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념하고 쉬었음’, ‘위험의 외주화’, ‘비정규직 차별’… 청년노동의 다른 이름들

민주노총, "청년에 양질의 일자리 보장해야" 증언대회 개최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민주노총이 청년들의 불안정 노동과 저임금 구조, 비정규직 차별을 지적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을 한 자리에 모아 문제점을 살폈다.

고강도 저임금 노동에 밀려 이른바 '쉬었음'을 강제당한 사례, 고등학교 졸업자에 가해지는 차별 등이 지적됐다. 비정규직 문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플랫폼노동 등 불안정 노동 뿐 아니라 '좋은 일자리'로 여겨지는 교사와 공무원 청년 노동자에게도 노동 문제는 포진되어 있었다. 양질의 일자리 보장을 국가가 나서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따랐다.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공동주최했다.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최별하 (대학생, 실업급여 수급자)
"청년들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기까지 실업급여를 충분히 받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자발적 퇴사로 인한 실업급여는 보장받지 못하고, 비자발적 퇴사로 인한 실업급여마저도 사업주의 눈치를 봐야합니다. 청년들은 설령 일자리를 구했다 하더라도 근로계약서 미작성이 태반입니다.

근무시간이 초과되어도 어쩔 수 없다며 추가수당 미지급, 부당해고, 퇴직 시 퇴직금 미지급, 이직확인서 미작성 등 으로 사업주와 여러 마찰을 겪어야합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힘든 것은 일하는 사람을 위한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는 점이고, 이게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에서 일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져야 합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정부 수준의 일자리 창출 계획이 제출되어 합의를 이끌어야 합니다."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신수연 서비스연맹 전국특성화고노조 위원장
"요즘 '쉬었음' 청년이 많아지고 있다는 소식, 다들 잘 아실 듯 합니다. 취업을 위해 특성화고를 택한 학생들이 왜 더 이상 취업을 하지 않을까요? 바로 일자리가 부족하고, 있는 일자리마저도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현장실습생의 산재사망 소식을 '언젠가는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로 느끼고 있습니다.

인천의 한 공업계열 학생은 도제 현장실습을 나가서 상사에게 “일 배우는 게 왜 이렇게 느리냐. 그러면 널 채용할 수 없다”, “멍청하니까 이런 일이나 하는 거야”라는 말과 함께 몽키스패너로 맞았다는 증언을 했습니다. 고작 19살 때 들었던 말입니다. 이처럼 여전히 현장의 특성화고 학생들은 취업처에서 고졸이라는 이유로 승진·임금 등 차별을 당하고 있고, 값싼 일자리로만 취급을 당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안전하게 실습할 수 있는 실습처를 확대하고, 이에 대한 안전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합니다.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한다온 금속노조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대의원
"현대제철의 비정규직 청년노동자들은 차별과 착취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허용치 않은 불법파견의 사용자로서 사내하청노동자들을 불법으로 착취하며 막대한 부당이익을 얻어온 현대제철은 온갖 부당한 차별과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통해 비정규직청년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현대제철의 청년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노동조건을 협의하고 대화야 할 상대가 없습니다. 하청업체는 현대제철의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관련해 그 어느 것 하나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에 하청업체와의 대화나 교섭은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낡은 노조법인 현재의 법조항으로는 진짜 사용자임을 확인해 준 사법부의 판결이 있음에도 사용자임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청년노동자가 죽지 않고 일하기 위해, 진짜 사장과의 교섭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게 노조법 2조 개정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김금영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지부장
"국민건강고객센터의 일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공공서비스입니다. 사람을 돕고, 사회에 기여하는 보람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 현장에는 사람이 없습니다. 청년이 오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좋은 일'이지만 '좋은 일자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최저임금 수준의 저임금을 받을 뿐 아니라 국민건강을 위해 일하면서도 건강권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청년노동자는 사회 속에서 자립하고 성장하기 위해 안정적 고용, 경력의 누적,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일자리를 필요로 합니다. 결국 지금같은 외주화 구조는 청년의 노동을 소모품처럼 소비하게 됩니다. 공공기관의 실질적 사용자인 정부는 상담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해야 합니다."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김영학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대구지부 조합원
"배달라이더 상당수가 20대, 30대 청년입니다. 우리 배달노동자는 압도적으로 많은 산업재해를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노동자'가 아니라 최소한의 권리도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가는 매년 오르지만 배달 기사들에게 돌아오는 배달 수수료는 아이러니하게도 매년 삭감돼왔습니다.

