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 대통령직에서 손 떼고 내려와야” 시민사회, 윤석열 퇴진 촉구 촛불 들어
1일 시민사회 서울 동화면세점 앞 긴급 촛불집회 열어
금속노조, 전교조 탄압상황 공유, 윤석열정권 퇴진사유 명확히 해
“‘오빠, 이거 오빠 대통령 자격 있는 거야?’ 윤석열 대통령은 바이든을 ‘날리면’이라면서 전국민 청각테스트를 했었는데요, 이번 목소리는 정확하게 들렸습니까? 이렇다면 공천에 개입한 것 맞죠? 선거에 개입한 것 맞죠? 대통령이 불법 저지른 것 아닙니까? 아무리 국민을 속이려해도 이 육성이 누군지 우리를 똑똑히 들었습니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가 1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긴급 촛불집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촛불집회는 명태균 씨와 윤석열 대통령의 통화 음성 녹음이 공개된 뒤 ‘긴급하게라도 목소리를 내야겠다’라는 시민사회의 요구 속에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공직선거법 위반’ ‘공천개입’ ‘민간인사찰’ 등의 구호를 외치며 윤석열 대통령이 즉각 대통령직에서 손 떼고 퇴진할 것을 주문했다.
사회를 맡은 엄미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상황실장)은 “육성으로 공개된 것처럼 김건희 씨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오빠, 대통령 자격 있는 거야?’라고 물었다. 우리가 주장하는 것을 김건희 씨도 알고 있는 것 같다”라며 “지금 정치인들은 대통령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할 퇴로를 확보해주기 위한 얘기를 나누고 있겠지만, 정권을 심판하는 것은 국민들의 몫이다. 윤석열정권을 퇴진시키고 명명백백 제 잘못을 정확히 따져서 감옥에 보내야 한다”라는 말로 문을 열었다.
최순영 금속노조 부위원장과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이 함께 무대에 나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농단으로 가장 화가 난 지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전교조는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를 홍보했다는 이유로 탄압에 직면했다. 전희영 위원장은 “윤석열정권이 2년 반 됐다. 그 시간동안 교육을 이렇게 빠른 속도로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윤석열정권은 현재 교사와 학부모가 반대하는 디지털 교과서를 수 조 원을 들여 추진하는 한편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는 유보통합을 마구잡이로 밀어붙이고 있다. 교육현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한 건 당연지사다.
전희영 위원장은 “아이들 수업은 선생님이 한다. 그런데 윤석열정권은 교사를 채용하지 않아 전국적으로 9천여 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수업할 교사도 없고 학생을 담임할 교사도 없어 학교가 파토 지경”이라며 “교육도 엉망진창이고 역사도 엉망진창이다. 학생들을 자괴감에 빠트리고 사교육비도 역대 최대치를 갱신하도록 만들었는데, 이를 더 두고 볼 수 없어 국민투표를 독려했다”라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31일 전교조가 교사들을 상대로 윤석열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투표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전희영 위원장을 국가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했다. 교사의 ‘정치운동 금지 및 집단행위 금지’를 위반했다는 이유다. 하지만 운동본부가 진행 중인 국민투표는 정당활동이 아니다.
전희영 위원장도 “대통령 선거 시기도 아니고 윤석열 후보를 반대하는 선거운동을 한 것도 아니다. 교사가 퇴근 뒤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하는 국민투표를 하는 것일 뿐 집단행위를 한 것도 아니다”라면서 “교사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견을 낼 수 있다. 과도하게 수사를 의뢰하는 교육부가 창피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석열정권 내내 역사왜곡과 친일 뉴라이트 교과서가 문제였던 지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전희영 위원장은 “역사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면 우리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알 수 없다. 역사왜곡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힘을내서 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순영 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명태규 씨 전화를 받아 2022년 금속노조 소속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투쟁을 폭력적으로 진압한 사실을 비판했다. 최순영 부위원장은 “한마디로 노사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노동자와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것”이라며 비판하며 “당시 투쟁했던 노동자들에게 470억 원이라는 손해배상을 물었다. 노동조합 간부에게는 책임을 물어 탄압하고 있다. 국민들이 노동자들을 함께 지켜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는 31일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에 명태균의 개입과 기획이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무런 권한과 자격도 없는 명태균 씨가 대우조선을 귀빈처럼 드나들고 사측 배려 속에 현장을 둘러본 뒤 윤석열 대통령에게 해결책을 제시했다. 명태균 씨가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추정되는 날로부터 이틀 뒤 윤석열 대통령은 ‘불법행위 엄단’ ‘공권력 투입’ 등 강경한 진압을 주문했다.
금속노조는 같은날 성명을 내 “권력을 사유화하는 대통령, 용산의 부부가 행복하기위해 모두가 불행해야 하는 나라를 이제 끝장내야 한다”라고 비판의 메시지를 전했다.
최순영 부위원장 또한 “노동자가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으려면 법을 만들어 정치에 개입해야 한다”라면서 “금속노조 조합원이 힘을 더해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노조법을 개정해서 노동자가 살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치투쟁과 국민투표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투쟁 결의를 밝혔다.
전희영 위원장과 최순영 부위원장은 입을 모아 “공정한 법 집행과 한국사회 교육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윤석열 대통령을 퇴진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당을 대표해 나선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도 발언에 나서 “윤석열-김건희 정권의 추악한 민낯이 온 국민 앞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제 어떤 변명도 소용없을 것이다. 윤석열은 이미 ‘식물’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문화일보는 여론조사 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조사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결과를 발표했다. 지지율은 17%, 부정적인 평가는 78%였다.
김재연 대표는 “지난달 27-28일 조사한 결과인 만큼 어제 공개된 육성녹취는 반영되지 않은 결과인만큼 이후의 조사결과는 얼마나 더 처참할 지 알 수 없다”라며 “사면초가, 자중지란에 빠진 윤석열 정권을 역사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 다시는 국민들이 사악하고 무책임한 자들에게 지배받지 않으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거대하게,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박대희 서울 광진구 시국촛불 공동대표와 봉준희 진보대학생넷 숙명이화여대지회장도 이날 집회에서 발언을 보탰다.
한편 민주노총과 운동본부가 진행하는 윤석열정권 퇴진 국민투표(outvote.kr)가 20일차를 맞았다. 이날까지 온-오프라인으로 15만 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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