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발생 30일이 되는 날입니다. 그러나 ···”
아리셀 참사 가족들, 김동연 도지사에 26일까지 "면담 나서라" 통보
경기도 광주시 에스코넥 본사 찾아 사죄와 조속한 교섭 임하라 촉구
‘추모와 다짐’ 시민추모제 ···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노동조합 함께"
아리셀 참사 가족들, 김동연 경기도지사에 26일까지 "면담 나서라" 통보
7월 23일은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가 발생한 지 한달이 되는 날이다. 사측은 여전히 교섭을 회피하고, 정부당국도 책임을 미루고 있다. 아리셀 산재 피해 가족협의회,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 민주노총 경기도본부가 23일 오전 11시 경기도청에서 ‘아리셀 교섭 회피 규탄 및 정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오늘 26일까지 ‘협의회’와의 면담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김동연 지사가 참사 이후 각종 언론 앞에서 한 여러 가지 약속 을 환기시키고, 김동연 지사의 말과 경기도와 화성시의 행정이 괴리가 있음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김동연 지사와 경기도의 입장, 대책을 확인하기 위한 면담이 필요하다 요구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구체적으로 ▲31일로 종료되는 피해자 가족에 대한 숙박, 식사 등 지 원 현행 유지 ▲지난 1차 교섭 이후 가해자인 에스코넥·아리셀이 의도적으로 교섭을 회피하는 현상에 대해 다시 경기도가 가해자 에스코넥·아리셀이 교섭에 나올 수 있도 록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 ▲경기도가 수립한 재발방지대책과 관련 협의회와 대책 위의 의견을 청취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기자회견에 앞서 경기도청 1층 로비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들른 희생자 가족들 은 모셔진 위패 가운데 고 김00 님의 위패가 안치되어 있지 않음을 확인하고 “경기도 가 너무 성의 없다”라며 “어떻게 이렇게 피해자의 가슴에 또 못을 박을 수 있나?”라 고 다시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경기도 외에 서울, 부산, 대전, 충북, 전남, 대구, 울산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경기 광주 에스코넥 본사 찾아 사죄와 조속한 교섭 임하라 촉구
11시 경기도청 기자회견을 마친 희생자 유족들은 가해자 에스코넥·아리셀의 박종관대표이사를 찾아 에스코넥이 위치한 경기도 광주를 찾아갔다. 오후 2시 에스코넥에 도착한 유족들을 맞이한 것은 에스코넥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에스코넥에 도착하자마자 가족들을 맞이 하는 것은 굳게 잠긴 대문(철문)이었다고 대책위는 전했다. 또한 “대표가 없다. 사장이 없다. 돌아가라”라는 경비 노동자의 말에 가족들이 분노하며 “에스코넥 왜 책임 안 지냐? 대표 나와서 교섭해라. 얼굴 보고 얘기하자. 우리 만나줄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며 맞섰다. 에스코넥 앞 직접 행동을 마친 유족들은 공장 인근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준비해간 현수막을 게시하고 ‘시민추모제’를 위해 화성으로 돌아왔다.
‘추모와 다짐’ 시민추모제 ··· "희생 헛되지 않도록, 노조 함께"
화성시청에서의 시민추모제가 진행됐다. 김현주 직업환경 전문의 (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 “진상규명은 두 가지다. 하나는 철저한 형사상 수사로, 누가 어떤 안전규정을 위반했는지 확인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재해조사를 제대로 해서 경영자, 국가 등 이윤을 위해 생명을 희생하도록 방조하고 조장한 자들을 처벌하는 것이다”라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의 강화와 제대로된 적용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어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언론 인터뷰 중 ‘아리셀 백서 발간’을 하겠다는 내용을 비판하며 지금 필요한 것은 백서 발간이 아니라 “경기도의 산업안전 조례에 근거하여 조사기구를 만들어 철저하게 진상규명을 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안기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화성지부장은 “사랑하는 가족과 사별했을 때 보낸 시간은 힘든 시간이었다. 그 당시 그 어떤 위로도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기에 유족분들 힘든 시간 보내고 계실 거라는 걸 감히 조금은 가늠한다. 힘 내시기 바란다. 희생당한 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세상을 바꾸는 데 우리 노동조합도 함께 하겠다”고 유족들을 격려했다.
유족발언이 이어졌다. 고 엄정정님의 유족 이순희님은 매번 이 자리 설 때마다 억장이 무너지고 분통이 터진다. 그럼에도 꼭 말하고 싶다. 오늘은 화성시장 만났다"고 전했다.
그 자리에서 화성시장은 사측이 "일도 못하는 중국인 비자로 왜 일했냐, 길림성 기준으로 임금 계산해서 보상하겠다"는 발언을 지적했다고 유족은 전했다. 이어 유족은 "시장에게 '지난 30일간 일분 일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시냐'고 했더니, 손을 잡고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시장을 한 번 믿어보자 생각했다. 화성시를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고 김재형 님 유족 김신복 님은 “여기 매일 찾아주셔서 고맙다. 가족도 있고, 퇴근하고 힘든데 우리 유가족들과 함께 해주셔서 너무 고맙다. 그래서 우리 유가족들도 눈물 흘리지 않고 힘을 다 합쳐서 꼭 진실을 밝히고 말 것이다”며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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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주 기자 nojojogirl@gmail.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