동자의 요구에 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7월 24일 산별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면서 “공공의료·필수의료·지역의료를 살리는 올바른 의료개혁, 간병과 돌봄을 국가가 책임지는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자. 환자와 국민을 위해, 환자와 국민을 돌보는 우리를 위해 단결하여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산별총파업 7대 핵심 과제로 ▲9.2 노정합의 이행협의체 복원으로 노정합의 완전한 이행 ▲직종별 인력기준 제도화와 보건의료인력원 설립 ▲의료와 돌봄 국가책임제 마련과 간병 문제해결을 위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새로운 거버넌스·공론화를 통한 의대 정원 확대, 지역의사제도 도입과 공공의대 설립 ▲보건의료산업부터 주4일제 도입, 모든 보건의료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공공병원 의료인력과 착한 적자 국가책임제, 공익참여형 의료법인 제도화 ▲산별교섭 제도화 및 사회적 대화, 보건복지부 주요 위원회에 보건의료노조 참여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산별중앙교섭과 산별현장교섭이 한창인 시기에 개최한 결의대회인 만큼 의료현장과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는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에서 일하는 홍다현 조합원은 “대한적십자사는 혈액사업을 국가로부터 위임받아 수행하고 있다. 상시적 혈액 보유량 부족과 현장 인력 부족으로 혈액 사업장의 노동환경은 너무나 열악하다”고 말했다. “헌혈의 집 간호사들은 평일, 주말 없이 출근해야 한다. 평일에는 9시부터 20시까지, 주말에는 10시부터 18시까지 근무한다. 헌혈의 집에서 채혈한 혈액은 혈액원으로 이동되는데 상시 10시~11시 늦은 밤까지 혈액제제 업무가 계속된다”고 증언하며 장시간 노동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산별총파업 투쟁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서울 대형병원에서 미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서명숙 조합원은 “작년 의정 갈등으로 의료공백 사태가 발생하자 병원은 비상경영방침이라며 노동시간을 줄이고 부서 통폐합을 진행했다. 실질 임금은 감소하고 노동 강도는 악화됐다. 병원은 하도급 업체를 통해 마음대로 인력 감원을 한다. 그러나 우리의 임금과 근로조건은 최저임금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장과 직접 교섭해서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싶다. 노조법 2,3조 개정으로 원청과의 교섭을 쟁취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청주의료원에서 물리치료사 일하는 서운교 조합원은 “저희 부서는 코로나 이후 환자가 적다는 이유로 각종 교육사업과 지원 사업등 부수적인 업무에 나서게 되었다. 환자 수가 회복되었을 때에도 부수적인 업무는 계속됐고 부서원들은 한계에 다다르게 됐다. 하지만 병원은 적자라는 이유로 직원들에게 더욱 많은 희생과 노력을 요구했고 심지어 지난 6월에는 정기 상여금의 80%가 체불되는 사태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서운교 조합원은 “공공병원이라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버텨온 우리에게 되돌아온 것이 이런 상황이라는게 너무 억울하고 슬프다”면서 “공공의료를 위해, 노력한 만큼 충분히 보상받고 맘편히 살 수있는 세상을 위해 다함께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호남권역재활병원에서 작업치료사로 일하고 있는 이은서 조합원은 “인력 기준이 없다 보니 적은 인력으로 많은 환자를 치료하는게 일상이고, 재활병원 특성상 치료사가 쉬지 않아야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은 연차를 쓰기 위해 지켜야 하는 기준 제한 규정을 수십가지 만들어 연차 사용을 제한했다”고 밝혔다. “수년간 이어져 온 악행을 노동조합과 함께 작년에 없앴지만 인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상 근본적은 해결은 없다”면서 “적정한 인력 기준 마련을 통한 인력 충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에서 방사선사로 일하고 있는 이재 조합원은 “비정규직으로 대학병원 생활을 시작하여 무려 6년이라는 시간을 비정규직 신분으로 버티며 정규직이 되기까지 수많은 차별과 불안을 견뎠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하지만 “정규직이 되었어도 어려움은 계속 됐다”면서 “병원이 필요한 인력 충원을 외면하면서 방사선사의 근무 강도는 높아지고, 환자 안전은 뒷전이 되었다. 방사선사 인력 기준은 마련되지 않고 의료사고는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사선사 인력기준 법제화, 필수 인력 즉각 충원을 촉구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허단비 조합원은 “작년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제가 일하는 부서가 폐쇄되었다가 다시 열면서 여러 외과에서 수용하지 못하는 환자를 간호하는 병동으로 바뀌었다. 10개 넘는 과가 있다보니 업무량이 너무 많다. 밀려오는 입원환자, 수술환자에 식사할 시간은 물론이고 화장실 갈 시간도 없고 매일 연장근무를 해야했다”고 증언했다. “몸도 마음도 지쳐 많은 간호사들이 퇴사했고, PA로 병동을 떠난 이들도 있다. 많은 신규 간호사가 입사했지만, 감당할 수 없는 업무량에 교육중 대부분 퇴사하고 단 한 명만이 적응해 일하고 있다”며 의정 갈등로 인한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2021년 9.2 노정합의를 통해 정부가 공공의료 확충, 인력기준 마련에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는 9.2 노정합의 이행하여 간호사도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 보건의료노동자도 땀 흘린 만큼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결의대회 프로그램으로는 조합원이 직접 참여하는 합창, 풍물과 율동 공연, 조합원들이 만든 쇼츠 영상 상영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아울러 보건의료노조는 사전에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사전 공모를 통해 3곡의 노래 가사를 확정했다. 2025년 보건의료노조 보급 율동곡 ‘보건의료노조 연대투쟁가’와 2025년 보건의료노조 보급곡‘함께 만든 봄’, ‘번표는 건들지마’를 이날 선보였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4월 9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올해 교섭요구안과 투쟁방침을 결정하였으며, 지난 5월 7일 산별중앙교섭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진행해 왔다. 산별중앙교섭은 6월 25일까지 7차례 교섭을 진행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현재 잠정 중단한 상태이다. 6월말 현재 지방의료원과 민간중소병원 노사는 특성별 교섭을 진행중이고, 산별교섭에 참여하지 않는 국립대병원과 사립대병원 노사는 지부별로 현장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잠시 중단된 산별중앙교섭은 특성별 교섭 상황을 지켜본 뒤 8월 6일에 제8차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현재 진행중인 특성교섭과 현장교섭이 타결되지 않으면 7월 8일 노동위원회에 일괄로 노동쟁의조정 신청을 할 예정이다. 7월 9일에는 중앙집행위원회-전국지부장 연석회의를 열어 이후 세부 투쟁방침을 논의할 예정이다. 7/9(수)부터 7/17(목) 18:00까지 지부별로 정한 날짜에 쟁위 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며, 15일간의 노동위원회 조정에도 불구하고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7월 23일 저녁 파업전야제, 7월 24일 산별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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