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자 손목 칼날로 그은 종로구 폭력 방관한 경찰, 경악스러워”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규탄

마트노조 농성장 폭력철거 종로구청장 규탄 기자회견
이수기업 투쟁 문화제 여성 폭력사태 이후 6일만에
또 발생한 집단적 여성 폭력과 '수수방관 경찰' 규탄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29일 오전 11시 종로구청 앞에서 마트노조 농성장 폭력철거 종로구청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분노의 목소리를 모았다. 사진=조연주

종로구(구청장 정문헌)가 생계를 잃을 위기에 처한 홈플러스 마트노동자들이 사모펀드 MBK 본사 앞에서 펼친 농성 천막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여성노동자의 손목을 그으며 유혈사태를 일으킨 것을 두고,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경악스럽다"며 여성에 대한 폭력과 경찰의 방관에 책임을 따지고 나섰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29일 오전 11시 종로구청 앞에서 마트노조 농성장 폭력철거 종로구청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분노의 목소리를 모았다. 지난 24일 종로구청은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의 농성천막을 철거하며 천막을 잡고 있던 여성노동자의 손을 칼로 그어 혈관이 절단되는 참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지켜보던 종로경찰서는 폭력적 철거를 지시한 구청 관계자와 용역인력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고 방관했다는 것이다.

한 여성 조합원은 칼에 찔려 혈관과 신경, 근육이 끊어지는 중상을 입었고, 또 다른 여성 조합원은 갈비뼈 4개가 부러지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으며 2명이 응급실로 이송됐다고 마트노조는 피해상황을 설명했다. 이 밖에도 천막 철거를 막으려던 10여 명의 조합원과 연대자 등도 부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29일 오전 11시 종로구청 앞에서  마트노조 농성장 폭력철거 종로구청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분노의 목소리를 모았다. 사진=조연주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29일 오전 11시 종로구청 앞에서 마트노조 농성장 폭력철거 종로구청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분노의 목소리를 모았다. 사진=조연주

당초 홈플러스지부가 농성을 하게 된 배경에는 MBK가 지난달 4일부터 기업회생 절차를 시작한 이후 10만여 명 노동자들의 실직 위기가 있었다. MBK는 인수 당시 발표했던 1조 원의 투자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연3조에 달하는 이자비용으로 가져갔다는 게 마트노조의 설명이다.

마트노조는 "이익이 나는 매장은 비싸게 팔아버리고,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주고, 이로 인한 이익은 다시 이자 비용으로 가져가더니,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는 폐업과 매각을 중심으로 하는 사실상의 청산절차"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지난 18일 금속노조의 이수기업 노동자 집단해고 문제 해결을 위한 문화제 중에 현대차 용역들의 집단 폭력으로 노동자가 다수 부상을 당한 사건과 이번 유혈사태를 언급하면서 "백주대낮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주일새 두번 발생한단 말인가. 기업이 노동자를 헌신짝처럼 버려 길거리로 내몰고, 울산에서는 현대자동차 직원이 서울에서는 종로구청장이 여성을 상대로 잔인한 폭력을 행사했다. 그리고 울산과 서울에서 모두 경찰은 이를 방관했다"고 분개했다.

민주노총은 ▲MBK는 노동자를 거리로 내모는 기업회생 중단 ▲종로구청장은 사과하고 여성노동자시민의 정당한 농성 지원 ▲종로경찰서장은 24일 폭행 범죄자 체포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29일 오전 11시 종로구청 앞에서  마트노조 농성장 폭력철거 종로구청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분노의 목소리를 모았다. 권수정 민주노총 여성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연주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29일 오전 11시 종로구청 앞에서 마트노조 농성장 폭력철거 종로구청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분노의 목소리를 모았다. 권수정 민주노총 여성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연주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29일 오전 11시 종로구청 앞에서  마트노조 농성장 폭력철거 종로구청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분노의 목소리를 모았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이 규탄하고 있다. 사진=조연주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29일 오전 11시 종로구청 앞에서 마트노조 농성장 폭력철거 종로구청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분노의 목소리를 모았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이 규탄하고 있다. 사진=조연주

권수정 민주노총 여성위원장은 "깡패가 여성의 손을 칼로 그어 피가 뿌려지는 현장에서 그걸 구경만 하고 있으면 그게 경찰인가. 하루아침에 생계를 잃을 위기에 처한 노동자이자 시민의 농성장이 안전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경찰의 책무"라며 종로경찰서장을 규탄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철거 당시를 떠올리며 "시커먼 옷을 입은 남성들이 칼을 휘두르며 여성이라는 사실을 철저히 무시하고 폭력을 휘둘렀다. 힘으로 여성 노동자들을 제압하며 수많은 부상을 초래했다. 심지어 경찰은 용역 깡패들이 여성 노동자들을 폭행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데다가, 오히려 범죄자들을 비호하며 그들의 편에 섰다"며 분노했다.

김지연 전교조 부위원장은 "종로경찰서는 이번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농성장 폭력사태를 일으킨 책임자를 엄중히 수사하고, 폭력 사태를 방조한 행위에 대해 공개사과하라"고 촉구하면서 "경찰이 다 저물어가는 내란 정권의 마지막 비호자로 남고 싶지 않다면, 지금 여기서 명령과 관성대로 해오던 것을 그만두고 조직적인 반성을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대 시민 권하은 씨도 발언에 나섰다. 권하은 씨는 이수기업 집단해고 문제해결 문화제에서 발생한 폭력의 피해자라고 자신을 밝히며 "그 상황에서 많은 동지들이 피를 흘리고 머리를 다치고 눈에 상처가 나고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졌다"고 한 뒤 "사람을 짐짝처럼 아스팔트 위로 끌고 가던 자들이 이제 와서 힘들다며 울먹이는 꼴은 참으로 가증스럽다. 우리는 이 폭력의 진상을 세상에 알리고, 끝까지,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29일 오전 11시 종로구청 앞에서  마트노조 농성장 폭력철거 종로구청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분노의 목소리를 모았다. 연대시민 권하은 씨가 발언중이다. 사진=조연주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29일 오전 11시 종로구청 앞에서 마트노조 농성장 폭력철거 종로구청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분노의 목소리를 모았다. 연대시민 권하은 씨가 발언중이다. 사진=조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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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주 기자 kctu.news@gmail.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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