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미국 증시로 몰리고 있다. 중국의 낮은 금리와 상대적으로 부진한 증시로 해외 자산을 찾는 수요가 커진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공식적인 해외 투자 한도를 확대하자, 억눌렸던 투자 수요가 한꺼번에 터진 것이다. 여기에 올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미국 증시와 중국 증시의 수익률 격차도 중국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로 향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베이징의 리제 금융 비즈니스 지구의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신화통신
1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환당국은 지난달 말 적격국내기관투자자(QDII)의 해외 투자 한도를 68억달러(약 9조원) 늘려 역대 최대인 1830억달러(약 252조원)로 확대했다. QDII는 중국 금융기관이 당국의 승인을 받아 정해진 한도 내에서 해외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해외 투자 한도가 풀리자, 미국 주식에 투자하려는 자금이 빠르게 몰렸다. 완자자산운용은 지난 9일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QDII 펀드의 개인당 하루 투자 한도를 10위안에서 5000위안으로 500배 늘렸다. 이후 자금이 급격히 몰리자 불과 하루 만에 100위안으로 한도를 다시 낮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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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유니버설자산운용도 나스닥 100 상장지수펀드(ETF)의 투자 제한을 완화했다가 이틀 만에 제한 기준을 강화했다
◇ 저금리·증시 부진에… 美 기술주로 눈 돌린 中 투자자들
중국 투자자들이 미국으로 향하는 배경에는 양국 자산의 수익률 격차가 있다. 중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미국 국채보다 3%포인트(p) 이상 낮다. 올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미국 증시에 비해 중국 증시도 뒤처지고 있다. 중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낸 미국 시장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 중인 것이다.
특히 미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 수요가 강하다. 상하이증권에 따르면 약 1조위안(약 205조원) 규모인 중국 QDII시장에서 미국 투자 상품이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미국은 QDII 자금의 최대 투자처다.
중국에서 거래되는 미국 주식 ETF 상당수는 실제 보유자산 가치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돼 나스닥 100 기술주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이날 NAV보다 24%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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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공식 통로는 막고 QDII는 확대… 자본 유출 고민하는 中
흥미로운 건 중국 정부의 태도다. 중국은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금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당국의 관리 아래 이뤄지는 공식 해외 투자 통로는 넓히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푸투와 타이거브로커스, 롱브리지 등 온라인 증권사는 중국의 허가 없이 해외 주식 투자 영업을 했다는 이유로 단속 대상에 올랐다. 중국 정부는 이 업체들에 2년간 기존 고객의 주식 매도와 자금 인출은 허용하지만 신규 투자는 받을 수 없도록 했다. 이는 당국의 통제하에 운영되는 QDII 해외 투자 한도 확대와는 다른 행보로, 해외 투자 수요 자체를 차단하기보다 자금의 흐름을 당국이 관리할 수 있는 제도권 안으로 유도하는 방식으로 풀이된다.
커지는 자본 유출은 중국 정부에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중국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포트폴리오 투자수지는 사상 최대인 4260억달러(약 587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1460억달러(약 201조원)가 순유출됐다.
해외 투자 수요를 무작정 막기는 어렵지만, 자본 유출도 관리해야 하는 중국 당국의 딜레마가 깊어지는 가운데, 중국 내 저금리와 미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경우 미중 갈등 속에서도 중국 개인자금의 미국행(行)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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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