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제 15 화
“꼬리에 검은 색 털 있는 늑대씨! 우리가 아무 근거 없이 부른 것 같으세요?”
“글쎄요?”
“잘 들으세요. 우리는 이미 많은 자료들을 갖고 있어요. 증인도 있고요. 여기 오시기 전에 어디서, 누굴 만났고, 무슨 교육을 했고, 교육 한 자가 누군지 다 알고 있단 말씀이에요!”
꼬리에 검은 색 털 있는 늑대는 잠깐 당황했다.
“그래서 선생님! 선생님이 무조건 부인하신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에요. 다시 물어볼께요. 여기 들어오신 이유는 다른 목적 때문이죠?”
“다른 목적이라니요?”
“교육 받으셨잖아요!”
한참을 생각하던 꼬리에 검은 색 털 있는 늑대는 대답했다.
“교육 받은 건 사실입니다.”
“그렇죠. 그렇게 기본적인 건 대답을 하셔야죠. 교육 내용이 뭐였습니까?”
“별거 없었습니다. 그냥 동네 들어가서 돼지 지시에 잘 따르기만 하면 된다는 겁니다.”
“계속 부인하고 제대로 답변 안하시면 증거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갈 겁니다. 인정할 건 인정해 주는 것이 선생님한테 좋은 거에요. 다시 묻습니다. 돼지 지시란 것이 무엇인가요?”
“소, 코끼리, 물소 같은 애들이 덤비면 방어하라는 거고요. 그리고 걔네들이 만든 모임에 들어가지 말라는 거였습니다.”
“그게 전부인가요?”
“그거 말고는 생각나지 않습니다.”
“선생님. 우리가 확보한 증거가 많다고 말씀드렸어요. 그거 잘 생각하세요. 그러면 선생님은 일꾼들 중에 어떤 위치에 계십니까?”
“그냥 일꾼이지. 뭐가 있겠습니까?”
“다시 물을께요. 선생님은 다른 일꾼들과 달리 돼지 부하와 자주 접촉 하셨어요?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
“만난 적이 있으시죠?”
“예, 있습니다.”
“주로 어떤 말씀들을 나누셨나요?”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럼 왜 자주 만나셨나요?”
“........”
“자주 만나긴 만났는데 내용은 생각나지 않는다는 건가요?”
“........”
“선생님. 잘 아시는 분이 왜 이러세요. 이 정도 질문이 나오면 증거가 어디까지 나왔을 지 짐작하실 수 있잖아요?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하는 게 유리하시다는 것도 알고 계시고요?”
“돼지 부하가 주로 보자고 했고 저는 그 지시만 따랐습니다.”
“지시 내용은 무엇인가요?”
“앞에서 얘기했던 것과 같은 맥락의 지시였습니다.”
“소, 코끼리, 물소 등으로부터 방어하라고 했다는 거죠? 그러면 소, 코끼리, 물소 등이 어떤 행동을 해서 방어를 지시하고 실행했습니까?”
“.........”
“그들이 막 폭력을 행사하고 막무가내로 돼지한테 덤벼들었나요?”
“그러진 않았습니다.”
“그러면 왜 하셨나요?”
“지시가 있어서 했다니까!”
꼬리에 검은 색 털 있는 개는 중심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소리 지르지 마세요. 선생님이 자꾸 피해가시니까 조사가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처음부터 차근차근 아시는 대로 이야기하시면 되요.”
“걔네들 모임 말고 새로운 모임 만들어서 싸우고, 소, 코끼리, 물소 등의 얘들 동네에서 쫓아내고, 필요하면 육탄전 벌이고 뭐 그런 것들이오. 됐소!”
“그러니까 지금 동네 질서를 깨고, 일부를 폭력으로 내 몰고 하라는 지시였다는 거죠?”
“그래요. 그래!”
“돈 도 따로 받으셨죠?”
“.......”
이렇게 꼬리에 검은 색 털 있는 늑대는 세 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그 후로 많은 일꾼들이 불려 왔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많은 일꾼들이 순순히 사실을 인정하고 있었다. 꼬리에 검은 색 털 있는 늑대 역시 처음 한두 시간은 버티는 듯 보이다가 결국 모든 것을 인정하기까지 했다.
일꾼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돼지, 돼지부하, 곰, 늑대, 개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앵무새들에게 불려왔다. 그러나 늑대와 개는 자신들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 발뺌 했으며, 돼지나 곰은 그 어떤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오로지 돼지부하만이 쩔쩔맬 뿐이었다.
그 후로부터 한 참 지난 어느 날,
동네 입구에는 바퀴벌레들과 앵무새들이 떼로 몰려들어 오기 시작했다.
........... ........................‘기묘한 이야기 上(상)편을 끝냅니다. 下(하)편을 기대해 주세요!’
※ 기묘한 이야기 上(상)편을 마무리 하며....
조합원 동지 여러분,
짧다면 짧을 수 있는 소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묘한 이야기의 시작은 우리 조합원동지들께 재미도 드리는 한편, 신종노조파괴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공유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분간 소설을 쉬는 이유는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하기 위한 것입니다. 더 많은 내용을 실시간으로 상세히 전달해 나가기 위함입니다. 조금은 아쉬울 수 있으시지만, 궁금해지실 즈음 下(하)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