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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9-2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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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대개의 한국인에겐 '노르웨이의 숲', 조금 '오래된' 한국인이라면 한국어판 제목 '상실의 시대'란 소설로 각인된 작가다. 조금 더 나간다면 한동안 매년 가을 노벨문학상 시즌 때마다 유력후보로 꼽히는 작가이기도 하다. 한국작가 한강의 수상 이후 쏙 들어간 얘기가 됐지만. 적당하게 야한 얘기 잘 끼워넣은, 잔뜩 멋 부린 자폐적인 연애 소설에 지나지 않는다는 폄하도 따라다니지만 그럼에도 그의 '시장 파워'는 막강하다. '노르웨이의 숲' 히트 이후 그의 작품은 내는 것마다 화제를 모으며 인기몰이를 했고, 이번에 3년 만에 내놨다는 장편 소설 '가호'는 이미 일본에서 30만 부 이상 판매됐다 한다. 추석 이후 10월에 출간될 한국에서도 선인세만 수억 원대가 지급됐다는 말들이 나돈다. 재즈와 클래식, 록음악, 거기에다 오디오와 위스키 등 이른바 호사 취미랄 수 있는 것들을 '선진' '서구'적인 그 무엇으로 잘 버무려 내놓을 수 있었던 그의 능력은, 때마침 해외여행 자유화를 맞았던, 그리고 이념의 시대가 막을 내렸던 1990년대 한국 풍경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50대 후반 작가가 말하는 러닝, 인생 그런 그가 50대 후반의 나이가 되어 내놓은 에세이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었다. 책 자체는 간단하다. 매년 11월 열리는 뉴욕 마라톤에 출전하기 위해 스타일리시한 코스모폴리탄답게 하와이, 보스턴, 도쿄 등을 오가며 준비하는 과정을 찬찬히 그려낸다. 하지만 여기서 달리기는 달리기 그 이상이다. 강시 5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그 나이에 어울리게 하루키는 작가로서의 인생을 정리한 글 하나를 써달라는 요청을 적지 않게 받았다. 자신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책을 부담스러워하던 하루키가 써낸 것이 이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가호' 일본판 표지. 문학동네 제공 자서전이니 회고록이니 하면서 내 삶을 시시콜콜하게 설명하느니, 그것도 필연적으로 팔이 안으로 굽으며 스스로를 미화하느니, 작가로서의 삶과 함께 한 달리기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정리해 보이겠다는 의미다. 그러고보면 적합하기도 하다. 하루키가 러닝에 푹 빠진 건 본격 전업작가로 나서기 시작한 1982년 서른 셋 때부터니까. 그 이후 매년 풀코스 마라톤 하나씩은 늘 소화해냈으니까. 그것도 아마추어로는 준수한 3시간 30분 정도의 기록을 꽤 오랫동안 유지해왔으니까. 이 책은 하루키의 책 답게 2007년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지금은 러닝 열풍을 타고 다시 꾸준히 팔려나가는 스테디셀러가 됐다. 인생과 러닝은, 글쓰기와 러닝은 어디에서 무엇이 얼마나 닮아 있을까, 러너들이라면 공감할만한 문장들이 많다. 알려졌다시피 하루키는 유명한 '루틴남'이다. 다만 엄청나게 유별난 루틴은 아니다. 새벽 4~5시쯤 일어나 오전엔 글을 쓴다. 딱 20매 분량 정도만 쓴다. 번역 등 기타 작업도 함께 한다. 오후엔 달리기나 수영 같은 운동을 한 뒤 음악듣고 강의하고 장보고 책 읽는 등의 일상을 보내고 밤 9~10시에 잔다 모바일 10원야마토게임 . 이렇게 되니 어디 모이자, 누구와 만나자 같은 저녁 약속일랑 없어졌다. 이게 전부다. 유명 작가는 왜 이 루틴을 만들었을까. 더 달릴 수 있을 때 멈춘다 모두가 달릴 필요는 없다 흔히 글쓰기는 정신노동이라 한다. 일견 그렇다. 하지만 그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글을 쓰는 건 정신노동일지 몰라도 그걸 하나의 책으로, 그것도 단편이 아닌 장편 소설로 묶어내는 건 육체노동이다. 그 육체노동을 버티게 해주는 게 달리기였다. 운동신경이 남달리 뛰어난 것도 아니고, 의지가 남달리 굳건해서도 아니다. 직장인과 달리 출퇴근 시간도, 지루한 회의도 없는 소설가인 내가 1시간 뛰는 게 그렇게 어렵나 싶어서 뛸 뿐이다. 적당히 고통스럽고 잘 맞아서 달릴 뿐이다. 그래서 다른 이에게 러닝을 굳이 권하지도 않는다. 관심있고 잘 맞으면 달리고, 그게 아니라면 마는 거다. 매일 10㎞만 달린다 젊은 시절 재즈 카페를 운영했다. 그러다 소설이란 걸 완성할 수 있을지 궁금해서 써봤는데 그만 상을 받아버렸다. 후속작을 쓰려다보니, 그것도 재즈카페를 운영하면서 쓰려다보니 건강을 해쳤다. 카페를 그만 두고 달리기 시작했다. 집 근처 도로에 운동화만 신고 나가 달리면 그만이어서였다. 대신 어쩌다가 아니라 매일 달린다. 하루 딱 10㎞만 달린다. 소설 쓰기도 똑같다. 잘 풀리건 안 풀리건 매일 쓴다. 그것도 딱 20매만 쓴다. 더 달릴 수 있을 때, 더 쓸 수 있을 때, 그 때라 해도 무조건 멈춘다. 내일 또 부담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달리고 쓸 수 있도록. 오션파라다이스동영상 내 만족이 중요하다 기록이나 페이스는 둘째 문제다. 중요치 않다는 건 아니다. 3시간 30분대 언저리 기록은 40대 중후반까진 유지했다. 이후 기록은 조금씩 떨어졌다. 노화는 어쩔 수 없는 거니까. 한동안 더 이상 예전처럼 달릴 수 없나 싶어 '러너스 블루'가 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달린다. 녹슬어가는 몸, 차오르는 호흡을 어떻게 용케 요리해내느냐가 관건이다. 그건 일종의 자기만족이다. 소설 쓰기도 그렇다. 극찬받고 상받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래서 내놓는 작품이 일정 수준이 되느냐는 다른 문제다. 남들은 누가 뭐라건, 그건 내가 가장 잘 알기에 스스로를 속일 수는 없다. 각자 스스로를 불태우자 침묵의 시간, 정신위생에 좋다 달린다고 하면 그 오랜 시간 동안 무슨 생각하면서 달리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미안하지만 그런 질문은 달리기를 안하는 사람들이나 하는 질문이다. ※ 이 기사는 한국일보의 프리미엄 콘텐츠입니다. 더 자세한 기사 내용은 한국일보닷컴에서 로그인 후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0002117 연관기사 ? 박정희 친위쿠데타 준비했던 비밀가옥…7년 뒤 그곳에서 벌어진 비극 ? 히로시마 원폭 투하 이틀 뒤... 궁지 몰린 일본, 믿었던 소련에 뒤통수 맞다 ? 집 다 불탄 노인도 웃게 만든 '두 배우'... 수해 현장 텐트 치고 지켰다 ? 한국형 전투기 KF-21의 기적... 40년의 실패와 기술적 한계 넘어서다 ? 사내 비밀조직, 배신자 논란…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에 얽힌 비화들 이 얼마나 닮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