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 작을수록 노동조건 상담 많았고, 클수록 ‘임금’보다 ‘노동3권’ 상담 많았다

민주노총 2024 노동상담 통계 분석자료 발표
지난해 노동상담 유형 '노동 3권' 상담 줄었다
"노동권 보장, 노조 만드니 되더라" 현장증언

민주노총 24년도 노동상담 통계 분석 발표 기자회견이 21일 오전 11시 개최됐다. 사진=송승현

지난해 민주노총 노동상담 유형을 분석한 결과, 사업장 규모가 낮을수록 해고와 징계 4대보험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상담이 높고, 노동3권에 대한 상담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사업장 규모가 클수록 노동3권에 대한 상담이 임금 상담보다 높았다. 노동3권 상담은 노조가입, 교섭, 단체행동과 관련한 상담이다.

민주노총은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고용불안이 크고, 사업장 규모가 클수록 노동조합의 조직률이 높고, 현장에서 집단적 해결을 시도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민주노총은 근거로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나의 노동조건을 해결하는 방법은 노동조합을 통해 현장에서 노사자치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21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2024년 노동상담 통계 결과를 발표했다. 2024년 1월 1일~11월 30일 민주노총 지역본부 및 상담소, 총연맹, 노동법률지원센터 등을 통해 입력된 상담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자료다.

상담유형별 중에는 임금상담 비율이 28.1%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해고‧징계(13%), 산업재해‧노동안전(11.3%), 노동3권(9.9%) 순이었다. 임금, 근로시간, 해고, 절차 상담이 절반을 넘는 57.7% 차지했다. 노조 가입, 단체교섭, 단체협약, 부당노동행위 등 노동3권과 관련된 상담은 전체 9.9%이었다.

민주노총 24년도 노동상담 통계 분석
민주노총 24년도 노동상담 통계 분석

고용형태로 따져봤을 때도 정규직, 비정규직 모두 임금 상담의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이후 해고, 징계관련 상담, 산재‧노동안전 순으로 많이 상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상담은 해고, 징계 상담과 비정규직 관련 상담이었다. 사업장 규모별 상담유형을 살펴보면, 첫째,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임금, 실업급여 등에 대한 상담 비율은 증가하며, 사업장 규모가 클수록 상담 비율은 감소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의 임금상담이 타 연령대에 비해 높은 것을 두고서 민주노총은 고용이 불안정해 잦은 이직으로 인한 실업급여, 퇴직금 등의 상담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봤다. 30~40대는 산업재해 상담이 비교적 높은데, 직장안전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임금상담은 3년간 살펴보면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5년간 추이를 보면 상승추세를 보였다. 또한, 근로계약, 취업규칙 상담, 산업재해 및 노동안전 상담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었으며, 비정규직 및 성평등 상담도 미세하지만 상승하는 추세였다. 노동3권과 관련한 상담은 2023년까지는 상승하다 2024년 갑자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은 "이 감소가 ‘추세’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줄곧 보여온 노조 혐오 정책과 맞물려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의 영향이라고 보여진다"는 분석을 내놨다.

민주노총 24년도 노동상담 통계 분석
민주노총 24년도 노동상담 통계 분석

5인 미만의 사업장 임금상담 비율은 45.9%, 실업급여 등 4대보험상담은 10.1%로 5인 이상 사업장들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노동3권, 산재‧노동안전에 대한 상담 비율이 낮았다. 반면, 1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노동3권 상담 비율이 임금상담보다 높았다.

노동상담 방법의 경우 전화상담이 63.8%로 가장 많았다. 두 번째로 많은 인터넷 상담은 2020년 11.8%에서 2024년 15.9%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상담경로는 인터넷(SNS)을 통해 상담 정보를 확인하고 상담하는 비율이 34.6%로 가장 높았다. 이전에 상담한 뒤 재방문한 비율이 32.3%, 광고 및 홍보물이 15.4%, 다른 사람의 소개로 상담했다는 비율이 14.5% 순이었다.

