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 “용산에 ‘쓰레기’ 버리러 갑니다”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 서울 용산 일대서 열려
한강공원 그룹 토의 뒤 대통령집무실까지 플로깅, 버스킹과 퇴진문화제 마무리

산재사망 책임방관 비정규직 임금차별 노조탄압 노동탄압… “尹과 함께 내버려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사회에서 버려야 할 쓰레기를 모아 이를 용산 대통령집무실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들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오후 2시경 이촌 한강공원에 모인 청년노동자들은 10여 개 그룹을 나뉘어 윤석열정권이 퇴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토론을 나눴다. 친일매국, 민생파탄, 노동탄압, 검찰독재 등 사전에 제시된 키워드 외에도 청년노동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각종 의제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또 청년들이 현실적으로 겪고 있는 주거권과 일자리, 차별,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아울러 정부의 건설현장 탄압과 청년들이 일자리를 떠나는 현상, 고용불안, 사라진 공동체 문화, 경쟁, 비싼 주거, 물가 상승, 사회에 대한 교육의 부재, 노동3권이 무시되는 현실, 사회 양극화, 소통부제, 민주주의 퇴보, 노동시장 위축, 적은 월급, 2세도 같은 상황을 겪을 것에대한 두려움 등의 서로의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

윤석열정권이 퇴진해야 하는 N가지 이유를 압축한 청년노동자들은 오후 4시경 한강공원에서 대통령집무실 앞까지 걸으며 직접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했다. 골목 곳곳에 널린 쓰레기를 주워 윤석열정권 퇴진 이유를 쓴 봉투에 모았다. 이들이 직접 모으고 선별한 쓰레기는 ‘산재사망’ ‘책임방관’ ‘비정규직’ ‘임금차별’ ‘노조탄압’‘노동탄압’ 여섯 가지다.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사진=송승현

전쟁기념관 앞 퇴진문화제에서 신수연 서비스연맹 특성화고노조 경기지부장과 최진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교육국장, 홍기태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청년위원이 나서 각각의 쓰레기를 모은 이유를 전했다.

지난 6일은 여수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사망한 고 홍정우 님 3주기였다. 2인1조 원칙도 지켜지지 않고 교사와 업체 사장도 없이 잠수 자격증도 없는 18살 학생이 혼자 일하다 일어난 사고였다. 3년이 지났지만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이 올해 전주에서 또 다시 20살 고졸 노동자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런데도 윤석열정권은 현장실습 모니터링 예산과 고졸취업 예산, 학생 지원금 예산 등을 모두 삭감했다. 신수연 지부장은 이를 “고졸 청년노동자가 일하다 죽어도 ‘나 몰라라 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봤다. 이어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실습생과 고졸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실습생노동자성 보장과 양질의 안전한 고졸 일자리 보장, 학교로부터 노동교육에 대한 목소리를 계속해서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수연 지부장은 “특성화고 실습생, 졸업생 그리고 고졸 노동자는 윤석열정권에서도 자꾸만 죽어간다. 누구도 그 죽음에 책임지지 않는다”라며 “다시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산재사망과 책임방관 두 가지 쓰레기를 버리려 한다”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신수연 서비스연맹 특성화고노조 경기지부장과 조합원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신수연 서비스연맹 특성화고노조 경기지부장과 조합원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최진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교육국장과 조합원들이 투쟁을 외치고 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최진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교육국장과 조합원들이 투쟁을 외치고 있다. 사진=송승현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은 ‘비정규직’과 ‘임금차별’ 두 가지 쓰레기를 선택했다. 최진 교육국장은 “약 31만 명의 학교비정규직이 급식실과 운동장, 교무실, 돌봄교실 등 학교 곳곳에서 땀흘려 일하고 있지만, 노동환경은 이들이 학교의 일원이고 교육의 주체라는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든다”라고 비판했다.

최진 교육국장은 “선거운동 막판까지 서울역 광장에서 청년 표심을 호소하면서 청년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삼겠다던 윤석열 대통령은 저임금 불안정 노동에 놓인 비정규직청년의 현실을 무시하는 오만한 노동관을 펼치고 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 모형 앞에 쓰레기 봉투를 던져넣었다.

