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입지 잠재력… 10년만에 코스닥 눈앞”
송도 스마트밸리 15평 사무실 ‘첫 거。’
공모주 청약, 1천676.26대 1로 뜨거운 관심
‘피지컬 AI 기업’ 도약… ‘글로벌 시장’ 투자
전진 브릴스(BRILS) 대표는 “공정마다 다르게 적용되던 로봇 솔루션을 레고블록처럼 표준화하겠다는 아이디어에 의구심을 갖는 시선도 많았다”며 “흔들림 없이 기술 내재화에 매진해 온 임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성장이라는 결실로 증명됐다”고 말했다. 2026.9.17 /유진주기자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본사를 둔 로봇 기업인 ‘브릴스’(BRILS)의 전진 대표 표정에는 설렘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이 엿보였다. 최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천187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 흥행에 성공했음에도, 전 대표는 인터뷰 내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브릴스는 이번 수요예측에 국내외 기관 투자자 2천181곳이 몰렸다. 이어 지난 17~18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공모주 청약에서도 경쟁률 1천676.26대 1을 기록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전진 대표는 “주변에선 ‘이제 고생 끝났다’며 축하를 건네지만, 내게 코스닥 상장은 끝이 아닌 본격적인 도약을 위한 발판을 이제 막 다진 순간”이라며 “개인·기관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고, 인천을 대표하는 흑자 로봇 기업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막중한 부담감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 송도 15평 임대 사무실서 맺은 결실…“인천은 브릴스의 뿌리”
브릴스는 인천에서 나고 자란 그야말로 ‘토종 기업’이다. 충청도 출신인 전 대표는 직장생활 시절 지금의 아내를 만나 인천에 정착하게 됐고, 2015년 브릴스 창업 당시 자연스럽게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사업의 첫 거.으로 선택했다.
“2015년 송도 스마트밸리의 15평짜리 소형 임대 사무실에서 브릴스를 시작했습니다. 당시는 인천 송도가 신도시로 막 부상하던 때였는데, 깨끗한 환경과 접객 여건이 마음에 들어 무작정 자리를 잡았죠. 인천이 지닌 입지적 매력과 잠재력을 현장에서 몸소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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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릴스는 인천에서 빠르게 성장해왔다. 사업이 확장하면서 송도 트리플스트리트 인근 지식산업센터(80평)를 매입했고, 로봇 자동화 공정이 대형화하면서 2022년 인천 신흥동에 3층 규모 공장 2개 동으로 생산 기반을 넓혔다.
이후 성장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현재의 송도 본사 사옥으로 이전한 데 이어, 최근에는 본사 인근 주차장 부지를 추가 매입했다. 브릴스는 오는 30일부터 해당 부지의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휴머노이드·협동로봇 생산과 피지컬 AI(Physical AI) 연구를 위한 첨단 신사업 센터 착공에 들어간다.
“인천을 뿌리에 두고 성장해 코스닥 상장까지 이뤄냈다는 。에 깊은 자부심을 느낍니다. 인천에 수많은 중소기업과 물류 인프라가 밀집해 있는 만큼, 브릴스가 구축하는 로봇 자동화 생태계가 인천지역 제조·물류 현장의 경쟁력을 바꾸는 촉매제가 되길 바랍니다.”
■ 급성장의 비밀…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표준 모듈러 플랫폼’
브릴스가 창업 10여년 만에 코스닥 상장이라는 성과를 거두고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비결은 바로 ‘모듈러 플랫폼’ 방식의 사업구조 전환에 있다.
창업 초기, 국내 로봇 자동화(SI) 시장은 각 공장의 요구에 맞춰 일일이 기계를 맞춤 제작해 주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방식이 지배적이었다. 커스터마이징 방식은 설계와 연구개발(R&D)에 막대한 인력·시간이 소요되고 기술 리스크가 높다. 개발된 기술은 다른 현장에 재사용할 수 없어 SI 기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주원인으로 작용한다.
