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3명 산재사망 책임 회피하는 에스코넥과 거래 끊어야”···삼성협력사 행동규범 위반 ‘지적’

삼성전자-삼성SDI 협력사 행동규범 노동,인권. 환경 윤리경영 전면위반
유족, "희생된 남편, 삼성 거래 끊으면 내일이라도 망할 회사라고 했다"
경찰-노동부, 박순관 대표에 중처법·산안법·파견법 위반 혐의 구속영장 청구

23일 오전 10시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의 책임을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조연주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두 달 전 공장화재로 23명의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에스코넥/아리셀과의 협력관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노동시민사회의 촉구가 나왔다. 에스코넥/아리셀이 삼성 협력사 행동규범에 명시된 노동,인권,환경 경영에 대한 내용을 전면 위반했다는 이유다.

23일 오전 10시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의 책임을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38개 노동(안전),시민사회,종교,단체가 공동주최했다. 기자회견에는 에스코넥 준법 실천 서약서에 박순관 에스코넥 대표가 자필로 서명한 서약서가 대형인쇄돼 전면에 세워졌다.

같은 시각,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박순관 에스코넥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파견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며, 박 대표를 비롯한 4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정했다고 발표했다.

23일 오전 10시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의 책임을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조연주
23일 오전 10시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의 책임을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조연주
23일 오전 10시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의 책임을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조연주
23일 오전 10시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의 책임을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조연주

삼성전자 협력회사 행동규범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모든 협력회사는 비상사태 대비, 산업재해 예방, 유해인자 노출저감, 위험 설비 안전관리, 안전보건교육(모국어 등 적절한 언어로 적절한 안전보건교육 실시)를 충실히 지키지 않는 업체와의 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

삼성 SDI의 파트너사 행동규범에는 파트너사(협력업체)가 안전한 작업환경을 확보하며 근로자들이 존중받을 수 있는 경영 프로세스를 구축 및 유지하면서 윤리적으로 기업을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미이행시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에스코넥은 삼성전자에 삼성 갤럭시 핸드폰 부품을, 삼성SDI에는 리튬2차배터리 부품을 납품해온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1차 협력회사다. 에스코넥이 실질 지배하는 아리셀은 지난 6월 배터리 화재로 23명의 노동자를 사망케 한 책임을 져야하지만, 회피하고 있다. 삼성은 아리셀 참사의 실질적 책임이 있는 에스코넥과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이동곤 금속노조 충남지부 삼성SDI지회장은 "삼성SDI 파트너사 행동규범 중 맨 앞에는 동반성장과 안전한 작업환경, 노동자들이 존중받을 수 있는 윤리적 기업운영을 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삼성전자의 협력사 에스코넥 박순관은 23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진심어린 사과조차 할 생각이 없는 비윤리적 기업이며, 대표"라면서 "삼성SDI의 사측은 동반살인을 할 것이 아니라면 반노동, 비윤리적 기업에 스코넥과의 거래를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삼성SDI의 파트너사 기준 미달이며, 삼성의 망신"이라고 강조했다.

23일 오전 10시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의 책임을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조연주
23일 오전 10시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의 책임을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조연주
23일 오전 10시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의 책임을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조연주
23일 오전 10시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의 책임을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조연주

이종란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상임활동가는 "참사의 주범 박순관 대표는 삼성 출신이다. 그 인연으로 에스코넥을 경영하며 삼성전자에 갤럭시 휴대폰 부품을 납품해 왔고, 삼성SDI에 리튬2차 배터리 부품인 분리막을 납품해 왔던 것"이라면서 "행동규범에서 협력사가 윤리경영의 이행 책임을 충실히 지키지 않는 업체와는 거래 중단 까지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 중대재해 참사를 일으킨 에스코넥과 협력사 관계를 지금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이기도 한 권영국 정의당 당대표는 "에스코넥의 대표이사는 에스코넥은 물론 에스코넥이 지배관리하는 아리셀 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유예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에스코넥 및 아리셀 종사자들에 한 중대재해처벌법상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지닌다. 에스코넥은 6월 참사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마땅히 져야 하나 사태 해결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없이 아리셀 뒤에 숨어있다"고 지적했다.

더해 "이는 삼성전자와 삼성SDI와 맺은 행동규범에도 위반다"며 삼성에 "협력회사 행동규범을 위반한 협력회사 에스코넥에게 아리셀 참사와 관련한 위반 사항에 대한 개선조치와 사후 조치를 요청하고, 요청 기한 내 개선조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즉시 에스코넥과의 거래관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다.

아리셀의 연구원 희생자의 아내인 최현주 씨가 유족을 대표해 발언에 나섰다. 최 씨는 "우리 남편이 '에스코넥은 삼성이 당장 오늘이라도 거래를 끊으면 당장이라도 망할 회사'라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만큼 삼성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삼성이 스스로를 일류 기업으로 외치고 책임경영을 외치는 기업이라면 우리 유족들의 목소리를 반드시 들어야 할 것이다"라고 한 뒤 "삼성이 에스코넥을 가만히 둔다면 우리가 삼성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검찰이나 경찰, 노동부보다도 먼저 삼성이 행동에 나서야한다"며 촉구했다.

23일 오전 10시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의 책임을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조연주
23일 오전 10시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의 책임을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조연주
23일 오전 10시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의 책임을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조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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