건설노동자 홍기태 청년위원은 “윤석열정권 이전 건설현장은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투쟁과 노력으로 청년이 꺼려하는 일자리에서 청년이 꿈을 키우는 일자리로 바뀌고 있었다”라면서 “윤석열정권의 건폭몰이 2년 동안 건설노동자들은 다시 처참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불법 똥떼기가 부활했고 무법천지 현장이 됐다. 건설현장에 들어온 청년들이 좌절감을 느낀 채 현장을 떠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건설노동자들이 선택한 쓰레기는 ‘노조탄압’과 ‘노동탄압’이었다. 홍기태 위원은 “노동조합 조합원의 임금이 떨어지면 노동조합을 하지 않는 건설노동자의 임금도 떨어질 것이다. 노동조합은 건설노동자 생존권을 보호하는 최후의 울타리”라며 “노동조합이 정상화되면 떠났던 건설노동자도 다시 현장에 돌아올 것”이라고 쓰레기를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홍기태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청년위원과 건설노조 청년조합원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홍기태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청년위원과 건설노조 청년조합원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청년노동자들이 선택한 쓰레기가 용산 대통령집무실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청년노동자들이 선택한 쓰레기가 용산 대통령집무실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진=송승현

청년노동자가 모은 쓰레기를 실은 트럭은 참석자들의 인사를 받으며 대통령집무실을 향해 떠났다. 이어진 강자매의 버스킹 공연에 청년노동자들은 환호와 함성으로 화답했고, 우리의 하루가 저무는 붉은 노을이 내려앉는 가운데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가 마무리됐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청년들에게 윤석열정권은 그 무엇보다 위협적인 존재다. 청년의 미래를 위해 윤석열정권을 끝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라면서 “민주노총은 청년노동자의 미래와 청년노동자의 삶을 위해 함께 나설 것”이라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청년노동자대회에 처음 참가했다는 김도회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서울지부 조합원은 “방과후강사로 일하고 있다. 강사 직군이 분기별로 계약을 맺는 것이 옳지 않은 것 같아 노동조합에 함께하게 됐다”라며 “청년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어려움을 나누고 극복할 방안을 찾아가는 일이 중요한 것 같다. 같은 동지를 만나 많은 것을 바꾸고 함께 싸울 수 있어 기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는 올해로 네 번째다. 민주노총은 매년 청년노동자대회를 열어 청년노동자의 요구를 사회에 알리고 있으며, 다양한 집회문화를 시도해 민주주의 문화에 이바지한다는 계획이다.

청년사업실을 신설한 2021년 10월에는 10.20 총파업을 앞두고 제페토 온라인 집회인 ‘랜선 청년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총파업이 낯선 MZ세대 청년노동자와 접촉면을 늘리고자 했다. ‘안전한 청년 일자리보장, 양질의 청년 일자리 보장’을 내걸었던 첫 청년노동자집회는 가상공간에서 열린 집회란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어 11월에는 직접 거리에 나서 ‘청년은 미래가 아닌 현재’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2022년 11월에는 건설노동자, 교사노동자, 공무원노동자, IT노동자 등 각계 각층의 다양한 청년노동자가 모여 자신들의 현안을 공연과 발언으로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배리어프리존과 성중립화장실을 준비하는 등 다양한 가치관을 포용하려 한데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에는 ‘노동개악 아닌 동지의 연대가 진짜 청년노동자의 희망’이란 주제로 윤석열정권의 가짜 ‘청년팔이’에 맞서 청년노동자가 스스로 일터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스스로 의제를 만들자는 취지의 세 번째 청년노동자대회를 진행한 바 있다.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2024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대회를 열고 그룹토의와 플로깅, 퇴진 퍼포먼스, 문화제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청년이 만드는 사회대전환을 위한 실천에 나섰다. 사진=송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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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기자 now.worknworld@gmail.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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