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정책대회] “산별협약 쟁취와 과제, 프랑스노총 사례에서 배우다”
“마크롱의 연금개혁에 맞선 투쟁에서 두 가지가 필요했습니다. 강력한 파업을 할 수 있는 전투적 노조와 더 많은 조합원이었습니다.”
반민중 정책을 막기 위한 투쟁을 조직하는 데서 프랑스노총의 고민도 우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24 민주노총 정책대회 두 번째 날 ‘산별교섭 강화를 위한 프랑스 노총의 전략’이라는 주제로 초청 강연이 이뤄졌다. 강연에 나선 드니 그라브일 프랑스노총(이하 CGT) 중앙 서기(이하 그라브일)는 CGT가 활동해 온 사례를 통해 산별협약, 그리고 현재 프랑스 노동자의 과제인 연금개혁 저지 투쟁을 소개했다.
프랑스 사회의 단체협약 체계는 국내 상황과 크게 달랐다. 최저임금, 연금 등을 정하는 전국협약과 산업 내 직종별 임금, 노동시간 및 조건을 정하는 산별 협약 그리고 이를 개선하는 기업별 협약을 하는 구조가 일반화돼 있다. 또한 단체협약이 체결되면 조합원이 아닌 해당 산업에 속하는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된다.
이러한 구조는 프랑스의 노동조합 조직률이 우리나라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연금 개혁 등 국가정책에 대한 주요한 투쟁에서 조직된 조합원의 수를 뛰어넘는 더 많은 노동자의 투쟁 참여를 가능케 하기도 한다. 그라브일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데, 있어 공동의 목표를 지향하는 노력이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협동이 이뤄진다고 전했다.
그라브일은 “산별협약 구조가 저절로 법령화 된 것이 아니라 수십 년을 진행해 온 투쟁과 강력한 노동자의 파업이 있었기에 정착될 수 있었다”라며 “특히 시청각 산업의 협약을 통해 비정규 노동자에 대한 보호가 크게 향상됐다”고 금속 산업과, 시청각 산업에서의 산별 협약 사례를 소개했다. 다만 마크롱 정권은 산업별로 맺어진 단체협약을 통합하여 하향평준화를 시키려고 하는 등 협약의 개선이 아닌 이를 파괴하기 위한 보수정권의 공격도 이뤄지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런 과정에서 마크롱 정권은 연금 기금을 국가 예산에 사용하려고 시도했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연금 개혁 저지 투쟁이 최근 프랑스 노동자에게 중요한 이슈였다. 그라브일은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고 여론전에서의 승리로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CGT는 산별 협약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 역사에서 프랑스 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최근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유럽 연합 지침을 관철해 냈다고도 했다.
끝으로 그라브일이 전한 CGT의 과제는 민주노총에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다양한 행동을 통해서 힘을 길러야 하고 파업 전략이 중요하다는 점과, 더 많은 조합원을 조직해야 할 과제. 그리고 의회 권한을 확대하고 극우에 대항하기 위해 5개 노총이 더 큰 블록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노총이 강조하는 단결과 강력한 투쟁, 조직확대 과제와 맥을 같이한다.
이처럼 프랑스의 단체협약 구조는 국내 상황과 크게 달랐고 발전된 형태라고 볼 수 있었지만 이런 구조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해 온 역사와 극우 세력에 맞서는 투쟁이 과제로 제기되고 있는 점은 민주노총이 앞으로도 연구하고 곱씹어봐야 할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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