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옵티칼 고용승계로 가는 ‘희망뚜벅이’ 걸음 시작 ··· 구미공장서 국회까지
"고공농성자 땅 밟을 수 있게" 348km 시민과 함께 걷는다
2월 23일 '쌍둥이 회사' 한국니토옵티칼 평택 공장서 집회
"이번에는 국회까지 걷자" 2차 희망뚜벅이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조합원들의 고용승계를 촉구하는 발걸음이 구미에서 시작됐다. '한국옵티칼 고용승계로 가는 희망뚜벅이'가 7일~내달 1일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에서 국회까지 진행된다.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2부장이 고공농성에 돌입한 지 400일을 앞두고 있다. 이는 여성 노동자 최장기 고공농성 기록이다.
이번 '가자 국회로! 한국옵티칼 고용승계로 가는 희망뚜벅이'는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구미까지 도보행진했던 '1차 희망뚜벅이'에서 이어진다. 김진숙, 박문진 지도위원이 앞장서 23일간 348km를 걷는 일정이다. 참여 링크는 여기를 누르면 된다.
희망뚜벅이는 고용승계를 위한 교섭 추진과 외국기업의 '먹튀'방지법 제정을 국회에 요구한다. 경북 구미시~김천시~충북 영동군~옥천군~대전시~세종시~충남 천안시~경기 평택시~수원시~안양시~서울을 도보로 걸으며 “이겨서 땅을 딛고 싶다”는 고공농성 노동자들의 바람을 널리 알릴 예정이다.

희망뚜벅이 17일 차인 2월 23일엔 평택 한국니토옵티칼에 도착해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 한국니토옵티칼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쌍둥이 회사’로 마찬가지 닛토덴코가 전체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마지막 날인 3월 1일 역시 국회에 도착 후 시민과 함께하는 집회를 개최한다.
닛토덴코는 2022년 10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 불이 나자, 공장을 일방적으로 청산하고 노동자들에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했다. 그 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생산물량은 한국니토옵티칼로 옮겼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조합원 7명은 ‘노동자는 쓰다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다’를 외치며 지금까지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천명 사업장에 7명 고용승계가 그렇게 어렵습니까?"
눈 펑펑 내려도···국회에 해결 촉구하는 발걸음 시작
2차 희망뚜벅이 첫날인 2월 7일, 구미공장에 하나둘 참가자들이 모여들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잠잠하던 하늘이 바람과 함께 눈을 쏟았지만, 이들의 발걸음을 멈출 수는 없었다. 옷을 더 단단히 여미고 신발끈을 꽉 조이고 걷다 보면, 언젠가 이 바람이 뚜벅이 걸음을 돕는 순풍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걷기 전 간단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문정현 신부(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는 "윤석열이 퇴진될 때쯤, 옵티칼 투쟁도 해결될 것을 기대해 본다"고 한 뒤 고공농성자들을 가리켜 "두 여성의 용기와 힘으로 이 투쟁은 승리할 것이다. 모두 다치는 일 없이 목적지까지 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장창열 금속노조 위원장이 이어 발언했다. 장 위원장은 "금속노조 위원장으로서 굉장히 마음이 무겁고 착잡하다. 특히 외국인기업 투자자본의 횡포가 옵티칼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업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일본 기업들이 악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금속노조 19만 조합원들과 함께, 지회 조합원들의 소망인 고용승계를 쟁취하고 땅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 이 추운 겨울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지난 1차 희망 뚜벅이에 이어 2차 희망 뚜벅이를 앞서서 결의해 주신 박문진 지도위원, 김진숙 지도위원 동지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지회장은 "박정혜, 소현숙 두 여성 동지가 모두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 시작된 고공농성이 곧 400일이다. 마음이 참 무겁고 미안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최 지회장은 또 "7명의 고용승계가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우리의 요구는 너무나 간단하고 명료하다. 물량을 가져간 한국니토옵티칼 평탱공장은 천 명이 넘는 사업장이다. 일자리가 없어서도 아니고 고용 승계 선례를 남길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지적했다.
이어 최 지회장은 "조합원들은 고공농성 동지들의 염원을 담아 국회까지 걸어간다. 우리가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그 길에 시민 여러분께 함께 해달라. 국회에는 고용 승계 문제를 책임 있게 해결하길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박정혜 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추운 날씨에도 희망 뚜벅이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구미에서 서울, 국회까지 먼길을 가야하지만 많은 동지가 함께하기에 조금이나마 걱정을 내려 놓는다"고 한 뒤 22년 눈 내리는 겨울에 시작한 고용승계 투쟁이 어느덧 3년을 흘러가고 있다. 고공농성도 1년이 지났다. 닛토덴코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투쟁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항상 옆에서 싸워주시는 동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포기하지 않고 쌓아나가는 힘을 연대로 보여주셨다. 또 한 번 희망뚜벅이로 옵티칼 투쟁의 불씨를 댕겨주셨다"고 전했다.
박 수석지회장은 "작은 불빛들이 점점 모여 큰 불빛이 되어 옵티칼로 향하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동지들이 걸어주신 길마다 따뜻한 햇살이 비춰 움츠려 있던 꽃잎이 활짝 피어 고공에도 따뜻한 봄이 올 것이라 생각다. 동지들의 한 발 한 발의 희망이 되어 무사히 희망 뚜벅이를 마치고 세상에서 만나 뵐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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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주 기자 kctu.news@gmail.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