개인이 상담을 요청하는 비율이 87.2%로 높게 나타났고, 노동조합에서 요청하는 상담 비율은 10.9%였다. 전체 상담자 중 남성이 62.9%, 여성 37.1%였으며, 피상담자 사업장에 노조가 있는지 물은 문항에는 86.9%가 없다고 답했다(무응답 제외). 직종별로는 노무직이 26.5%로 가장 높고, 장치‧기계조작‧조립직이 16.1%, 서비스직이 15.8%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24년도 노동상담 통계 분석 발표 기자회견이 21일 오전 11시 개최됐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 24년도 노동상담 통계 분석 발표 기자회견이 21일 오전 11시 개최됐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법규국장 공성수 노무사가 발제중이다. 사진=송승현

피상담자 중 40대 20.6%, 50대 28.8%, 60대 이상 26.4%로 피상담자의 다수가 중, 장년층이며, 젊은 층으로 갈수록 상담 비율이 낮아졌다. 사업장 규모별 상담 현황을 보면 30인 미만이 전체의 52.3%를 차지하고 있으며, 5인 미만 사업장 상담도 10.8%를 차지하고 있다. 구간별로는 10~29인 사업장이 26.1%로 가장 높고, 30~99인 사업장이 22.1%, 5~9인 사업장이 15.4%로 그다음 순이다.

30인 미만 사업장의 상담은 2020년 43.4%에 비해 2024년 52.3%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30인~99인 사업장도 증가 추세인 반면 100인 이상 사업장의 상담은 감소하는 추세였다. 고용형태별 상담의 5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정규직의 상담은 2020년 52.3%에서 2021년 47.3%로 하락했으나 이후 조금씩 상승 추세였으며, 비정규직은 2020년 44.4%에서 2021년 50.2%로 상승하다 이후 조금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24년도 노동상담 통계 분석 발표 기자회견이 21일 오전 11시 개최됐다. 민주연합노조 톨케이트지부 박순향 지부장 발언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 24년도 노동상담 통계 분석 발표 기자회견이 21일 오전 11시 개최됐다. 민주연합노조 톨케이트지부 박순향 지부장 발언했다. 사진=송승현

"노동자 권리 실질적 보장, 노조 만드니 되더라"
노동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노동조합이었다는 현장 증언이 이어졌다. 박순향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장은 노동조합 생기기 전에는 최저임금을 받으면서도 마음대로 연차도 쓸 수 없었고, 마음대로 연차휴가도 쓸 수 없었지만, 노조 결성 이후에는 자신의 권리를 직접 찾고, 당당하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는 현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2030세대의 상담 비율도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탄핵 국면 이후엔 민주노총에 대한 가입 문의도 많이 늘었다는 현장 발언도 나왔다. 문준모 화섬식품노조 수석부위원장(수도권지부 에스티팜지회장)은 "최근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공감하는 사람들이 2030세대인 것 같다. 특히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에 다니고 있는 친구들이나 후배들도 제게 노동 관련 문의를 한다거나 무료노동상담을 할 수 있는 곳에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민주노총 24년도 노동상담 통계 분석 발표 기자회견이 21일 오전 11시 개최됐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 24년도 노동상담 통계 분석 발표 기자회견이 21일 오전 11시 개최됐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 최정우 미조직전략조직실장은 “24년도 상담현황을 보며 25년도 민주노총의 과제는 명확해졌다”며 진정한 노동약자 지원은 정부의 시혜적이고 미온적인 정책이 아니라 바로 노동조합"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탄핵광장의 노동자 시민과 함께하기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 개설하고, 내란수괴 윤석열에 의해 멈춰 버린 노동기본권 회복을 위해 노조가입 등의 전략사업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해마다 민주노총을 찾는 작은사업장 노동자들의 상담이 늘고 있다”며 “오늘 발표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25년도에 미조직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과제를 명확히 세우고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노동상담 전화번호는 1577-2260다. 이 번호로 전화하면 무료 노동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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