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밥은 누가 해주는 걸까’… 학교급식노동자 응원하는 시민 작품 모여
학교급식실 폐암대책위, 급식노동자 응원 작품 공모전 열어
대상 4편, 최우수상 11편 등 총 15편 선정… 10/31~11/1 의원회관 2층서 전시
“우리 급식 만들다 병 갖게 된 게 마음이 아파… 좋은 환경에서 건강하게 일했으면”
학교급식노동자를 응원하는 시민들의 문화작품이 한 자리에 모였다. 폐암 발생이 만연한 학교급식노동자의 실태를 알리고 개선하기 위한 힘을 모으자는 차원이다.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산업재해 피해자 국가책임 요구 및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지난 7월부터 8월 말까지 학교 무상급식을 경험한 시민(성인 만 24세까지)을 대상으로 학교급식노동자를 응원하고 건강과 안전대책을 제안하는 주제의 글과 그림, 영상 작품을 공모했다.
대책위는 지난 25일 오전 9시30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공모전 시상식을 열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성인 부문으로 나뉘어 대상 각 1명씩과 전체 최우수상 11명을 선정했다. 공모전은 대책위와 정혜경 진보당 의원, 강득구·김주영·김태선·문정복·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주최했다.
지난해 3월 교육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4개 시도교육청 학교급식노동자 2만4천65명 중 31명이 폐암 확진을 받았다. 폐암 의심 단계인 노동자도 139명이었다. 주된 폐암 발병 원인은 ‘조리흄’(cooking fume)이다. 음식을 튀기거나 볶을 때 발생하는 초미세 분진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암연구소(IRAC)에서도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더 큰 문제는 급식실의 환기시설이다. 학교급식노동자들은 “튀기거나 볶지 않는 음식을 아예 만들지 않을 수 없기에 매일 연기를 들이마실 수 밖에 없다. 환기시설이 잘 갖춰져야 하나, 환기가 잘 되지 않거나 시설이 노후된 곳이 많다”라라고 호소한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이번 공모전에 대해 “급식을 만드는 노동자들이 급식 이면에서 죽어가고 있음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 죽음의 학교 급식실 문제를 알릴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며 “모든 노동자가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혜경 의원은 학교비정규직노동자 출신이다.
초등학생 부문 대상을 받은 정하진 학생에겐 “상상력을 동원해 해결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점이 참신했다”라는 심사평이 뒤따랐다. 아울러 ’1억‘이라는 분명한 수치를 명시한 것도 수상에 중요한 요인을 작용했다는 평가다. 정하진 학생은 “급식노동자에 대한 영상뉴스를 보고 바꿔야 할 요구사항과 행복한 급식노동자를 상상했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성인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김호중 씨에는 “몸과 마음에 어떻게 병이 드는 학교급식실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풀어냈다. 특히 ‘폐혈관에 파편’이란 표현으로 급식노동자의 숨막히는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했다”는 심사평이 이어졌다.
중학생 부문 채선우 학생은 “시 한 줄 한 줄로 급식노동자가 출근에서 일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노동자의 노동력을 완전히 끌어내고 책임은 외면하는 국가와 교육당국을 연상케 한다”라는 평을 받았고, 고등학생 부문 주가은 학생에겐 “손을 잡고 폐암 근절을 외치는 모습으로 학교급식노동자의 폐암 문제는 모두가 함께 해결할 일이라고 주장한 의미가 좋았다”는 평가가 돌아갔다.
시상식이 끝난 뒤 김수정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안전한 학교급식실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학생들이 더 맛있는 급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정경숙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은 최근 폐암으로 사망한 급식노동자를 언급하며 “이번 공모전을 시작으로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학교 급식실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수상작은 10월 31일부터 이틀간 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전시된다. 이에 앞서 아래 링크를 통해 노동과세계에서 수상작을 먼저 만나볼 수 있다.
[작품] 학교급식노동자 응원 작품展… “힘든 일 하니까 한 달에 1억을 조야합니다”
한편, 공모전을 연 대책위에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공공운수노조, 전교조, 공무원노조, 화섬식품노조 등 노동조합과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진보당,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건강연대, 반올림 등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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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기자 now.worknworld@gmail.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