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노·사 산업전환협약 맺고 미래산업 함께 설계
금속노조가 3월 10일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에 올해 요구안을 전달하고 2021년 산별교섭에 시동을 걸었다. 노조는 3월 2일 54차 정기대의원대회에서 통일요구와 중앙교섭 요구 등 올해 산별교섭 요구안을 확정했다.
노조 2021년 통일요구안은 ‘산업전환협약’ 쟁취이다. 금속노조는 중앙교섭, 지부 집단교섭, 사업장 교섭 등 올해 노조 모든 단위에서 산업전환협약 체결을 요구한다.
금속노조 ‘산업전환협약’ 체결 통일요구안은 올해 노조 투쟁 기조와 사업계획의 핵심사항인 ‘산업전환 대응’과 궤를 같이한다. 디지털화·자동화·전동화와 기후위기에 따른 산업전환은 이미 진행 중이다. 노동자 고용안정, 양질의 일자리 확대,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중점을 둔 산업재편에 노동조합의 대응이 시급하다.
산업전환협약의 취지는 금속산업 노·사가 공동으로 산업전환 대응계획을 설계·결정하자는 것이다. 정부와 자본은 현재 노동자·노동조합을 배제한 채 친자본 중심의 산업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노조는 통일요구안을 통해 자본 주도 산업전환을 막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 금속노조 2021년 통일요구안은 ‘산업전환협약’ 쟁취이다. 금속노조는 중앙교섭, 지부 집단교섭, 사업장 교섭 등 올해 노조 모든 단위에서 산업전환협약 체결을 요구한다. 금속노조가 지난해 4월 21일 서울 중구 정동 노조 회의실에서 2020년 1차 중앙교섭을 열고,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와 상견례를 하고 있다. 사진=신동준 |
금속노조의 산업전환협약 요구안은 산업전환 시기에 ▲고용안정과 양질의 일자리 확보 ▲신기술 도입에 따른 교육·훈련 시스템 ▲노동 안전과 인권 보호 ▲탄소 배출 저감 대책 등 기후위기 대책 ▲공정거래 등 산업재편 대응방안 등을 금속산업 노·사가 함께 만들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 안전·인권 보호 요구는 신기술 적용으로 노동시간·강도·방식과 성과 측정 방식의 변화가 생길 때 노동자 안전을 위협하거나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노사가 위험성 평가를 공동으로 진행하자고 제안한다.
공정거래 요구는 산업재편 과정에서 원청과 하청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상생 구조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완성차 등 제조업 대기업들은 이미 소재 조달과 조립, 유통, 배송 등 생산 전체 공정에 대한 개편에 들어갔다. 공정거래와 동반성장보다 원청 이윤 창출에 더 집중하는 방향으로 제조업 가치사슬을 재편하고 있다. 이를 막지 않으면 하청 착취 구조는 더 강고해진다.
정부에 ‘산업전환 대응’ 산업·업종·지역별 협의체 구성 촉구
금속노조는 올해 산업전환협약을 쟁취하고 구체 산업전환 대응계획을 노사 공동으로 결정·집행·점검할 체계와 운영방안을 연말까지 결정해 2022년 상반기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노조는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와 각 사용자들에게 산업전환 대응을 위한 노·사·정 협의체 구성·참여에 적극 나서라고 요구한다.
금속산업 노·사의 노력만으로 미래산업전환의 파고를 무사히 넘을 수 없다. 금속노조는 사용자들과 함께 정부에 ‘산업전환 대응’ 산업·업종·지역별 협의체 구성을 촉구할 예정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금속산업 노·사와 머리를 맞대고 산업전환에 따른 위기로부터 노동자와 기업을 지원·보호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부와 지회는 사업장 결정·집행·점검 체계를 어떻게 꾸릴지 사업장 조건에 맞춰 판단하면 된다. 단체협약으로 확보한 각종 노사공동위원회를 활용하거나 새로 구성할 수 있다. 다만, 논의구조 결정 시한을 올해 말까지로 못 박고 미래산업 대응을 위한 노사 논의를 2022년부터 시행한다는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
김상민 노조 정책실장은 “산업전환협약의 핵심은 노·사 공동결정 원칙이다”라며 “사업장 조건에 따라 노·사 공동결정 항목을 노조 제시안보다 자세히 만들거나 내용을 추가해 사업장 단위 산업전환협약에 명시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