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동지들! 승리의 기분 마음껏 누리셨습니까?
자랑스러운 우리 갑을오토텍지회 조합원동지들의 승리였습니다. 뙤약볕이 내리쬐고 한 없이 내리는 비에도 찬 바닥에 몸을 누이며, 견디고 싸웠습니다. 가족들도 우리와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갑을오토텍지회 역사에서 어렵고 힘든 일들을 함께 고민하며 넘어섰던 우리 가족들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바램은 단 하나였습니다. 20년, 30년 다닌 이 직장이 정년퇴직할 때까지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젊은 조합원동지들이, 기업이 성장하는 한 계속 들어오게 될 신입사원들이 건강한 현장에서 생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투쟁,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냉정히 보면, 지난 3개월여의 투쟁과 승리는 2014년 12월 29일 이전으로 돌려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신종노조파괴를 기획·실행한 자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또한 사측이 신종노조파괴를 통해 하고자 했던 음모들 또한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첫째, 신종노조파괴로 민주노조를 무력화시킨 후 생산량을 높이는 것이 회사의 목적 중 하나였습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된 노조파괴용병들이 주고받았던 문자를 보셨을 겁니다. ‘생산량을 높이라’는 지시였습니다. 유성기업의 예에서 사측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볼 수 있습니다. 유성기업은 어용들을 시켜 생산량을 높이고 노동강도를 강화시켰습니다. 그렇게 높아진 생산량을 근거로 민주노조 조합원들의 임금을 삭감합니다. 만약 물량이 부족하다면, 인력을 충원하면 될 일입니다. 그러나 자본은 최대의 이윤을 뽑아내기 위해 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내는 방식을 선택합니다. 갑을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노조파괴용병을 몰아냈지만, 생산량을 드높이겠다는 사측의 의도는 작동되고 있습니다. 즉, 신종노조파괴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둘째, 신종노조파괴를 통해 현장관리력을 극대화시키겠다는 것도 목적 중 하나였습니다.
흔히 인사경영권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현장관리력을 키우려는 게 사측의 의도입니다. 사측
이 말하는 현장관리력이란, 그야말로 ‘종’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대들지 말고 충성하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도 역시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셋째, 노사관계를 재편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똑똑히 기억합니다. 지난 5월 28일 대표이사는 대자보를 통해 ‘고객사의 요구와 거래관계의 지속을 위해 전년도와 같은 일은 결단코 재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통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는 것 보다 우선되는 것이 ‘고객사의 요구’입니다.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만들고, 노조파괴를 획책한 것 역시 고객사의 요구였던 것입니다. 사측의 이 같은 생각이 원천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신종노조파괴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넷째, 회사는 신종노조파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습니다.
회사가 신종노조파괴를 기획하고 노조파괴용병을 채용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물론 회사 역시 지난 6개월의 시간들을 알차고 값지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원화 협박도 없었을 겁니다. 그렇게 중요시하는 고객사가 ‘역정’을 내는 일도 없었습니다. 이 모든 사태는 회사가 좌초한 일입니다. 지회와 우리 조합원들은 수없이 회사에 경고했습니다. 이 모든 후과를 회사가 책임질 수밖에 없으며, 파멸을 초래하는 것이 회사임을 확인시켜 왔습니다.
그러나 6. 23 합의로 모든 것을 ‘퉁’ 치려합니다. 오히려 자신들이 만든 이 상황을 놓고 우리의 양보를 주장합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회사는 칼을 움켜쥐고 이러 저리 휘둘러 상처를 낸 다음 마지못해 칼을 내려놓으며, 돈을 내 놓으라 협박하는 강도와 비슷합니다.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는 인정도, 진정성 있는 사과도 없습니다.
회사의 입장은 이런 것입니다. 우리는 회사의 지회와 조합원들에 대한 태도를 바꾸기 위해 투쟁해 왔습니다. 회사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신종노조파괴는 제2, 제3의 이름으로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투쟁의 고삐를 움켜쥐고 전진해 나가야 합니다. 그야말로 끝날 때 까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조금이라도 느슨해지는 순간 우리 내부의 구석구석을 들쑤시며 조직력을 무너뜨리기 위한 시도들을 해 올 것입니다.
조합원 동지들
우리는 우리의 요구로 계속 투쟁해 나갑시다. 회사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 신종노조파괴의 뿌리를 뽑기 위해 한 순간도 놓치지 말고 전진합시다. 현장이 굳건히 버티고 투쟁해서 쟁취한 6. 23합의처럼, 살맛나는 현장, 행복한 현장을 만들기 위해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