플랫폼은 우리를 ‘노동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하지만, 저희는 분명히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일한 만큼 보상받지 못하고, 오히려 일할수록 더 위험해지고 더 불안정해지는 구조 속에서, 저는 그리고 저희 청년은 스스로의 미래를 더 이상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청년 노동자들을 위험으로 몰고 있는 이 구조를 끊어내기 위해선 법과 제도로써 우리 청년 노동자들을 노동자로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김영운 공무원노조 부위원장
"우리나라 청년공무원들은 민간 대비 턱없이 낮은 보수로 인해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으며, 이로 인한 대량 이탈은 국가 행정력의 위기입니다. 현재의 청년공무원 저임금 문제는 단순한 처우 개선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입니다. 국가 행정을 책임질 우수한 청년 인재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공직을 떠나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공무원들이 경제적 걱정 없이 국정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공무원들이 기본적인 생활조차 걱정해야 하는 현실을 개선하는 것은 국회의 중요한 책무입니다. 청년공무원들의 절박한 현실을 외면하지 마시고, 미래 대한민국을 위한 관점에서 바라봐주시길 요청드립니다."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김지희 전교조 부위원장
"소위 '철밥통'인 저희 교사 공무원은 안정적인 일자리이기 때문에 수많은 청년들이 교사 공무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강도에 대비되는 저임금 문제, 노동자들이 보호받기 힘든 열악한 노동여건 문제 때문에 수많은 청년공무원들이 본인이 고생해서 얻은 직장을 관두고 다른 직장을 구하는 상황입니다.

'악성민원'이 큰 가장 큰 문제입니다. 서이초 사건 이후에도 교사에게 민원과 업무가 집중되는 구조는 변하지 않았고, 학교 현장에서는 교권 보호 조치가 체감되지 않아 여전히 바뀐 것이 없다는 자조와 분노가 가득합니다. 교사가 직무 수행 중 겪는 정신적 위협은 '재난 상황'에 준합니다."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현장증언을 마치고 제언이 이어졌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언대회에 참석해 "대한민국 청년 의제가 다양한 방면에서 제기되지만, 노동 분야에서도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특히 작업중지권 현실화와 노조법 2조·3조 개정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을 담아 신속하게 처리하려고 한다"고 한 뒤 "이밖에도 여러 청년 노동이 직면한 문제들이 이재명 정부 5년 내에 실질화, 현실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겨레 민주노총 청년위원장은 "현재 청년 실업자 규모가 26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쉬었음' 청년이 50만 4,000명에 달한다. '쉬었음' 청년은 구직 '체념' 상태로 여겨진다. '쉬었음'청년이 발생하는 그 이유로 적합한 일자리 부족(38.1%)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고 지적했다.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청년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양지웅(공무원노조)

더해 "고용의 불안정성, 고용형태별 상대적 임금 격차, 사업자 규모에 따른 권리 보장의 차별, 일부 직업에서의 기본권 박탈 등 한국사회 노동자들이 겪는 전반적 차별과 불평등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 청년 지원체계를 강화함과 동시에 일자리 획득 이후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한국 사회 노동시장 문제점 중 하나는 청년 노동시장의 불안정성과 취약성 및 비공식성의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를 졸업하거나 떠난 이후 경제활동과 비경제활동의 중첩된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문제를 동시에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 청년층의 불안정한 일자리와 이행기 노동시장 정책의 전환과 정책지원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또한 주거·자산소득 불안 등의 위험에 노출 여부도 청년의 경제활동과 고용형태에 따른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가토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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