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노동안전보건활동 자랑!’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 활동가들 한자리에
2024년 민주노총 전국 노동안전보건 활동가대회 개최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향한 민주노총 투쟁 사례 모여
노동안전보건 투쟁을 펼치는 민주노총 안팎의 활동가와 간부들이 모여 각급 단위의 노동안전보건활동을 공유하고,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결의를 다시금 새겼다.
2024년 민주노총 전국 노동안전보건활동가대회가 14일부터 1박2일간 홍익대 국제연수원에서 진행됐다. 민주노총 가맹산하 조직의 각급단위 노동안전보건 간부와, 노동안전단체의 활동가들이 참석했다. 1박 2일간 이들은 노동안전보건을 주제로 서로 교류하며, 크고 작은 투쟁의 쟁점과 과제를 두고 논의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의 여는발언으로 시작된 대회는 2024년 하반기와 내년도 노동안전보건 투쟁의 정세를 주제로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 실장이 총괄 강의로 이어졌다.
최근 달라진 보건안전제도와 중대재해처벌법 현황, 윤석열 정부의 개악추진 동향을 짚은 뒤, 내년 민주노총은 산안법과 산재보험 개정 투쟁에 나설 것임을 강의했다. 최 실장은 특히 "올해는 아리셀 참사로 위험 노동의 민낯을 보게 된 한 해였다. 아리셀 참사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 가자"고 했다.
이번 활동가 대회의 백미는 민주노총 가맹산하 조직들의 노동안전보건활동 우수 사례 발표다. 각 분야별로 단위 사업장, 혹은 업종별로 현장 사례를 광범위하게 취합된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 1년간 한 사업장에서 이뤄진 짧은 시기의 투쟁부터, 하나의 산업 구조를 지적하며 장기간 벌어지고 있는 '대(代)정부' 투쟁까지 다양하게 논의됐다.
사업장의 주요 현안이며, 노동안전보건 투쟁의 핵심 과제인 ▲위험성평가 ▲작업중지권 ▲중대재해 대응 ▲직업병 인정▲정신건강 및 감정노동과 관련된 사례로, 투쟁 돌파 지점을 공유하고 논의함으로써 노안 투쟁을 확산시키기 위함이다. 총 11개 사례가 발표됐다.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코스트코지회는 폭염으로 인한 폐색전증을 업무상 재해로 최초 인정받기 까지의 투쟁과,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긴 단체협약을 4년만에 체결한 내용을 공유했다.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는 대한민국 산재발생 1위 분야가 플랫폼 산업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플랫폼기업에 대한 위험성 평가, 사업안전관리비 부담과 알고리즘에 대한 규제 등을 투쟁과제로 삼고 진행중인 현황을 설명했다.
민주일반연맹 평택안성지역노조 도드람푸드지회는 현장의 노동자가 직접 참여한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근골격계유해요인 조사와 개선작업이 작업환경을 어떻게 안전하게 바꿨는지를 공유했다.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진행된 조사와 설비가 얼마나 현장을 바꿔낼 수 있는지를 실증한 사례다.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노동조합의 활동을 통해 학교급식노동자의 '집단적인 폐암'을 발굴하고 이를 산재로 공론화 할 수 있었던 과정을 발표했다. 장시간 고강도 노동 뿐 아니라 열악한 (환기)시설에 따른 산재를 문제 삼으면서 투쟁으로 쟁취한 성과와 향후 과제를 논했다.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는 대한항공의 소규모 자회사 노동자들이 휴게시설과 냉난방 없이 2년간 방기된 정비본부(인천엔진테스트셀)에서의 작업을 거부하며 불이익을 얻기도 했지만, 결국은 휴게실과 냉난방 설비를 쟁취해 낸 개선 투쟁 이야기를 공유했다.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는 디엘이앤씨 중대재해 피해자인 故 강보경 건설일용직 하청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건설노조와 시민대책위원회 활동 사례들 들었다. 노조와 대책위, 유족이 중대재해 발생 당시가 부당한 위험작업이었음을 밝혀내고, 사과와 보상, 합의를 이뤄낸 건이다.
화섬식품노조의 파리바게뜨지회는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소수 민주노조 활동을 하자, 이로 인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한 점을 설명하고, 투쟁과 활동 끝에 정신건강 산업재해 승인을 받게 된 사례를 발표했다. 또한 제빵기사의 특성상 가맹점주의 성폭력, 성희롱에 노출되는 경우가 있다고 전하며, 사내투쟁과 법개정투쟁을 통한 과제가 있음을 강조했다.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는 백화점과 면세점 판매서비스 노동자들이 '고강도 감정노동'을 통해 신체질환과 정신질환을 겪고 있다는 점을 실태조사로 밝혀내고, 이를 산재로 공론화 하고, 결국 2024년 산별 집단교섭을 성사시킨 과정까지의 경로를 설명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분회는 두 차례에 걸쳐 발표됐다. 병원에서의 감정노동 유형을 분석하고, 이를 임단협에 '감정노동 개선사항'으로 추가해 쟁취한 점과 병원 내 위험평 평가 개선을 위한 각급단위 분회의 노동안전 활동이 이뤄지고 있음을 발표했다.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은 택배노조의 중대재해(과로사) 대응 사례가 마지막으로 발표됐다. 노조를 만들어도 원청이 교섭을 회피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집단과로사가 계속되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었던 노조는 단결된 투쟁으로 사회적 쟁점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후 과로사를 막기 위한 사회적 대화와 합의가 이뤄낸 성과와 한계를 설명했다.
노동안전보건활동 모범사례 발표가 끝나고 이어 최우수상 사례가 발표됐다. 활동가들의 투표를 집계해 최다득표한 사례에 돌아가는 최우수상을 수여한 곳은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감정노동 대응 투쟁)였다.
이서영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의 사무처장은 "여기 쟁쟁하신 노안활동가 동지들로부터 최고의 피드백을 받은 것 같아 자랑스럽다. 여러 사례를 많은 이해와 아이디어를 얻어간다. 노동자를 살리는 민주노총의 일부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각기 다른 사업장의 활동 공유가 새로운 고민과 활력으로 이어지면서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노동안전보건 활동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알고 있다. 어려운 분야인 만큼 우리 노동운동, 민주노총의 활동도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위원장으로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활동하겠다. 현장에 돌아가서도 많은 역할 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둘째 날 오전 열린 강의의 주제는 '기후위기와 노동운동의 대응'이다. 선지현 기후활동가는 기후위기에 대한 정의로운 전환, 정의로운 대응이 있어야 한는 점을 강의했다. 생산에 대한 민주적 생태적 관점의 통제가 있어야 한다면서 기후위기가 노동안전과 핵심적으로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건설산업연맹, 공공운수노조, 서비스연맹, 화섬식품노조가 조직별 대응 투쟁 사례를 소개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 실장은 기후위기 노동자 건강권 법제도 개정의 흐름을 간단하게 짚었다.
치열한 고민과 토론으로 꽉 찬 1박 2일의 활동이 끝나자, 노동안전보건 활동가들은 새로운 고민과 논의를 안고 자신의 현장으로 돌아갔다.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향한 활동가들의 투쟁은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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