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촬영된 울산 울주군의 새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원전) 전경. 오른쪽이 3호기.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한국 대미 투자의 일환으로 미국 내에 한국형 원자력발전소(원전) 2기를 포함한 원전 8기를 건설하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국내 원전 산업의 미국 진출길이 처음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원자력학계는 이번 계획이 한미 양측에 모두 이익이 되려면 한국이 상업적 합리성을 끝까지 지키고 사업 조건을 투명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놨다.
한국원자력학회(이하 학회)는 한미 양국이 1일 발표한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 합의에 환영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고 '윈윈'을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합의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한국의 대미 투자기금을 활용해 미국 내에 한국형 원전인 APR1400 2기를 포함한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한다.
학회는 미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원천기술과 인허가 체계, 금융과 시장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건설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공급망과 사업수행 경험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반세기 가까이 설계와 기자재 제작, 시공, 시운전, 운영과 정비까지 원전 전주기 역량을 축적한 한국의 강.과 결합하면 세계 원전시장에서 공동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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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을 마치면서 타협협정을 맺었고 한국형 원전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양국은 이번 사업에 한해 한국형 원전 2기를 지을 수 있도록 합의를 고치기로 합의했다.
원전 8기 건설은 미국형 2기, 한국형 2기, 이후 미국형 2기씩 총 4번에 걸쳐 순서대로 추진된다. 8기 건설 계약이 모두 체결된 것은 아니며 사업 경제성을 검토한 뒤 최종 추진 여부가 결정된다. APR1400은 2019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을 받았지만 부지별 건설·운영 허가는 별도 승인이 필요하다.
학회는 "APR1400의 안전성과 경제성, 사업수행 역량을 세계 최대 원전시장에서 입증할 기회를 연 결정적 전환"이라며 "정부와 국내 기업이 웨스팅하우스 지분에 참여하면 원전 수출 때마다 반복되어 온 지식재산권 문제를 풀고 유럽 등 제3국 시장에 함께 진출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력이 일회성 투자에 그치지 않으려면 기존 합의 개정이 APR1400 2기 건설이 차질 없이 추진돼 한국형 원전이 미국에서 실적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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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내 건설 경험이 양국 협력의 폭을 자연스럽게 넓힐 것이라는 기대다.
학회는 "미국형 원전인 AP1000 건설 사업에서도 한국 기업이 대형 단조품과 기자재 등 미국 공급망 병목을 메워야 사업이 적기에 완수될 것"이라며 후속 계약에서 원전 장주기 기자재 선발주 같은 국내 기업의 수주 성과와 기술사용료 등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구체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밝힌 대로 부지 여건과 수요처, 전력망 연결 등 세부 프로젝트 조건을 면밀히 검증해 사업성이 확인된 사업부터 추진하고 투자 회수 구조와 손실 분담, 장기 전력구매계약 등 사업 조건을 투명하게 설계해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의 생산설비 확충과 전문인력 양성, 한국 기술인력의 원활한 미국 입국·체류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신규 원전 건설이 계획대로 추진돼야 국내 공급망이 미국 사업까지 감당할 수 있다고 봤다.
학회는 "미국원자력학회(ANS) 등과의 교류를 통해 안전·규제·기술 분야의 한·미 협력을 넓히고 미국 원전 건설에 필요한 기술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할 것"이라며 "대형 원전을 넘어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연료, 계속운전, 운영·정비 등으로 협력 분야가 확대되도록 산·학·연의 역량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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