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규환, 전쟁터, 깨어보니 구급차’ 접경지역 주민들, “군사훈련 전면 중단해야”

민주노총 등 평화시민사회단체, 접경지역 주민 7일 오전 기자회견 열어
정부와 군 당국의 진상규명, 한미연합군사훈련 즉각 중단 촉구

민주노총을 비롯한 접경지역 주민・종교・시민사회 연석회의와 자주통일평화연대, 한반도평화행동 등은 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국방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천 공군 전투기 오발 사고의 진상 규명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오발 사고 진상 및 책임 규명 △남은 오발탄 추가 피해 방지 △접경지역 군사훈련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송승현

경기 포천시 등 접경지역 주민과 평화시민사회단체가 포천 공군 전투기 오발 사고의 진상 규명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접경지역 주민・종교・시민사회 연석회의와 자주통일평화연대, 한반도평화행동 등은 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국방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발 사고 진상 및 책임 규명 △남은 오발탄 추가 피해 방지 △접경지역 군사훈련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와 국회는 이번 사건의 경위와 결과 등을 낱낱이 규명하고 숨김없이 공개한 뒤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포천 주민 이명원 씨와 함재규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을 비롯해 이은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 이태호 한반도 평화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이장희 서울자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 윤석열 폭정종식그리스도인모임 운영위원장인 정진우 목사 등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 6일 오전 10시경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양유대교 인근에서 훈련 중이던 군 전투기에서 폭탄이 민가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사고로 주민을 비롯한 29명이 부상 및 피해를 입었고 주택 5동과 성당 1동, 비닐하우스 1동, 1톤 화물차 1대 등이 파손됐다. 이번 훈련은 전시 연합작전 수행 능력 강화를 위해 공군과 육군, 주한미군이 함께 실시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사건이 발생한 뒤 2시간이 넘도록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안전문자 등 공지조차 없어 주민들은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며 공포에 떨어야 했다”라고 전했다.

포천 주민 이명원 씨는 “안보를 위해 포천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침해됐다. 사고가 날 때마다 근본적인 처방과 대책은 외면하고 땜질식 대처만 해온 탓에 이번 사고가 다시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하며 “대규모 실사격 훈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사전고지가 됐는지, 국방부가 자신의 책임을 다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조종사가 표적 좌표를 잘못 입력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는 “좌표 입력 뒤 3차례 중복 검증 시스템이 작동됐음에도 잘못된 장소에 폭탄이 투하된 점, 좌표가 제대로 입력된 2호기가 잘못 입력된 1호기를 따라 폭탄 투하가 이뤄졌다는 점 등 석연찮은 지점이 많다”라는 의혹을 지적했다.

또 이들은 “피해 장소가 부대 초소와 성당, 인가 밀집 지역인데다 사격장이 군사분계선 인접 지역인 점을 고려할 때 포탄이 휴전선 너머 북쪽에 투하됐다면 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라고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접경지역 주민・종교・시민사회 연석회의와 자주통일평화연대, 한반도평화행동 등은 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국방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천 공군 전투기 오발 사고의 진상 규명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오발 사고 진상 및 책임 규명 △남은 오발탄 추가 피해 방지 △접경지역 군사훈련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함재규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을 비롯한 접경지역 주민・종교・시민사회 연석회의와 자주통일평화연대, 한반도평화행동 등은 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국방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천 공군 전투기 오발 사고의 진상 규명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오발 사고 진상 및 책임 규명 △남은 오발탄 추가 피해 방지 △접경지역 군사훈련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함재규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송승현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심각한 문제점이 다시 드러난 사고인 만큼 예정된 훈련을 즉각 중단해야 마땅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노총은 6일 성명을 통해 “한반도에 전쟁위기를 몰고 오는 전쟁연습은 중단돼야 한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군 당국이 ‘조종사의 좌표입력 실수’라고 밝힌 브리핑에 대해서도 “단순한 조종사 개인의 실수로 무마시켜 다음주 진행될 대규모 한미연합군사연습인 ‘프리덤실드’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덜어보겠다는 꼼수”라고 지적하며 “애당초 한미 군 당국이 전투장비까지 동원한 실사격 훈련을 하지 않았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라고 말했다.

함재규 민주노총 통일위원장도 “국민 생명 무시와 접경지역에서의 우발적 충돌 위험성을 그대로 내포한 것이라 봐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고는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그 삶을 볼모로 전쟁연습을 강행한 정부와 미군에 무한한 책임이 있음을 각인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함재규 통일위원장은 “프리덤실드가 자국민 목숨보다 중요하거나 미국에 대한 사대정신의 발로가 하늘에 닿아야 하는 이유는 아니”라고 하면서 “민주노총은 접경지역 주민과의 더욱 굳건한 연대를 통해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접경지역 주민・종교・시민사회 연석회의와 자주통일평화연대, 한반도평화행동 등은 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국방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천 공군 전투기 오발 사고의 진상 규명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오발 사고 진상 및 책임 규명 △남은 오발탄 추가 피해 방지 △접경지역 군사훈련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을 비롯한 접경지역 주민・종교・시민사회 연석회의와 자주통일평화연대, 한반도평화행동 등은 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국방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천 공군 전투기 오발 사고의 진상 규명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오발 사고 진상 및 책임 규명 △남은 오발탄 추가 피해 방지 △접경지역 군사훈련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송승현

“오폭 사고는 포천 관내 정치인이 저지른 직무유기 결과물”
포천 주민 이명원 씨는 “크고 작은 오발탄과 도비탄, 유탄 사고가 계속 일어나는 곳이 포천”이라며 “그때마다 포천 정치인들은 요란복잡하게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목소리만 높였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하나도 내놓지 않았다. 사고나 날 때마다 땜질식 대처만 한 결과가 어제 오폭 사고”라고 지적했다.

