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인 상황, 이제 헌재로 간다” 투쟁 수위 높이는 비상행동
17차 비상행동 범시민대행진… 헌법재판소 앞 행진, 철야 '예고'
민주노총 고공농성장 사전행진… 행진으로 헌재 에워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시민들에게 ‘함께 헌법재판소로 가자’고 호소했다.
봄이 무색하게 칼바람이 불어오는 3월 마지막주 토요일에도 민주시민들이 광화문에 모여들었다. 다시 두꺼운 옷을 입은 시민들은 매서운 바람을 뚫고, 여전히 윤석열에게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지 못하는 헌법재판소에 파면을 주문했다.
비상행동 주최 17차 범시민대행진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열렸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의 표정에서 근심과 긴장이 비쳤다.
헌법재판관들이 최종변론 이후 한 달, 내란 이후 약 4개월 가까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에 대한 파면이 선고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무도 납득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헌법재판관 일부 임기가 끝나는 4월 18일까지 선고하지 않음으로써, 내란 정부를 한덕수 체제 하에서 식물상태로 임기를 이어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따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비상행동도 투쟁의 파고를 높였다. 비상행동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24시간 철야투쟁 및 행진과 농성을 불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상행동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김재하 공동의장은 "윤석열과 내란 세력이 무엇을 노리는가는 이제 선명해지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기각하거나 4월 18일까지 아무런 판단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허수아비 한덕수를 내세워 윤석열과 김건희는 임기 말까지 대통령 놀음을 하고자 하는 것이 저들의 의도"라고 전했다.
이어 "비상행동은 제4차 긴급 행동에 들어간다. 국회 앞, 남태령, 한남동, 그리고 광화문 20여 일 투쟁에 이어 마지막 고지는 헌재 앞이다. 여기 계신 시민 여러분 남은 모든 힘을 기울여 헌재 앞으로 모여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오후 3시 30분 세종호텔 고공농성장에서 사전행진을 시작해 한화빌딩 앞 고공농성장을 거쳐 비상행동 집회에 합류했다.
고진수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은 민주노조 조합원을 표적 해고한 세종호텔을 상대로 복직 투쟁을 전개하면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고공농성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고 지부장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것이라는 윤석열의 파면은 이제 의심을 넘어 우려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불의한 한국사회 기득권의 행태가 더 강고해 지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기다리면 안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더 큰 힘으로 자본가와 기득권세력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자랑스러운 민주노총 동지들에게 요청한다. 조직된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총파업 투쟁으로 분노한 민심을 모아 큰 변화의 물줄기를 만들자.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이 진짜 길을 열어달라"고 했다.

조합원들은 명동거리를 행진한 뒤 한화빌딩 앞에서 조선소 하청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해 30m 철탑에서 고공농성중인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과 인사했다.
김 지회장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환대하면서, 윤석열 파면 압박 투쟁에 강고하게 나서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김 지부장은 "윤석열이 국회를 막기 위해 군인들에게 총을 쥐어줄 때 내란은 이미 확정됐던 것이었다. 4월이 다가오는데 헌재는 아직까지 결정을 못하는게 말이 되는가. 이 사회적 혼란을 언제까지 끌고 가려는 건가"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노조법 2조와 3조 개정과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사업장 전면 적용 등, 우리 앞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민주노총이 지금까지 그래왔던것처럼 길을 내고 헌재를 압박하고 우리의 요구를 쟁취해 내자"고 외쳤다.
한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금 상황은 민주주의를 수호할 헌재가 자기 책임을 방기하고 정의와 상식을 외면하는 것이다. 우리는 오늘 다시 한 번 헌재에 경고한다. 헌재가 윤석열을 탄압하지 않고 계엄을 할 수 있는 허가와 면허증을 쥐어준다면 헌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부위원장은 또 "민주노총은 어제 긴급 중집을 통해서 4월 3일 광화문 광장에서 윤석열 즉각 파면을 위한 임시 대의원대회와 확대 간부 결의대회를 결정했다. 그리고 4월 10일 2차 총파 총력 투쟁을 결의했다.이제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손으로 우리의 힘으로 내란 속에 윤석열을 끝장내고 내란 세력을 송두리째 뿌리 뽑자"고 외쳤다.

범시민대행진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행진했다. 한편, 범시민대행진 집회 시작에 앞서 영남권 대형산불 희생자에 대한 묵념이 있었고. 산불 피해자 지원을 위한 긴급 현장모금도 진행됐다. 모금액은 전액 산불 피해자 지원을 위해 사용된다.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선고를 촉구하기 위해 종교계도 나섰다.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천주교는 오늘 3월 29일부터 4월 5일까지 매일 18시에 기도와 공동타종 행동을 전국동시다발로 진행할 예정이다. 국가적 혼란과 헌법 질서 훼손을 더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경종, 윤석열 탄핵 선고를 미루는 헌재를 꾸짖는 경종으로서 공동 타종 의례를 진행한다.
범시민대행진단은 행진으로 헌재를 둘러싸고 "헌재는 지금 당장 윤석열을 파면하라, 시민이 주문한다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압박하며 다음주 철야농성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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