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광장 열어낸 힘으로 노동기본권 쟁취, 불평등 세상 뒤집자”
노동기본권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 국회 앞 개최
"특고플랫폼 노동자에게 윤석열 정권은 이미 계엄"
윤석열 3년, 노동기본권 사각지대 키웠다 '현장 발언'
민주노총 특수고용·플랫폼 조합원들이 단일한 목소리로 "우리는 노동자다"라고 외치면서 노동자로서 박탈된 모든 권리를 쟁취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광장의 힘으로 열린 대선 국면에서 불평등 세상 뒤집고, 노동기본권 쟁취를 결의했다.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노동기본권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19일 오후 2시 국회 앞에서 개최됐다.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은 "우리는 일찍이 윤석열의 계엄을 맞았다"고 입을 모았다. 윤석열 정권은 화물운송노동자의 안전운임제, 건설노동자의 단체협약을 짓밟고 노동조합을 무력화시켰으며 '노동약자 지원'을 명분으로 노조 조합원들과 미조직 노동자들을 갈라치기 했다. 그사이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는 노동자임에도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모든 권리로부터 박탈한 상태가 방치됐다.
2024년 윤석열의 계엄을 광장의 힘으로 저지한 민주노총 특수고용·플랫폼 조합원들은 이날 "우리에게 내려진 계엄도 끝내야 한다"면서, 노동기본권을 쟁취하겠다고 결의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를 열며 "노동자를 공격한 윤석열이 파면된 지금이 바로 노동자들의 권리 쟁취 투쟁에 나서야 할 때다. 개인 사업자, 자영업자로 위장된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무권리의 사각지대 속에서 억울함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윤과 권한은 사업주가 원청이 독식하는 구조에서 책임과 위험은 개인에게 떠넘겨지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바꿔내자"고 한 뒤 "올해 반드시 승리해 결실을 맺도록 결의를 높이 세우자"고 외쳤다.
김규우 민주노총 특수고용 대책회의 의장(건설노조 기계분과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의 지난 3년은 노조탄압의 시간이었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안전운임제 총파업 무력화를 위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고, 건설노조의 정당한 활동을 '건폭'으로 몰아 탄압하고 2000명을 조사, 42명을 압수수색 했다"고 회고했다.
"자본과 정권의 탄압은 우리 노동자를 옥죄어 오는데, 우리의 단결과 투쟁은 어디에 있냐"고 물으면서 김 의장은 "최근의 탄압은 건설노조와 화물연대를 대상으로 했지만 그 부당한 칼날은 모든 특수고용플랫폼 노조를 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권이 바뀐다고 알아서 해줄 거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나서서 투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본의 노예가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번 결의대회를 통해 민주노총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 2조 개정 ▲노조법 2·3조 개정 ▲사회보험 전면 적용 ▲적정(최저)임금 적용 및 확대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 ▲정부 차원의 정확한 특수고용 실태조사 실시 및 대책 마련 ▲노조 탄압하는 공정거래법 즉각 개정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과 최저임금 적용 확대, 사회보험 전면 적용의 요구를 들고 현장조합원들이 발언했다.
김정원 금속노조 엘지케어솔루션지회장은 "우리는 LG의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LG전자 지분 100%의 회사에서 일하지만, 우리가 열악하게 일한 대가는 고스란히 LG전자에 돌아가고 있으며, 우리는 오로지 점검 수수료에 의지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근로기준법을 모든 일하는 노동자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교현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장은 "배달 라이더들은 최저임금조차 되지 않는 운임을 받으면서 살고 있다. 생계비를 벌고 생존하기 위해서 생명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배민과 쿠팡은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면서 라이더들의 운임을 계속 주야장천 삭감해 왔다. 배달 라이더와 같은 플랫폼 노동자에 대해서도 법정 최저임금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오세중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장은 "우리 설계사들은 수십 년 동안 보험을 팔았지만 정작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해 4대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웃기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역설하면서 모든 노동자에게 사회보험이 적용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선 요구안 전달식이 이어졌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요구안을 전달했고 한상균 민주노동당 총괄선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빛의혁명 시민본부' 수석부본부장을 맡은 김현정 국회의원이 발언했다.
