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만 협상일 뿐… 미국의 한국경제 약탈 “한미합의 규탄한다”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한미 팩트시트(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자료)를 강하게 규탄하는 대한민국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15일 오후 서울 도심 일대를 행진하며 미국 패권주의에 굴복한 이재명 정부를 비판했다.
민주노총이 함께 참여하는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과 자주통일평화연대 소속 단체들은 1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의정부터에서 ‘미국의 경제-안보 수탈 저지! 주권과 생존권을 지키는 시민행진’을 연 뒤 종로와 청계천, 광화문 광장을 거쳐 주한미국대사관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하루 전인 14일 발표된 한미 관세・안보협상 조인트 팩트시트를 두고 “이재명 정부는 미국의 요구를 ‘모조리’ 받아들였다”라고 비판했다. 미국이 요구한 대미투자 3,500억 달러는 물론 비관세장벽 완화, 국방비 증액, 주한미군 48조 원 지원, 미국산 무기 34조 원치 구매 등이다.
특히 ‘북한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해 한반도 평화와 대화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 걸었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날 한미 양국이 서명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에는 한국의 투자에 대해 원리금 상환 전 한미가 5대 5로 배분하고 이후에는 1대 9로 배분한다는 굴욕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직접 팩트시트를 발표하면서 “한미동맹의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호혜적인 지혜를 발휘해 상식과 이성에 기초한 최선의 결과를 만들었다”라면서 “한미양국이 함께 윈-윈하는 ‘한미동맹 르네상스’의 문이 활짝 열렸다”라고 했다.
자주통일평화연대는 같은 날 성명을 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협상이었음을 고려하더라도 합의결과는 너무나 참담하다”라고 했다. 미국의 요구가 ‘사실상 그대로’ 수용된 것을 두고는 “한미동맹 르네상스의 문이 아니라 ‘산업 공동화와 민생파탄의 문’이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민행진에 나선 이들도 “이재명 정부는 강요된 종속을 승리로 선언하고 포장했지만, 실상은 미국 패권에 굴복해 주권과 평화, 민생을 내어준 참담한 협상”이라고 비판했다.
최휘주 진보대학생넷 전국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집회에서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에서는 남북 간 대화재개와 관계 정상화를 기대했으나 ‘안보도 경제도 미국’이라며 결국 경제약탈과 냉전적 동맹일체화의 대로를 열어줬다”라고 평가하면서 “동맹의 냄새를 피우며 발표한 ‘팩트시트’는 미국의 가부장적이며 온정주의적 언어로 윤색된 ‘대한민국 경제안보수탈 편람’과 다름 없다”라고 비판했다.


함재규 민주노총 통일위원장과 이연희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 공동대표도 무대에 올라 이재명 정부의 한미협상을 비판했다.
“미국이라는 동맹에 올인하며 우리 노동자 민중이 올킬 당한다”라고한 함재규 통일위원장은 “다극화된 사회에서 최대 국익은 이 땅의 시민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도록 안전과 생명, 고용이 보장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재규 통일위원장은 정부와 여당이 ‘국회 비준 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이번 협상을 상호간의 양해각서이기에 비준이 불필요하다고 우길 수 없다. 국가・국민의 경제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걸 비준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국회에서 비준할 수 있나. 우리가 내는 세금을 미국에 그대로 바치는 것이 왜 민생의 문제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함재규 통일위원장은 “노동자들은 미국은 이 땅에 필요 없고 이런 동맹도 필요 없다고 외칠 것”이라면서 “이재명 정부는 미국에 맞서 제대로 당당할 수 있는 기세 등등한 정부가 돼야 한다. 더 이상의 실망은 분노가 될 것을 상기하라”고 경고했다.
이연희 공동대표는 핵추진잠수함 추진에 관한 내용을 비판했다. 이연희 대표는 “전문가들은 핵추진잠수함이 한국에 필요 없는 무기라고 한다. 이번 핵추진잠수함 추진은 미국이 대한민국이란 항공모함에 핵추진잠수함 한 대를 더 갖게 되는 꼴”이라면서 “한국이 돈을 쓰고 미국이 관리하는 핵추진잠수함이 한국에 상시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연희 대표는 한국의 대중국 전쟁기지화를 경고했다. 이 대표는 “미국은 동맹을 삥 뜯어 패권을 유지하는 깡패 나라”라면서 “썩은 동아줄을 버리고 우리도 우리 갈 길을 가야 할 때가 됐다. 시민들과 함께 진정한 안보와 평화, 주권을 지키는 힘을 만들어 가자”라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는 약 150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했다. 길을 지나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대표자들의 발언과 대오의 구호에 집중하기도 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대오는 광화문네거리와 종각네거리, 청계천 광교를 거쳐 주한 미국대사관까지 이어지는 행진을 하며 시민들을 만났다.
행진에 앞서 하원오 전농 의장은 “농민들이 지금껏 정권을 가리지 않고 투쟁했던 이유는 모든 정권이 농업을 파괴하고 농민을 말살하는 신자유주의 개방농정과 한반도 평화를 파괴하는 대미굴욕외교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이재명 정부 또한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주권을 지키는 싸움에 다시 앞장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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