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도 폭염보다 아리셀 참사 유족을 더 지치게 하는 것은 ‘정부의 태도'”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

뜨거운 폭염 속 희생자 가족은 경기도청과 경기남부경찰청을 오가며,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사측과의 교섭조율, 민관합동 사고조사위원회 구성 및 관내 거주 이주노동자 안전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해왔지만, 경기도는 일방적인 행정을 할 뿐이었다고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는 5일 전했다.

유족들은 “폭염보다 더 희생자 가족을 지치고 열받게 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를 대하는 태도”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족들은 경기도청을 찾아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응과 관련한 경기도의 일방 행정을 규탄하고 경기도가 수습을 위해 본연의 자기 역할에 충실할 것을 요구하며 김동연 지사의 면담을 촉구했다.

11시 30분 경기도청에 도착한 유가족은 3주에 걸쳐 도지사 면담을 요구했으나 권한 없 는 자들만 면담을 내보는 경기도지사의 행태에 분노했다고 대책위는 전했다. 유가족들은 “김동연 지사는 언론에는 아리셀 문제에 책임 있게 모든 것을 행하겠다”라고 말하지만 “지난 43일간 김동연 지사의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더 이상 김도연 지사가 내세우는 기존의 경기도 공무원들을 믿을 수 없다. 약속을 잡아달라. 반드시 이번 금요일에 만나자. 이와 관련해 목요일까지 답을 달라”요구했다.

이후 경기남부경찰창 앞으로 이동한 유가족들은 박순관의 구속수사 촉구의 목소리를 높이며 “경찰은 유가족들이 수사 상황을 알도록 보장하라. 주 1회 브리핑이라도 하라”라고 촉구했다. 경기남부청 유가족 직접 행동을 진행하는 중 한익스프레스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이 방문해 유가족들에게 “우리의 진상규명 요구는 정당하고 반드시 진상을 알아야 한다. 건강 잃지 말고 싸우자. 힘내자. 같이 하겠다”라고 인사와 연대를 약속하는 일도 있었다.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

스물 여섯 번째 추모와다짐 시민추모제에서 조귀제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 부본부장은 “유가족이 만든 한지꽃을 봤다. 우리가 국화꽃을 대하는 것은 ‘떠나간 모든 사람과 함께 한다’라는 의미다.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되돌려 23명 노동자의 죽음을 막고 싶을 뿐이다. 뜨거운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경기도로 경기남부경찰청으로 가 참사의 진상을 규명을 요구하는 것이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시작이다. 희생자와 희생자 가족의 책임이 아니다. 모든 것이 내 탓 같지만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그러하기에 안전한 일터, 안전한 세상을 위해 다시 힘을 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외치자”고 했다.

송희태 님 (서울민예총)이‘소중한 사람들’‘별꽃 필 무렵’의 노래로 유가족, 추모제 참가자들과 함께했다. 김형삼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 수원용인오산화성 지부 의장은 “이번 주 일요일이 49재다. 하지만 우리는 49재가 가지는 그 본래의 그 의미도 살리지 못한다. 가해자인 박순관 대표와 정부가 제대로 사죄하고 죄에 응당한 대가를 치르고 정당한 배, 보상에 나서야 한다. 모든 것을 다 이룬 후에 우리 사랑하는 가족을 제대로 보내드리자.”

유족발언은 고 엄정정 님 유족 외숙모 윤영화 님이 했다. 윤영화 님은 “좋은 일로 만나야 하는데 이런 현실에서 마이크를 잡는 게 너무 마음 아프다. 외숙모인 내가 자주 여러분 앞에 서는 것은 희생자인 정정이와 내가 너무 각별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첫 월급을 받고 선물을 해준 사람도 나였다. 때로는 모녀같이, 친구같이 지내던 조카가 그 꿈을 펴보지도 못하고 이렇게 내곁을 떠나갔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영정 속 조카를 볼 때마다 ‘사람의 눈물이 이렇게 마르지 않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을 보며 너무 불평등하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우리가 더 힘을 내야 하는 이유다”라며 유족들을 격려했다.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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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주 기자 nojojogirl@gmail.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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