한상균 민주노동당 총괄선대위원장은 "권력을 바꿔도 우리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의 요구가 해결되지 않았던,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지만 촛불의 열망을 짓밟아버렸던 지난 시간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는 단단히 견제하고 강요해야 한다. 특고플랫폼 동지들이 가고자 하는 노동기본권 관철 문제는 적당히 마음먹어서는 어렵다. 굳센 마음을 가지고 불평등 세상을 갈아엎기 위한 동지들의 투쟁에 민주노동당과 권영국 후보도 언제나 함께하겠다"고 했다.
김현정 '빛의혁명 시민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집회 내내 이어진 현장의 목소리에 공감한다. 우리는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이 노조법과 근기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부정해 왔다. 동지들의 요구를 민주당이 반드시 함께 관철시키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실천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전했다.
윤석열 3년, 노동기본권 사각지대 키웠다 '현장발언'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현장조합원들의 자유로운 발언이 이어졌다. 아래는 발언을 정리한 것이다.
김동국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위원장
"동지들!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우리 특고 플랫폼 노동자들은 헌법이 ‘모든 국민에게 보장해야 하는’ 노동 기본권으로부터 철저히 배제돼 왔습니다. 임금의 최저선도 없습니다. 최소한의 생활비는커녕, 기업이 책임져야 하는 온갖 비용들도 뜯겨가며 초장시간 노동 속에 신음해 왔습니다. 윤석열은 갔지만, 여전히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은 노동기본권도, 적정 운임도, 아직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다시 현장을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우리가 현장을 바꾸고 일으켜 세워야만 정치권도 약속을 지킬 겁니다! 우리가 함께 싸워야 바꿀 수 있습니다"
한창보 건설노조 충남건설기계지부장
"많은 분이 윤석열 정권 아래서 노조가 탄압을 받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현장에서는 더 심했습니다. 정권의 탄압 기조에 맞추어 건설노조와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건설기계노동자들에겐 노동조합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노동조합법이 개정되어 건설기계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인지 아닌지 시비 거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노조법 제2조 제1항 개정이 되어야 합니다."
강금주 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조 전남지부장
"저는 여성이자 특고플랫폼노동자로서 차별을 밥 먹듯이 겪으며 살아왔습니다. 해고와 징계를 일삼는 대리운전업체의 갑질 횡포를 겪으며,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장님 취급보다 차라리 노동자로 싸우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노조를 찾았습니다. 연대와 투쟁을 알게 되었고 업체의 불공정행위에 맞선 투쟁에서 여수 산단 노동자들의 연대가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법을 만들고 바꾸고 국가에 맞서는 더 큰 투쟁을 하기 위해 모인 동지들을 보며 우리는 모두 연결됐음을 확인합니다."
정충훈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창원지부장
"작년 12월 3일 밤 윤석열은 비상계엄을 선포했지만, 윤석열은 이미 3년 전 우리에게 비상계엄을 선포하지 않았습니까? 2022년 겨울, 우리는 안전운임제를 빼앗겼습니다. 거기에 공정거래위원회라는 정부 기관이 우리를 탄압하고 억압했습니다. 40만이 화물노동자들은 안전운임을 뺏기면서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한 것입니다. 어떤 정부가 들어올지 모르지만 화물연대는 화물연대답게, 안전운임제를 쟁취하기 위해 목숨 걸고 투쟁하겠습니다"
김순옥 서비스연맹 가전통신노조 코웨이코디코닥지부장
"방문점검 노동자인 우리 코디·코닥노동자의 현실은 참담합니다.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점검 수수료에서 차량 유지비, 유류비, 주차비, 식대를 비롯한 업무 수행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노동자가 직접 부담해야 합니다. 법과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한, 우리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은 결코 변화할 수 없습니다. 기업이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이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성상민 작가노조 활동가
"작가노조는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습니다. 글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한 편의 글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코 적지 않은 준비 과정이 필요합니다. 작가는 여유가 남아돌아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을 살고 내일을 버티기 위해 글을 씁니다. 그러나 작가의 생계유지에 절대적인 원고료와 인세를 지급하는 출판사들은 마치 기를 쓰고 월급 인상을 거부하는 사장들처럼 온갖 핑계를 들면서 요구를 거부하기에 바쁠 뿐입니다. 더 이상 이렇게는 살 수 없습니다."
이들은 "민주노총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가 나서서 불평등 세상 뒤집자. 우리는 다시 한번 투쟁의 의지를 결의한다"는 결의문을 낭독하고, 민주노총가를 제창하며 결의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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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주 기자 kctu.news@gmail.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