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피폭자 증언대회 열려… “기억을 계승해 전쟁과 핵무기 없는 미래로!”

민주노총, 원폭 80년・해방 80년 맞아 증언대회 개최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연대 다짐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사진=송승현

한국과 일본의 피폭자가 모여 서로의 증언을 나누고 전쟁과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호소를 전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민주노총은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증언대회에는 양국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80년 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으로 약 70만 명이 희생됐고 이중 10만여 명은 한국인으로 알려졌다. 미국 원폭・일본 강제동원・한국 정부의 방치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한국인 피폭자들은 반전과 반핵, 평화를 누구보다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증언대회에 참석한 이기열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전 부회장과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은 미국과 일본의 진심어린 사죄를 요구하는 한편 미래세대에게 핵 위협과 평화 교육의 중요성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열 전 부회장은 1945년 히로시마에서 피폭된 1세 피해자다. 피폭 당시 생후 5개월에 불과했다. 지난 80년간 각종 질병과 수술을 겪은 그는 “종합병원과 같은 상태로 살아왔다”라고 증언했다.

한국인 피폭 생존자가 1,580명에 불과하다고 전한 이 전 부회장은 “미국은 핵무기 피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해야 하고 일본 역시 전범국으로서 사죄와 반성은 물론 피해자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면서 “전 세계 핵무기의 고철화, 한반도 핵 위협 해소를 통해 핵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라는 소망을 건넸다.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이기열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전 부회장.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이기열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전 부회장.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사진=송승현

1994년부터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활동을 해온 심진태 합천지부장은 원폭피해자지원특별법 제정과 복지회관 건립, 자료관 건립 등의 성과를 소개했다. 현재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추진 중인 심 지부장 역시 “원폭피해자 인권운동과 피핵평화운동은 2세가 중심이 돼야 한다. 미래세대에게 핵 위협과 평화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 목표”라면서 세상을 떠나기 전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반드시 사죄와 배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 대표위원인 다나카 시게미츠 씨도 참석했다. 일본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이하 일본피단협)는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핵무기 없는 세상을 이루고 다시 사용돼서는 안 된다’라는 증인들의 진술을 드러낸 공로가 인정받은 결과다. 일본피단협은 1956년 원폭 생존자들이 결성한 풀뿌리 민간단체다. 냉전시기 UN 군축특별총회에 3차례 대표단을 파견해 ‘피폭자는 없어야 한다’는 호소를 전하기도 했고 핵무기금지조약에 모든 나라의 가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벌여왔다.

시게미츠 대표위원은 “일본피단협에 노벨평화상이 수여된 건 ‘핵의 터부’가 무너지고 핵무기 사용 위기가 닥쳤기 때문”이라면서 “지금도 우크라이나와 가자 지구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핵무기 사용 위협이 반복된다. 동아시아에서도 군사적 위협이 되풀이되면서 핵전쟁 위협이 다가온다”라고 지적했다.

한국 피폭자들을 ‘우리의 동료’라고 표현한 시게미츠 위원은 “일본 정부가 핵무기금지조약에 가입하고 피폭자에 대한 국가보상을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라며 “핵무기와 인간은 공존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다나카 시게미츠 일본원수폭피해자협의회 대표위원.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다나카 시게미츠 일본원수폭피해자협의회 대표위원.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송승현

민주노총은 지난달 4~9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열린 원수폭금지 2025년 세계대회에 11명 대표단을 파견했다. 두 도시에서 열린 본대회는 물론 각종 포럼과 워크샵, 증언대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대표단은 세계 각국의 활동가와 피폭자가 모인 가운데 핵무기의 비인도성, 핵 확산 금지활동, 세계 시민운동의 연대와교류 등을 논의한 국제회의 선언문을 공동으로 발표한 바 있다.

8월 대회에 참가했던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인류는 핵무기의 위험을 목격하고도 80년째 그 위험을 키우고 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핵 보유국에게 반성과 각성을 요구하는 고통과 양심의 증거”라면서 “80년을 맞은 올해 원수폭금지 세계대회는 평화와 연대를 외치는 세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은 귀중한 성과였다”라고 돌아봤다.

양경수 위원장은 “다시는 핵무기가 사용되면 안 되기에, 한일 민중이 가진 역사를 기억하고 평화를 위한 힘을 모으기 위해서”라고 증언대회를 연 취지를 전했다. 또 “한국과 일본 각 정부를 향해 피폭자에게 사죄하고 보상하라 요구해야 한다. 전쟁을 위한 군사동맹이 아니라 평화를 위한 연대에 나서라고 요구해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 “민주노총이 일본 정부를, 젠노렌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쟁할 수도 있다. 우리의 연대가 공고해지고 힘이 커질 수록 과거에 대한 사과와 보상, 평화의 시간이 당겨질 것이다. 평화주의자들이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8월 대회에 함께 참석했던 장석원 금속노조 기획실장 또한 “피폭자가 살아있는 한 피폭은 과거가 아니라 지금의 현실이다. 양국 시민이 언젠가는 원수폭을 폐지한 첫 번째 세계대회에서 만나자”라고 소감을 전했다.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장석원 금속노조 기획실장.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장석원 금속노조 기획실장.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사진=송승현
원폭 투하 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일본 피폭자 증언대회’를 열고 피폭자의 증언을 알리는 한편 동아시아 비핵 평화를 위한 한일 노동조합과 시민운동의 연대를 다짐했다. 사진=송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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