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노예가 아니다” 배달라이더 분노의 행진

이익 독점 위해 라이더 착취하는 배달의민족, 라이더 생존 위협으로 내몰려
배달라이더 산재 급증하는데 유상운송보험조차 회피해
운송보험 의무화, 기본수수료 인상하라! 배달라이더 분노의 외침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조합원들이 라이더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25일 서울 도심을 오토바이로 행진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장장 6시간 35km의 대행진을 하며 저임금 과로로 내몰리는 배달 라이더 현실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국회, 사측이 즉각 나설 것을 촉구했다.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가 배달라이더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25일 서울 도심에서 라이더 분노의 행진을 진행했다.

배달플랫폼노조가 이번 대행진에 나선 것은 배달의민족으로 대표되는 플랫폼 기업의 라이더 착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낮은 수수료로 인한 장시간 과로, 그로 인한 산재가 늘고 있는데도 플랫폼 기업은 라이더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유상운송보험 가입조차 피하는 실정이다.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정부 역시 아무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서 전업 라이더들은 심각한 생존권 위기에 놓여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가 배달라이더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25일 서울 도심에서 라이더 분노의 행진을 진행했다.

이에 배달플랫폼노조는 매달 마지막 금요일 배달거부 행동인 ‘B마트 멈춤의 날’을 진행하며 항의해 왔다. 25일 라이더 분노의 행진은 이런 실천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사측과 정부의 즉각적 조치를 끌어내기 위한 활동이다.

라이더 분노의 행진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라이더 분노의 행진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행진 선포식은 오전 11시 영등포B마트 앞에서 열렸다. 이후 영등포-여의2교로 이어진 행진은 여의2교에 있는 건설노조 고공농성장에 도착해 지지의 뜻을 표했다. 이후 신촌B마트 앞에서 짧은 집회를 진행하고 용산 대통령실로 행진했다.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가 라이더 분노의 행진 중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1시 30분, 용산 대통령실이 있는 삼각지역 인근에 도착한 행진은 배달라이더 안전을 지키기 위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을 촉구하며 집회를 진행했다.

홍창의 배달플랫폼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홍창의 배달플랫폼노조 위원장은 배달라이더, 자영업자 모두를 쥐어짜며 이익을 독점하는 플랫폼기업을 비판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배달수수료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자 상생협의체를 통해 여러 대안이 나오고 있지만 배달라이더의 목소리는 반영하지 않고 있다, 지금이라도 그 논의 자리에 우리를 불러달라”고 촉구했다.

홍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역시 규탄했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의 라이더 최저임금 논의 제안 거부, 유상운송보험 가입 의무화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거부 등을 예로 들며 “윤석열 대통령은 노동약자를 보호하겠다고 말로만 외치면서 라이더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있다. 이것이 윤석열 정부의 노동약자 보호인가?”라고 외쳤다. “배달노동자는 노예가 아니다”라며 윤석열 정부가 계속 배달노동자들을 무시한다면 더 강력한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개개인에 불과했던 우리가 노동조합으로 뭉치고 대한민국 최초로 기업(배달의민족)과 사회적 협약을 맺어가는 등 현실을 바꿔 왔다”며 배달플랫폼노조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유상운송보험을 의무화하도록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하지 않는다면 다음번에는 더욱 강력히 저항할 것이라며 “배달플랫폼노조의 싸움에 11만 서비스연맹이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참여해 연대의 뜻을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맞춘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이 등장다. 그런데 법제도가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오히려 차별의 도구로 쓰이고 있다”며 현 법제도를 비판했다. 또 “해외에서는 이미 플랫폼노동자 최저임금 보장, 적정임금 제도를 만들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국회가 노동자를 위한 법안을 발의해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남발하는 상황“이라며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고 민주노총 단결로 탄압의 고리를 끊자고 결의했다.

윤중혁 전국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윤중혁 전국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운송업종 특수고용노동자로서 연대의 뜻을 전했다. “배달라이더 유상운송보험 가입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운송보험 가입을 의무화하지 않는 것은) 배달 라이더, 일반 시민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문제”라며 배달플랫폼노조 조합원들의 행진을 응원했다. “과로가 안전사고를 유발하고, 빈번한 안전사고가 중대재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우리가 끊어내자”며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을 위한 동참을 호소했다.

라이더 분노의행진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라이더 분노의행진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후 배달플랫폼노조는 성동B마트로 행진해 집회를 진행한 후 송파구에 있는 배달의민족 본사로 향했다. 배달의민족 규탄 집회에서는 김정훈 배달플랫폼노조 배민분과장, 이창배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 최원 배달플랫폼노조 전국대의원이 발언에 나섰다.

김정훈 배달플랫폼노조 배민분과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창배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창배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배달의민족이 배신의 민족으로 탈바꿈해 배달라이더들이 누려야 할 권리를 하나씩 도려내려고 한다. 카카오가 투자기업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택시, 대리기사를 쥐어짜듯이 배달의민족도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 배당금을 챙겨주느라 자영업자, 라이더 배달료를 삭감하고 있다”라며 플랫폼기업에 만연한 노동자 착취를 규탄했다. 또 “모든 플랫폼노동자가 안전당당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함께 투쟁하겠다”고 연대의 뜻을 전했다.

홍창의 배달플랫폼노조 위원장과 김정훈 배민분과장이 배달의민족 사측에 항의서한을 제출하고 있다.
홍창의 배달플랫폼노조 위원장과 김정훈 배민분과장이 배달의민족 사측에 항의서한을 제출하고 있다.

이어 노조는 배달료 인상 및 성실교섭 이행, 유상운송보험 가입 의무화, B마트 휴게실 설치 등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배달의민족 본사에 전달했다. 노조는 라이더 생존권 보장을 위해 이후에도 꾸준한 항의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 라이더 분노의행진 참가자들이 집결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 라이더 분노의행진 참가자들이 집결하고 있다.
라이더 분노의 행진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라이더 분노의 행진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가 배달라이더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25일 서울 도심에서 라이더 분노의 행진을 진행했다.
홍창의 배달플랫폼노조 위원장과 김정훈 배민분과장이 배달의민족 사측에 항의서한을 제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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