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드디어 파면, 민주노총 “양회동 열사 염원 실현한 날, 이제 노동기본권 길 열겠다”
헌재 앞 집결한 민주노총 조합원, 탄핵 생중계 현장
헌재, 5개 탄핵 사유 모두 인정 만장일치 파면선고
“양회동 열사여, ‘못된 놈’ 윤석열 끌어내렸습니다”
윤석열이 파면됐다.
양회동 열사와의 약속을 민주노총이 지켰다. 양회동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이 민주노총에 남긴 마지막 유언, ‘못된 놈 윤석열 퇴진시켜달라’는 간곡한 외침은 2025년 4월 4일 11시 22분 현실이 됐다.
민주노총은 4월 3~4일 1박2일 노숙농성을 함께 하며 파면 전야의 시간을 헌법재판소 인근(안국역 6번출구)에서 보냈다. 난방버스와 푸드트럭이 이들의 농성을 보필했다. 탄핵 정국을 지내며 이제는 익숙해진 집회의 한 모습이다.
4일 아침 8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광화문 월대를 중심으로 마지막 윤석열 파면 선전선에 나섰다. 내일부터는 ‘윤석열 파면’이 아닌 ‘사회대개혁’ 피켓을 들고 이 자리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9시를 지나면서 안국역 일대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들이 함께 대형스크린으로 생중계 선고를 보기위해 속속 모였다. 파면 선고를 예상하면서도 12월 3일 내란사태 이후 이어져 온 비상식적 상황을 떠올리면서 못내 긴장하는 표정이 비쳤다.
10시, 파면선고 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의 마지막 결의대회가 진행됐다. 민주노총 조합원 대오는 세 번째로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서 다같이 시청했다.
11시, 안국역 농성장 모두가 마음 졸이며 헌법재판소의 선고에 집중했다. 긴장섞인 표정은 승리를 확신하는 기쁨으로 변해 갔다. 헌재는 다섯 개의 탄핵 사유를 모두 인정하고, 특히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명시하면서 지적했다.

선고 중 “한편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결의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었다고 발언하자, 민주노총 대오에서는 북받침이 섞인 숨이 터져 나왔다. 잘 참아왔던 눈물을 이때 터뜨리던 이도 있었다.
11시 22분, 헌재가 대통령 파면을 주문했다. 대한민국 주권자들의 명령이 헌재를 통해 실현된 것이다. 선고 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됐다!”는 소리와 함께 튀어 오르며 서로를 얼싸안았고, 누구는 가슴을 붙잡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우리가 이겼다”고 감격하며 환호했다.




축제 분위기 속 비상행동은 선고 직후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와 ‘다시 만난 세계’를 연달아 틀었다. 4개월 동안 끈질기게 바라왔던 단 한 순간이었다. 상식적이고 당연한 결말을 너무 오래, 힘들게 기다려 왔다는 원망도 교차했다.
파면과 동시에 민주노총은 미리 준비한 현수막을 펼쳤다. 하나는 ‘너희들의 시대는 끝났다, 사회대개혁으로 빛의 혁명 완성하자’, 다른 하나는 ‘응원봉과 함께 한 모든 날이 좋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내용이었다.
비상행동은 안국역에서 서십자각까지 파면의 기쁨을 만끽하며 짧게 행진했다. 한시간 사이 구호는 ‘윤석열을 파면하라’에서 ‘윤석열을 파면했다’로 바뀌어 있었다. 서울정부청사 옆에서 노래 ‘헌법 제 1조’를 틀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함께 제창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의 투쟁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자 윤석열집권 내내 이어진 노동탄압, 민생파탄, 전쟁조장을 심판하는 투쟁이었다. 오늘은 자신의 몸을 불살라 윤석열정권의 노동탄압을 고발하고 저항한 양회동 열사의 염원을 실현한 날”이라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어 "기나긴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조건에서 민주노총을 믿고 방침에 따라 주저 없이 투쟁에 나선 조합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윤석열의 노동탄압과 거부권으로 미뤄져 온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본격 나서자"고 했다.
민주노총도 성명을 통해 "광장은 끝나지 않았다.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은가. 이제 민주노총은 새로운 투쟁에 나선다. 내란세력 청산을 통해 사회대개혁을 실현하자. 차별과 배제, 불평등을 넘어 공공성이 보장되는 사회, 모든 노동자가 노조할 권리와 근로기준법을 적용 받는 사회, 공무원, 교사도 정치노동기본권이 보장되는 노동존중 사회의 길을 열어낼 것"이라고 전했다.
건설노조는 "양회동 열사여, ‘못된 놈’ 내란수괴 윤석열을 끌어내렸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양회동 열사가 건폭으로 내몰리며 ’못된 놈‘ 윤석열을 끌어내려달라는 마지막 유지를 남긴지 1년 11여 개월 만에 윤석열 파면은 현실이 됐다"고 전했다.
또한 "건설현장, 화물운송현장, 조선소현장 등 모든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를 무시하며 적대시했고 악마화했다. 다가오는 5월 2일은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꿈꾸었던 양회동 열사가 떠난 2주기다. 그가 꿈꿨던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드는 일을 향해 멈추지 않고 전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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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주 기자 kctu.news@gmail.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