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석 양경수 위원장, “공권력 탄압에도 尹퇴진 함성 사라지지 않을 것”
22일 오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출석
“집회 위해 신고, 법에 보장된 권리대로 집회 진행”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22일 오전 지난 11월 9일 전국노동자대회 및 1차 퇴진총궐기와 관련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출석했다. 앞서 경찰은 해당 집회를 불법이라 규정하며 양경수 위원장에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소환장을 발부했다.
이날 오전 광역수사단 앞에 도착한 양경수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경찰청장이 국회에서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폭주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이는 명백히 윤석열정권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어 “정권 지지기반이 허약해지고 국민의 분노가 높아질 때마다 공권력이 날뛰었다. 박근혜정권 퇴진이 임박했을 때도 물대포를 동원해 백남기 농민을 죽였던 경찰”이란 사실을 언급하면서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퇴진 함성을 공권력으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 충분히 증명됐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11.9 전노대가 끝난 뒤 7명의 지도부에 대해 내사를 진행하게다고 밝히면서도 이례적으로 변호인을 통한 소환 일정 조정에는 응하지 않았다. 통상 변호인단이 선임되면 경찰과 출석일정을 조율한 뒤 출석요구서를 보내지 않지만, 이번에는 변호인단 선임 뒤에도 2차 출석요구서를 보내왔다. 지난 19일 민주노총 기자간담회에서 정기호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추후 형사수사과정을 거쳐 사법처리 시 유리한 지형을 갖추려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경찰이 ‘7명의 지도부를 소환했다’라고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추가로 20명이 넘는 조합원들에게 소환을 통보해 국민들의 눈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사건… “문제 해결은 커녕 민주질서만 파괴될 것”
양경수 위원장은 “지난 9일 경찰은 완전무장을 한 채로 나타났다. 자연스레 충돌과 부상이 이어졌다. 이는 윤석열정권이 노동자와 시민을 대하는 태도를 명확히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유례없는 경찰의 탄압이 지속됐던 과정을 봤을 때 이는 국민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명백히 기획된 시도”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민변 노동위 소속 류하경 변호사도 당일 상황에 대해 “집회 인원이 넘쳐 위험하다고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경찰이 행진 자체를 막아 병목현상이 생기는 바람에 신고범위를 벗어나는 일탈이 벌어진 것”이라며 “애초 세종대로 7개 차로가 필요하다고 했던 주최자(민주노총)에게 일탈의 고의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여러 사람이 모인 집회에서 일부 참가자가 경찰과 충돌하는 행위가 있다 하더라도 이를 들어 집회 전체를 불법이라 볼 수 없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전 신고 범위를 벗어나는 순간 불법집회가 된다’는 경찰의 단순한 논리는 대법원에서 깨진 지 20년이 넘었다”라고도 언급했다.
2001년 10월 9일 대법원 판결(선고 98다20929)에 따르면 대법원은 ‘신고사항 미비나 신고범위 일탈만으로 곧바로 집회 자체를 해산해선 안 된다’라며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이 현저히 초래한 경우에만 제한 조치를 하되, 그러한 경우에도 필요 최소한도로 해야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류하경 변호사도 “이 법리는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양경수 위원장, 尹정권 탄압 지적… 제2의 건폭몰이 언급
지난해 5월 1일 노동절 아침,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이었던 양회동열사는 윤석열정권의 건폭몰이 수사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분신으로 저항했다. 윤석열정권과 경찰은 양회동열사에게 사죄하기는커녕 2천여 명의 조합원을 수사하고 37명을 구속시켰다. 조선일보는 분신방조 의혹을 들이밀며 노동조합의 명예를 실추시키는데 거들었다.
이날 양경수 위원장도 “경찰의 못된 행태가 다시 반복되고 있다. 특진에 눈이 어두워 건설노동자를 건폭으로 몰아 토끼몰이 하듯 잡아가두고는 다시 또 건폭몰이에 나섰다”라는 점을 지적했다. 경찰은 지난 4월 28일 건설현장 특별단속을 한다며 특진을 포상으로 내걸고 건설노조 탄압에 나설 것을 발표했다. 9일 전노대가 끝난 뒤 응급실에서 치료받던 건설노동자를 연행해 가는 반인륜적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는 국민을 다치게 한다. 민주주의 발전도 가로막아 왔다”라며 “그럴 수록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광장의 힘은 더 커지고 더 거세질 것이다. 민주노총은 탄압과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꿋꿋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하원오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공동대표(전농 의장)도 “윤석열정권의 탄압은 이 정국을 어찌저찌 넘어가보려는 질 낮은 수작”이라고 비판하며 “법 테두리 안에서 인간답지 못한 자들에서 맞서 법 테두리 밖에서 인간다움을 외친 것은 죄가 아니”라고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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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기자 kctu.news@gmail.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