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기업, 국회로 불러내야… “니토덴코는 교섭에 나와라”

21일 평택 공장 앞 교섭 촉구 결의대회에도 사측 무응답
금속노조, 22일 ‘옵티칼 청문회’ 국민동의청원 시작
한 달간 5만 명 청원 목표… “외투 기업을 국회로 부르자”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지난 4월 말, 우리는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에 희망버스를 보내며 고공농성 500일을 맞이하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500일이 되기 전 고공농성자들이 승리해서 땅을 밝을 수 있도록 투쟁을 승리로 결속 짓자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사측은 계속된 교섭 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투쟁을 멈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교섭을 요구하며 다시 투쟁에 나선 이유입니다.”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이 구미 공장에 올라 고공농성을 한 지 500일을 맞은 지난 21일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한국니토옵티칼과 일본 닛토덴코를 향해 “즉각 교섭에 나서 고용승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평택에 위치한 한국니토옵티칼과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닛토덴코가 소유한 자매기업으로, 한국니토옵티칼의 구미 공장의 고용승계 대상기업이다.

2022년 10월 구미 공장 화재가 난 뒤 닛토덴코는 일방적으로 구미 공장 청산을 결정했다. 구미 공장에서 생산하던 물량은 평택 공장에서 흡수해 생산을 이어가고 있고 지난 3월까지 156명을 신규로 채용했다. 문제는 구미 공장에서 일하던 기존 노동자들을 모두 해고한 채 이들에 대한 고용승계에 눈과 귀를 막고 있다는 점이다.

최현환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은 “고공농성 500일을 맞은 오늘은 참담한 날”이라고 말했다. 해고된 노동자들이 고용승계 투쟁을 시작한 지 이날로 961일째였다. 최현환 지회장은 “닛토덴코는 구미 공장 물량만 평택으로 가져가고 남은 노동자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 156명을 신규로 채용하면서도 구미에 남은 7명에 대한 고용승계를 못하겠다고 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불탄 공장 옥상에서 인간의 존엄과 고용승계를 외치며 농성 중인 여성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장창열 금속노조 위원장 또한 결의대회 무대에서 “홀로 옥상에 남은 박정혜 동지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써, 그리고 본인의 신념으로 또 금속노조 조합원으로서 지금까지 버텨내고 있다”라며 “대단히 힘들고 어려운 싸움이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들이 고용승계되는 날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일자리는 노동자의 모든 것’… 닛토덴코, 18년 전에도 민주노조 탄압
“80년 전 일제 만행과 다를 바 없어”… 민주노조 탄압하는 자본 만행도 그대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닛토덴코는 18년 전 ‘삼성코레노’란 이름을 내세워 민주노조인 금속노조를 지우기 위해 악랄하게 탄압을 자행했던 곳이다. 지금은 불탄 구미 공장에서 노동자를 내쫓고 다시 제 배를 채우고만 있다”라고 비판하며 “80여 년 전 이 땅의 민중을 탄압하고 착취했던 일본제국주의와 구미에서 닛토덴코가 자행하는 일본 자본주의의 모습은 너무나 똑같다”라고 규탄했다.

일본에서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닛토덴코는 2007년 삼성전자와 합작해 LCD편광필름을 생산하는 한국니토옵티칼-삼성코레노를 설립했다. 당시 사측은 인권유린과 잔업, 휴일강제특근 등 노동자로서의 권리가 박탈당하는 가운데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자 사측은 개별면담, 감시, 격리 등으로 방해를 놓다 결국 해고를 통보하기까지 했다. 당시 삼성의 무노조 경영 정책이 협력업체인 닛토덴코와 하청업체에 고스란히 전해졌다고 평가됐다.

노동자에게 일자리는 모든 것이나 다름없다.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으면 생존이 불가능하기에 ‘해고는 살인’이라 말한다. 양경수 위원장도 “한국옵티칼의 박정혜가, 세종호텔의 고진수가, 거통고조선하청의 김형수가 스스로를 하늘감옥에 가두고 절박하게 외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고공농성하는 동지들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외로움이다. 사람들에게서 잊혀질까, 관심에서 멀어질까 두렵다고 말한다”라며 “오늘 한국옵티칼 고공농성 500일을 맞아 고공농성하는 동지들이 다시 땅을 밟고 현장으로 돌아가 스스로의 가치와 존재를 인정받는 투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함께 싸우자”라고 말했다. ‘고공농성 노동자를 지키는 것이 점점 더 많아지는 투기자본, 초국적 자본 펀드의 먹잇감이 되는 우리의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화상연결로 결의대회에 함께한 박정혜 수석부지회장도 “함께 싸워준 동지들, 멀리서 연대해주는 사람들, 희망버스로 불탄 공장에 달려왔던 사람들의 힘으로 500간의 투쟁을 이어왔다. 그리고 오늘 평택에 모인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또한 한번 내게 희망을 준다”라며 “고공농성을 마치고 당당히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함께 싸워달라”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19일 한국니토옵티칼에 공식적으로 교섭요구서를 전했다. 일본 닛토덴코 본사 앞에서도 한국노동자의 투쟁에 연대하는 일본 시민들의 고용승계 촉구 연대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평택 공장 앞에 모인 노동자들은 결의대회가 끝난 뒤에도 한국니토옵티칼 사측이 면담에 응할 것을 촉구하며 공장 정문 앞에서 릴레이 발언을 이어가며 연좌농성을 벌였다. 경찰은 정문 출입구와 건물 주변을 차벽으로 원천봉쇄했다. 사측은 노조가 내민 면담요구서에 일체 응답하지 않았다. 건물 주변을 지키고 선 경찰 사이사이에 선 한국니토옵티칼 노동자로 보이는 사람들도 말없이 휴대전화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전종덕 진보당 국회의원도 연좌농성에 참여해 사측에 면담을 요구했지만, 닛토덴코는 끝내 정문 출입구를 열지 않았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22일 ‘옵티칼 청문회’ 국민동의청원 시작
“외투 기업을 국회로 부르자”… 22일부터 한 달간 5만 목표

한편 금속노조는 결의대회를 마친 다음날부터 ‘옵티칼 청문회’ 국민동의청원을 시작했다. 6월21일까지 동의자 5만 명을 모으면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용승계 청문회 청원은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다.

금속노조는 “한국니토옵티칼과 모회사 닛토덴코에 여러 차례 교섭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 국회의원이 문제해결을 위한 면담을 요청해도 공장 문을 열지 않았다”라며 “청문회를 통해서라도 사용자를 국회로 불러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최현환 지회장은 이날 청원을 올리며 “일본 닛토덴코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위장 청산했다. 구미 공장 물량을 평택으로 옮겨 생산을 계속한다. 물량만 옮기고 사람은 내팽개쳤다. 때문에 사실상 같은 회사에서 같은 일을 하게 해달라는 요구는 지극히 정당하다”라고 말했다. “청문회를 통해 사회의 정의를 바로잡아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박정혜 수석부지회장 역시 “국회에 간절히 호소한다. 나와 동료들이 계속 일할 수 있게 해달라. 또 외국 투기 자본의 ‘먹튀’를 막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전했다.

국민동의청원은 ‘bit.ly/옵티칼청문회’로 접속하면 된다.
[옵티칼 청문회 국민동의청원]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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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700여 명이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해고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송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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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kctu.news@gmail.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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