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약 4년 만에 최대 수준까지 불어났다.
금융당국의 총량 관리에도 대출 수요가 이어지면서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부담도 한층 커지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8월부터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하고 잔금대출 규제가 일부 완화될 경우 가계대출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주담대·신용대출 동반 증가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7월 3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78조7869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보다 3조8261억원 증가한 규모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7조4287억원으로 한 달 새 2조2831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컸다. 5월과 6월에 이어 증가 규모도 계속 확대됐다.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늘면서 관련 대출 실행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거래가 늘어난 물량의 잔금대출이 7월 들어 본격 실행된 。도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만2150건으로, 1~4월 7000~9000건 수준보다 크게 늘었다.
신용대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10조484억원으로 2023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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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보다 1조3780억원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4조4669억원으로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 증시 급락에도 '빚투' 수요 지속
마이너스통장은 지난 5월과 6월에 이어 7월에도 1조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7월 마지막 주에는 엿새 동안 1조7501억원이 늘었다.
은행권은 최근 증시 급락 과정에서 저가 매수에 나선 투자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소진율은 46.1%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은행권의 총량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정책성 대출을 제외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연간 관리 목표를 이미 1조원 이상 넘어선 상태다. 일부 은행은 목표 대비 197%, 168%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8월 입주 물량 증가…대출 더 늘어날 수도
은행권은 8월 이후 가계대출 증가 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9272가구로 상반기 월평균 입주 물량인 1만6082가구를 웃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6·27 대책 이전 분양 단지의 잔금대출을 은행 가계대출 총량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을 검토하면서 대단지 입주를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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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는 4~5월 거래된 주택의 잔금대출이 계속 실행되고 있는 데다 8~9월까지 입주 물량이 이어지는 만큼 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8월 입주 예정인 매교역 팰루시드에서는 약 5000억원 규모의 잔금대출이 예정돼 있으며, 하반기 입주 예정 대단지도 상반기보다 많아 증가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 예금 이동도 뚜렷…요구불 52조 감소
시중 자금 이동도 두드러졌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69조8635억원으로 한 달 동안 52조4293억원 감소했다. 2019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하루 평균 약 1조7000억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반면 정기예금은 974조3490억원으로 24조9492억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는 2022년 10월 이후 최대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이후 연 3%대 예금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수신 확보에 나서고 있다.
◆ 대출 규제 강화에도 금리 상승
은행들은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계속 높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3억원으로 축소한 데 이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53%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월 말 연 4.26~7.10%에서 7월 말 연 4.74~7.50%로 상승했다. 6개월 변동형 금리도 같은 기간 3.63~6.03%에서 4.13~6.38%까지 올랐다.
시장금리 상승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맞물리면서 대출금리 오름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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