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임금 시간당 환산하니 ‘7천원 선’···”최저임금 적용방안 이미 많다”

특고·플랫폼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방안 토론회
방문점검·배달·대리운전 노동자 임금실태 발표

민주노총이 26일 오후 2시 15층 교육장에서 최저임금 적용 방안 연구발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송승현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지난해 임금을 최저임금으로 환산할 시 7000원대에 머무르며 최저임금(2024년 기준 시간당 9860원)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방안을 마련한 해외 사례들이 함께 검토됐다.

민주노총이 26일 오후 2시 15층 교육장에서 최저임금 적용 방안 연구발표 토론회를 개최했다. 노동법을 전면 적용받지 못하고, 오랜 법적 싸움으로 '노동자성'을 인정받아야 하는 이들 노동자의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문제는 오랜 시간 지적되며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저임금법 5조 3항에서는 도급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을 따로 정할 수 있도록 해놓았지만, 지금까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특고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확대 적용 논의가 몇 차례 나왔으나, 현실화되지는 않은 상태다.

방문점검·배달·대리노동자의 임금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가 맡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진행된 조사에서 방문점검 노동자의 3개월 평균 급여는 246만 원이며,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부담하고 있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를 지출로 포함해 계산할 경우 순수입은 127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최저임금으로 환산하면 평균 시급은 7503원이고, 사회보험료를 지출로 포함하지 않는 경우 시급은 8863원으로 계산됐다.

배달노동자의 3개월 평균 급여는 293만 원이었으며,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를 지출로 포함해 계산한 순수입은 134만 원(시급 환산 7864원), 사회보험료를 포함하지 않으면 시급은 8495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리운전 노동자의 경우 3개월 평균 급여는 215만 원이었고, 순수입 77만 원을 시급으로 나눴을 때는 6979원(사회보험을 지출에 포함)에서 7730원(미포함)으로 계산됐다.

최저임금 적용 해외 사례를 두고는 조현실 건국대 법학 박사가 설명에 나섰다. 노동자성을 노동자가 직접 입증하는 게 아닌, 사용자가 '노동자성 없음'을 입증해야 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사례가 우선 발표됐다. 유럽연합(EU)은 플랫폼노동입법지침을 두고 플랫폼 기업이 ①보수액(임금)의 실제적 결정 ② 외모와 행동 양식과 관련한 규율을 노무제공자에게 요구 ③ 전자적 방식을 포함한 노무 제공에 대한 평가 ④노동 시간 등에 대한 실제적 제한 ⑤ 노무제공자가 고객을 확대하는 데에 있어 실제적 제한을 하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 중 2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노동자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이 26일 오후 2시 15층 교육장에서 최저임금 적용 방안 연구발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송승현
민주노총이 26일 오후 2시 15층 교육장에서 최저임금 적용 방안 연구발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송승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플랫폼기업 '다이나멕스'의 배송기사들이 집단 소송하는 과정에서 '노동자'와 '독립계약자'의 기준이 제시됐다. ① 계약상으로나 실제로 업무 수행과 관련된 지휘 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② 사용자의 통상적인 사업 범위 외의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며 ③ 사용자로부터 독립적으로 형성된 거래, 직업 또는 사업적 본질을 갖춘 업무에 관례적으로 종사하고 있어야 '독립계약자'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로써 당시 독립계약자로 분류된 배송기사 인력의 65%가 ABC 기준하에 ‘노동자’로 분류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호주의 '허점막기 법(Closing Loophole Bill)'은 '유사고용(employee-like)' 노동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사용자가 고의적으로 최저임금 등을 미지급하는 경우 강한 형사법으로 규정하도록 개정, 도로 운송 산업에서 최소 노동 기준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 안전운임제 제정 등을 포괄한 내용이다.

뉴욕시의 배달라이더 최저임금 계산식
뉴욕시의 배달라이더 최저임금 계산식

이밖에도 미국 뉴욕시가 배달라이더 최저임금을 계산하는 방식, 시애틀시가 온디맨드 노동 (플랫폼노동)에 대한 임금 지급 규정 조례를 도입한 사례 등을 소개했다. 뉴욕시과 시애틀시는 대기시간을 ‘노동시간’에 포함한 점이나 휴대폰 사용, 오토바이 수리비 등과 같은 비용을 모두 보수에 포함했다. 뉴욕시와 시애틀시의 사례는 ‘예측불가능’ 하다는 이유로 그동안 정립되지 않았던 플랫폼 노동자들의 임금을 추산했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크는 평가다.

조 박사는 "이미 다른 국가들은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의 법적 지위에 관한 문제나 적정한 임금을 보장하는 방식 등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직종의 노동자 수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핵심권리 중 하나인 최저 소득 보장을 위한 제도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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