이명원 씨는 “안보를 위해 포천 시민들이 희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다시 말하면 안보라는 이유로 포천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은 언제든 침해받을 수 있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은 말”이라며 “포천 주민들은 자신의 생명과 안전이 지켜지지 않은 군사훈련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기지 이전과 훈련 중단을 포함한 범시민적 운동을 전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쟁 억제 아닌 되레 남북관계 긴장에 놓여”
이은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는 “우리가 잠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던 시간에 포천 주민을 비롯해 현장에서는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라면서 “주민들은 군사훈련에 대한 충분한 사전공지나 안내를 받은 바 없다고 했다. 오발로 인한 사고가 났음에도 한동안 재난안전문자 하나 받지 못했다”라는 사실을 상기했다.

이은정 상임대표는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훈련이라지만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남북관계는 긴장상태에 놓인다. 접경지역 주민은 불안과 긴장을 호소한다”라면서 “주민과 국민, 영토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 군사훈련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한대행 체제, 실탄사격 멈춰달라는 요구를 외면”
이태호 한반도 평화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포천 주민들은 어제 오폭 사고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여러 오발 사고가 수차례 있었다고 증언했다”라는 점을 전했다.

이태호 공동집행위원장은 “남북 사이에 소통 장치도, 비상연락망도 없는 상황에서 공군훈련을 비실탄사격훈련을 한다는 건 주민은 물론 한반도 전체에 심각한 군사적 긴장과 불신을 야기하게 된다”라면서 “우리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실탄사격훈련, 특히 접경지역에서의 실탄사격훈련만큼은 멈추자고 요구했지만, 권한대행은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는 게 아니라 무리한 훈련을 진행하다 이번 사고를 일으켰다”라며 총체적인 진상규명을 요청했다.

“자주적 군사주권 없는 근본적 문제가 야기한 사고”
이장희 서울자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는 군사주권 문제를 지적했다. 이장희 상임대표는 “가령 우리 국방부가 미군 당국에 군사훈련을 중단하자고 요청해도, 군사훈련이 중단되지 않는 이유는 우리에게 군사주권이 없기 때문”이라며 “한미상호방위조약, 한미행정협정 등이 그렇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근본적인 문제를 반드시 뜯어고쳐야 한다. 군사훈련은 중단이 아니라 진상규명 이후 폐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프리덤 실드는 국민을 우롱하는 뻔뻔한 거짓말”
윤석열 폭정종식그리스도인모임 운영위원장인 정진우 목사는 “자유의 방패란 뜻을 지닌 프리덤실드가 무슨 자유를 지켰나, 무슨 방패로 누구의 안전을 지켰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윤석열을 비롯한 정부의 뻔뻔한 거짓말로 인해 포천 주민 외에도 온 나라가 고통을 당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정진우 목사는 “이제는 불필요한 일들을 그만두고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썩어빠진 권력 체계를 무너뜨리고 평화를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아직도 낡은 시대의 작태를 지속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라며 “누가 이런 일을 기획하고 계획했는지 샅샅이 밝혀서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조처를 취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예정된 전쟁연습 즉각 중단… 민주노총, 접경지역 주민과 연대할 것”
함재규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2022년 탄도미사일 오발사로 인한 강릉 시내 낙하사고와 같은 위험천만한 일이 반복된 것이 어제 포천 오폭 사고”라고 지적하면서 “”인명피해와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프리덤실드 훈련을 계속한다는 것에 동의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함재규 통일위원장은 “조종사 두 명의 실수라고 치부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다. 애초 대규모 전투장비까지 동원한 실사격 훈련을 하지 않았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라며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눈 국군 통수권자의 군을 동원한 내란사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접경지역 주민을 볼모로 전쟁연습을 강행한 정부와 미군 당국에 무한한 책임이 있다”라고 명확히 했다.

또 “민주노총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이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높여 우발적인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라며 “예정된 전쟁연습을 즉각 중단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이 뒤따라야 한다. 민주노총은 접경지역 주민과의 연대로 한반도 평회실현을 위한 투쟁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접경지역 주민・종교・시민사회 연석회의와 자주통일평화연대, 한반도평화행동 등은 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국방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천 공군 전투기 오발 사고의 진상 규명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오발 사고 진상 및 책임 규명 △남은 오발탄 추가 피해 방지 △접경지역 군사훈련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을 비롯한 접경지역 주민・종교・시민사회 연석회의와 자주통일평화연대, 한반도평화행동 등은 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국방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천 공군 전투기 오발 사고의 진상 규명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오발 사고 진상 및 책임 규명 △남은 오발탄 추가 피해 방지 △접경지역 군사훈련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송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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