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대우버스 매각 도와 노동자 지켜라”

울산시민이 금속노조의 대우버스 폐업 저지 투쟁에 힘을 보탰다. 울산시에 대우버스 매각 성사를 위한 적극 역할을 주문했다.

울산의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은 5월 13일 오후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가 자일대우상용차 매각을 돕고, 폐업을 막아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울산시민연대 등 울산지역 17개 시민단체와 노동당·사회변혁노동자당(준)·녹색당·정의당·진보당이 함께했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대우버스지회와 대우버스사무지회에 따르면 자일대우상용차(아래 대우버스) 사측은 이달 안에 대우버스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 폐업할 수밖에 없다며 배짱을 부린다.

노조 대우버스지회와 대우버스사무지회 조합원들은 2020년 10월 공장 가동이 완전히 중단되자 울산공장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며 사측에 폐업·청산이 아닌 매각을 추진해 달라고 요구했다. 노조 요구에 따라 대우버스는 매각절차를 시작했다.

▲ 울산의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이 5월 13일 오후 울산시청 앞에서 대우버스 정상화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가 자일대우상용차 매각을 돕고, 폐업을 막아야 한다”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울산시민연대 등 울산지역 17개 시민단체와 노동당·사회변혁노동자당(준)·녹색당·정의당·진보당이 함께했다. 노조 기획실 제공

노조 대우버스지회·사무지회는 사측이 매각할 의사가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대우버스는 매각을 위한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 금액과 인수희망자, 매각범위 등 매각 관련 내용은 모두 베일에 싸여 있다. 사측은 대우버스 생산공정 베트남 이전 계획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은 폐업을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며 사측의 매각 시늉에 반발하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단체와 정당들은 최근 울산시가 발표한 고용창출 계획을 지적하며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만큼 기존 일자리 지키기가 중요하다. 대우버스 울산공장을 닫으면 하청업체를 포함해 노동자 수천 명이 고용재난을 겪는다. 울산시는 어떤 대책이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울산시 세금 먹튀 두고 볼텐가”
울산시는 5월 3일 노동부와 ‘고용안정 선제대응 패키지 지원사업 업무협약’을 맺었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고용위기 대응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비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울산시는 자체 예산과 정부 사업비 등 82억 5천만 원을 사용해 지역 일자리 1,200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재우 노조 대우버스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울산시민 세금으로 많은 혜택을 누린 대우버스 자본이 울산공장 문을 닫겠다는데도 울산시는 손 놓고 있다”라며 “있는 일자리도 잃을 위기 상황에 새로운 일자리 운운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라고 울산시 무능 행정을 비판했다.

박재우 지회장은 울산시에 대우버스 매각 촉진 역할을 하라고 요구했다. 상용차 생산을 유지 발전할 수 있는 자본이 대우버스를 인수하도록 울산시가 하루빨리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 김재우 노조 부산양산지부 대우버스지회장이 5월 13일 대우버스 정상화 기자회견에서 “울산시민 세금으로 많은 혜택을 누린 대우버스 자본이 울산공장 문을 닫겠다는데도 울산시는 손 놓고 있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노조 기획실 제공

기자회견 참가단체와 정당들은 울산시에 ▲대우버스의 투명 공개 매각을 위한 노·사·민·정 협의기구 구성 ▲상용차부문 미래차 전략산업 육성 로드맵 수립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우버스 매각에 관한 요구를 울산시에 전달했다.

2020년 3월 대우버스 대주주인 백성학 영안그룹 회장은 대우버스 울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노조에 일방 통보했다. 한국공장을 닫고 베트남에서 만든 차량을 역수입해 판매하겠다고 알렸다. 노조의 울산공장 정상화 촉구 투쟁에도 사측은 같은 해 6월 12일 공장 휴업 공고를 붙이고 본격 먹튀를 시도했다.

법원이 노조가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단체협약위반금지 가처분 신청을 2020년 7월 “단체협약에 따른 노사합의 없이 부품 국외반출, 울산공장 수주·생산 전면중단, 국외공장 생산 버스의 국내 역수입·판매 등을 모두 금지한다”라며 인용했다.

법원의 인용 결정으로 사측 먹튀 계획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사측 태도는 변화가 없었다. 대우버스는 2020년 10월 대우버스 생산직·사무직 노동자 447명 중 377명을 정리해고했다.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모두 부당해고라고 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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