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최악의 살인기업 이주노동자 23명 사망케한 ‘아리셀’ ··· 현대건설, ‘단골 살인기업’ 불명예
시민이 뽑은 최악의 살인기업 1위는
'급식노동자 폐암 방치' 시도교육청
갈수록 이주화·외주화되는 산재사망
플랫폼과 공공기관도 '죽음의 일터'
10대 건설사 '살인기업 단골 등장'
시민이 뽑은 최악의 살인기업 1위는
'급식노동자 폐암 방치' 시도교육청
이주노동자 23명을 사망케 한 아리셀(대표 박순관, 모회사 에스코넥)이 '2025년 최악의 살인기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에서 역대 가장 많이 선정된 곳은 현대건설이었다.
시민이 뽑은 살인기업은 급식노동자의 폐암 산업재해를 방치한 각 시·도 교육청이 1위를 차지했다.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노동건강연대·매일노동뉴스·민주노총)은 "기업은 대국민 사과를 할지언정 유족에게 사과하지 않았고, 하청, 비정규직, 이주노동자가 죽음에 내몰리는 구조를 바꾸지 않았다. 국가는 기업을 비호하고 노동자를 외면했다"고 산재 현장을 요약했다.
22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선정식이 공동캠페인단 주최로 열린 가운데 이같은 결과가 발표됐다. 2025 최악의 살인기업은 지난해 6월 리튬배터리 화재사고로 노동자 23명을 사망케 한 아리셀로 선정됐다.
지난해 6월 경기 화성시 아리셀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23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 노동자를 원·하청으로 구분하면 하청노동자가 20명이었으며, 국적으로 구분하면 18명이 외국인, 성별로 구분하면 15명이 여성이었다. 사망한 이주노동자들은 모두 인력공급업체(메이셀)를 통해 ㈜아리셀 공장에 불법으로 파견된 상태임이 밝혀졌다. 일터의 죽음이 이주화되고 외주화됨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다.
살인기업 공동 2위는 한국전력공사와 ㈜대우건설이다. 이들 현장에서는 지난해 7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전원 하청 소속의 노동자였거나 이주노동자들이었다. ㈜대우건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현재까지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노동자가 사망한 기업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11명이 사망한 '중대재해 최다 발생 공공기관'이다.
지난 20년공안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가장 많이 선정된 '단골 살인기업'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2007년(10명 사망), 2012년(10명 사망), 2015년(2005~2014년 10년간 110명 사망), 2022년(6명 사망) 총 4회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20년간 동안 최악의 살인기업 순위에 가장 자주 등장한 기업은 GS건설㈜과 ㈜대우건설이다. GS건설㈜과 ㈜대우건설은 올해까지 각 열 한 번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시민 6755명이 지난 14일~20일 직접 뽑은 최악의 살인기업 투표 결과도 발표됐다. 시·도교육청이 40.1%(2,706표)를 득표하며 '시민이 뽑은 최악의 살인기업'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시·도교육청은 학교급식 조리노동자 13명이 폐암으로 사망하고, 학교급식 조리노동자 전체 수검자의 32.4%(13,653명)가 폐 CT 검진에서 이상 소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환기 시설 개선을 방치하고 최근에는 이에 대한 예산 30% 삭감을 발표했다.
이어 쿠팡이 25.6%(1,747표)로 2위, 삼성전자가 7.6%(512표)로 3위에 선정됐다. 이를 선정하며 캠페인단은 "2024년 5월, ‘개처럼 뛰고 있다’라는 말을 남기고 사망한 쿠팡 택배 노동자를 기억해야 한다. 야간노동과 과로, 폭염 속에서 한 해 수백명의 노동자가 119에 실려간 기업"이라고 짚었다.
건설사 산재사망 여전한데다
플랫폼 공기업도 '죽음의 일터'
"아리셀 투쟁 끝까지 함께" 호소
이날 선정식에서 이상윤 노동건강연대 공동대표는 "기업에 오명을 덧칠하는 방식으로 시민에게 알리는 행사를 20년간 진행하면서 초기보다 훨씬 더 많은 시민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계신다"고 한 뒤 "20년간 산재사망의 추이를 살펴보면, 이주노동자와 비정규직의 죽음이 특히 많아지고 있다. 또한 건설현장의 죽음이 주를 이뤘던 반면 최근에는 다양한 플랫폼 기업들과 서비스업, 공기업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며 씁쓸한 현실을 전했다.
아리셀 참사 유족을 대표해 여국화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 사고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법정 투쟁중이다. 시민분들과 연대자분들도 우리 투쟁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리셀 참사가 끝까지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응원과 연대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거듭 연대를 요청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MTU) 위원장은 작년 산재사망자 중 12.9%가 이주노동자였고, 내국인에 비해 산재사망 발생율이 3배 높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은 너무나 불안해 한다. 이런 죽음은 멈춰야 한다. 우리는 죽으러 오지 않았다"며 근본적인 이주노동자 안전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가장 비참하고 안타까우며 분노스러운 선정식이 아닐까 싶다. 노동자들의 죽음은 어쩔 수 없는 사고도, 개인의 책임도 아니다. 이는 노동자의 생명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기업의 태도와 이를 방관하는 법과 제도에 의한 구조적 살인"이라면서 "내란수괴가 파면되고 조기대선이 시작되는 시점, 일터도 삶터도 안전한 세상을 위해서 우리는 계속 노력하고 싸워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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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주 기자 kctu.news@gmail.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