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 찾기

소식마당

  • 공지사항
    공지사항
  • 함께여는 세상
    함께여는 세상
  • 교섭속보
    교섭속보
  • 대자보
    대자보
  • 공고
    공고
  • 지회일정
    지회일정

함께여는

HOME > 소식마당 > 함께여는 세상
 
작성일 : 15-06-08 08:31
함께여는세상 호외-11
 글쓴이 : 조직선전
조회 : 672  

기묘한 이야기

제 11 화

“동네에 좋은 일이 생겼다. 우리 애들만으로 이 일을 어떻게 끝낼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좋은 일이 생겼어.”

“좋은 일이라면...”

“응. 동네에 두더지란 애가 있는데 걔가 나서 주겠단다. 돼지랑 이야기도 다 마쳤어. 그래서 내 생각엔 지금부터 애들 마음 준비시키고, 두더지가 뭔가 딱 시작하면 거기랑 같이 하는 거야. 대신, 우리는 순차적으로 합류하는 거지. 일단 두더지가 어느 정도 할 수 있는지도 봐야하니까.”

“그게 언제쯤일까요?”

“금방이야. 두더지가 몸 달았거든. 벌써 두더지는 작업을 시작했어.”

“그런데 저는 좀 걸리는 게 있습니다.”

“걸리는 거? 그게 뭔데?”

“실은 두더지가 동네에서 그다지 신망이 없습니다. 사이도 별로 안 좋고.”

“그거 누가 모르냐? 돼지도 어느 정도 일이 된다 싶을 때 두더지를 제낄 생각이야. 꼭 그것만이 아니더라도 우리 애들을 두더지가 감당할 수 있겠냐? 앞으로는 그런데. 일단 지금은 너희끼리 뭐 해 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두더지를 전면에 세우자는 거지. 그렇게 되면 욕을 들어 먹어도 두더지가 들을 거고.”

“일단 알겠습니다. 그럼 우리 애들을 어떻게 준비시키는 게 좋겠습니까?”

“응. 그건 여기 돼지 부하가 상세히 설명해줄 꺼야.”

곰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돼지부하가 나서며 말했다.

“일단 두더지가 보름 정도 물밑 작업을 할꺼야. 동네 다른 애들 만나서 같이 움직일 애들 찾아 볼꺼고. 그리고 소나 코끼리, 물소 같은 애들이 사실을 알고 보면 아주 못된 것들이란 걸 소문 낼꺼고. 그런 다음 친목회를 만들꺼거든.”

“친목회? 지금 동네엔 친목회가 따로 있잖아?”

“그래 그 친목회에서 나오는 거지”

“아, 지난번에 얘기했던 그게 그거야?”

“그래, 친목회를 만드는 거야.”

“그래서?”

“두더지가 친목회를 만들면 한 보름 정도는 또 일꾼들 말고 원래 동네 있던 애들 만나고 다닐꺼야. 친목회를 갈아 탈만한 애들이 있는지. 두더지 말로는 처음엔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5~ 60은 모을 수 있을 거래.”

“그거 쉽지 않을 텐데. 두더지 싫어하는 주민들이 얼마나 많은데?”

“알아. 일단 두더지가 그렇게 한다니까 일단 지켜보고. 그래서 두더지가 그렇게 할 동안 일꾼들한테 새로 만들어진 친목회에 다 같이 들어가자고 이야기 해”

“그런 다음?”

“문제는 두더지가 주민들을 얼마나 모을지, 그리고 소, 코끼리, 물소나 동네 주민들이 어떻게 바라 볼 지가 변수잖아. 그래서 이쪽은 작전이 필요해”

“이를테면, 두더지에 힘 실어 주는 애들은 바로 드러내고, 저쪽 교란도 시켜야 하니 일부 남기는 방식으로?”

“그렇지! 잘 아네?”

“그 정도야 우리들 세계에선 기본이니까! 그 다음은?”

“그 다음까지 설명하기엔 시간이 없고. 내가 돼지님이랑 상의해서 만든 계획서가 있어. 그걸 니한테 보내줄 테니까 그걸 참고 하라구”

“알았어”

“근데 너 나와 곰이랑 다이렉트로 주고받을 수 있는 방법은 만들어 놨지?”

“너나 조심해. 나는 이골이 나 있잖아. 전화기 두 세대는 기본이지.”

“알았어”

그렇게 대화를 이어가며 작전을 완성한 그들은 국밥집을 나와 각자 흩어졌다. 꼬리에 검은 색 털 있는 늑대는 길을 걸으며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봐도 두더지는 아니었다. 눈 만 치켜떠도 꼬랑지 내리며 눈을 내리까는 두더지로서는 이 일을 감당하지 못할 것 만 같았다. 그리곤 속으로 생각했다.

‘두더지 같은 애 밑에서 뭘 하라는 건지. 나야 이래저래 받을 거 다 받고 있지만, 그래도 이건 좀 가오 상하는 일이야.’

돼지 부하 역시 돌아오는 길에 여러 생각을 했다. 우선 돼지님이랑 상의했다던 계획서는 자기가 만든 게 아니었다. 돼지와 곰이랑 어딘가에 다녀와서 자기에게 던져 준 것이었다. 돼지 부하는 생각했다.

‘나를 전면에 내 세워주니 처음엔 옳거니 받았는데. 이거 좀 찝찝하단 말이야. 계획서 작성한 자를 데리고 오면 될 것을. 이러다가 내가 덤탱이 쓰는 거 아닌지 몰라.’ 조금은 두렵기도 했다. 돼지가 알아서 다 하겠다며 걱정하지 말고 밀고 나가라 했으나 혹시 우리가 잘 못 판단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속은 시끄러웠지만, 딱히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 돼지 부하는 생각을 떨쳐 내기라도 한 듯이 머리를 연신 흔들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그 며칠 후부터 동네는 예전의 동네가 아니게 되었다. 뭔가 스산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두더지는 하루가 멀다 하고 소, 코끼리, 물소를 비롯해 그 친구들을 공격했다. 말과 욕설로 안 될 때는 손에 잡히는 걸 집어 던지기도 했다. 두더지의 눈은 빨갛게 충혈 되어 뭔가에 미친 듯한 표정이었다. 또한 새로 들어 온 일꾼들은 동네 사정도 모르면서 동네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하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동네 주민들은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는 표정들이었다. 그래서인지 두더지가 만나자고 사정해도 만나주지 않았으며, 간혹 어쩔 수 없이 만난 주민들도 오히려 두더지에게 충고하곤 했다. 두더지가 보름 넘게 노력해도 동네 주민들 중 두더지 말에 동조하는 이들은 없었다. 동네 주민들이 그럴수록 두더지는 약이 바짝 바짝 올랐다.

그렇게 보름 정도가 지난 어느 날 이었다.

돼지가 만든 숙소에 꼬리에 검은 색 털 있는 늑대와 뾰족한 이빨의 늑대 등이 새로 들어온 일꾼들을 전부 소집했다. 일꾼들이 다 모일 때를 기다리며 둘은 이야기를 나눴다........(11화에 계속^^)

   함께여는세상 호외-11.hwp (35.5K) [6] DATE : 2015-06-08 08:3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