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제약, 약속대로 충남지부 집단교섭 나와라”
금속노조 충남지부가 경남제약 사측의 지부 집단교섭 불참과 매각 시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노조 충남지부는 4월 29일 오후 충남 아산 경남제약 신창공장에서 “경남제약 사측은 노사합의에 따라 충남지부 집단교섭에 즉각 나와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 2차 지부 집단교섭에 참석했던 충남지부, 지회 교섭위원들이 함께했다.
경남제약은 지난 2018년 금속산업 충남지부 집단교섭 참가를 약속했다. 2019년, 2020년 지부 집단교섭에 들어왔던 경남제약이 올해 교섭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충남지부와 경남제약지회가 노·사 합의이행을 압박했지만, 사측은 제대로 의사를 밝히지 않고 버티는 중이다.
▲ 금속노조 충남지부가 4월 29일 오후 충남 아산 경남제약 신창공장에서 경남제약 사측의 지부 집단교섭 불참과 매각 시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집회에 2차 지부 집단교섭에 참석한 충남지부, 지회 교섭위원들이 함께했다. 아산=박향주 |
정용재 노조 충남지부장은 집회에서 “용역 깡패 폭력, 먹튀, 복수노조 앞세운 금속노조 탄압 등 그동안 경남제약이 저지른 짓만으로도 징글징글한데, 지부 집단교섭에 나오기로 한 약속마저 어기고 있다. 노·사 상호 합의를 왜 지키지 않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용재 지부장은 “5월 13일 3차 지부 집단교섭을 연다. 경남제약은 노·사 합의에 따라 지부 집단교섭에 나와야 한다. 긴말 않겠다. 금속노조는 사측이 교섭에 나올 때까지 충남지부 조합원들과 함께 신창공장에 계속 오겠다”라고 경고했다.
경남제약 매각설에 관한 우려가 쏟아졌다. 정용재 지부장은 “사측은 노동자 괴롭히고 먹튀 할 궁리보다 신창공장 직접투자와 생산 확대로 노·사가 같이 성장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라며 “금속노조는 언제든 먹튀 투기자본과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 경남제약은 먹튀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정용재 금속노조 충남지부장이 4월 29일 오후 충남 아산 경남제약 신창공장에서 연 경남제약 지부 집단교섭 불참과 매각 시도를 규탄 집회에서 “금속노조 충남지부는 경남제약이 교섭에 나올 때까지 충남지부 조합원들과 함께 신창공장에 계속 오겠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아산=박향주 |
노조 충남지부 경남제약지회는 대주주 이익을 위한 지분매각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홍유진 지회장은 “경남제약 주식거래가 다시 열리자 매각 얘기가 바로 흘러나왔다”라며 “기업사냥꾼이 빈껍데기로 만든 회사를 노동자들이 겨우 살려놓으면 또 다른 먹튀 자본이 들어오고, 이 과정을 스무 해 가까이 되풀이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홍유진 지회장은 “투기자본이 주가를 높인 다음 매각하는 방식을 계속 써온 만큼 한국증권거래소는 하루빨리 경남제약 자본의 움직임을 관리·감독해 먹튀를 방지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경남제약은 2003년 녹십자가 인수한 뒤 대주주가 여덟 차례 바뀌었다. 매번 투기자본이 들어와 먹튀 논란과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 무자본 M&A와 3자 배정 유상증자 같은 이익을 빼돌리는 ‘먹튀’ 수법으로 경남제약 인수·매각을 반복해왔다. 경남제약은 2018년 회계 처리 위반이 적발돼 주식거래 정지와 상장폐지 위기를 겪었다.
현재 경남제약은 연구개발이나 신창공장 설비투자보다 부동산 투기 등에 집중하고 있다. 2019년 서울 논현동 라이브플렉스타워를 410억 원에 사들였다. 지회는 사측이 자산 불리기에 열 올리는 이유는 조만간 매각에 나서겠다는 신호라고 판단하고 있다.
노조 경남제약지회는 매각 소문이 잦아들지 않자 지난해 12월 경남제약 서울사무소 앞 선전전을 시작했다. 지회 간부들은 올해 3월 11일부터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거래소에서 투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