전 대표는 이 구조적 한계를 타개하기 위해 2020년부터 체질 개선을 단행했다. 수년간 축적해온 커스터마이징 기술들을 15가지 이상의 ‘요소 기술’로 세분화해 해체한 뒤, 이를 산업별(자동차·제조·식품·방산·항공 등) 표준 모듈로 재구성한 것이다. “자동차 엔진이 차를 만드는 데 필수 부품이지만 엔진만으로 운전할 수 없듯이, 로봇 자동화 관.에서 로봇은 하나의 원재료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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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원하는 건 로봇 단품이 아니라, 본인의 예산과 공정에 맞춰 즉시 작동하는 완성형 자동화 설루션입니다. 브릴스는 표준 기술 모듈들을 레고 블록처럼 조합해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설루션을 플랫폼 형태로 제공하는 시스템을 완성했습니다.”
‘모듈러 플랫폼’ 혁신은 원가 절감과 속도, 수익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개발과 제작 기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고, 인력 투입 비용은 대폭 줄어들었다. 적용 플랫폼 조합이 증가할수록 프로젝트 규모가 확장되고, 이에 따라 매출 단위가 증가하는 수익 구조를 갖추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지난 2020년 건당 평균 4천만원 수준에 불과했던 프로젝트 수주 금액은, 모듈화 전략이 안착한 2025년을 거치며 건당 1억6천만원을 웃돌며 4배 이상 급증했다. 연 매출액은 2020년 46억원, 2023년 157억원, 2024년 187억원, 지난해 238억원으로 연평균 성장률 50% 이상을 기록했다. 수출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액은 2023년 336만달러, 2024년 368만달러, 지난해 450만달러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0.9% 증가한 51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진 대표는 인천 기업인으로서 지역 중소기업들이 처한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주목했다. 인천은 전국에서 중소 제조업체와 물류 창고가 가장 밀집된 도시 중 하나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중소기업의 로봇 자동화 도입률은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게 전 대표의 설명이다.
“고령화와 외국인 인력 의존도 증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이 심각합니다. 하지만 물류 적재에 쓰이는 로봇 시스템 하나를 도입하는 데 보통 1억~1억5천만원이 듭니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대표님들은 선뜻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브릴스는 이러한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정수기 렌털과 유사한 ‘구독형 로봇 서비스(RaaS·Robot as a Service)’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고가의 로봇 설비를 초기 구매할 필요 없이, 월 200만원 안팎의 대여료만 내면 로봇 설치부터 소모품 관리, 유지보수까지 일괄 제공받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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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등 정책 기관이 단순 보조금 지급을 넘어, 전문 컨설팅을 통해 로봇 도입 효과를 진단하고 RaaS 방식의 이자 보증 등을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올라가고 수익이 개선돼 공장 환경을 정비하고 고용을 늘리는 선순환이 일어날 때, 인천 전체의 산업생태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상장 조달 자금, 피지컬 AI·미국 현지화·R&D 인프라 집중
전진 대표는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브릴스가 향할 궁극적인 미래 비전을 선명하게 제시했다. 지금까지 구축한 하드웨어·모듈화 기술을 기반으로,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피지컬 AI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자동화 설비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현장의 상황을 로봇이 직접 인식·판단·대응하는 지능형 로봇 설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기술경쟁력 강화 ▲글로벌 시장 확대 ▲생산 인프라 확대 등 3대 축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최근 피지컬 AI 연구개발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데 이어 대구 알파시티에 AI 로봇연구소를 설립해 핵심 부품 역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 영토 확장을 위한 미국 현지 생산 거。·글로벌 공급망 대응에도 자금이 투입된다. 브릴스는 이미 지난 4월 조기 구축한 미국 현지 제조 공장(법인 거.)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북미 고객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인천 송도에 위치한 제조센터를 증축하는 등 증가하는 수주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거.별 시설 고도화에도 나선다.
“저를 믿고 함께해준 임직원들, 새롭게 브릴스 비전에 동참해주실 주주분들, 그리고 브릴스가 기반을 두고 있는 지역사회에 더 큰 기업 가치와 혁신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시장의 기대에 부응해 나가겠습니다.”
■ 전진 대표는?
▲ 한국공학대학교 메카트로닉스공학과 학사
▲ 한양대학교 제조인공지능학과 석사
▲ 카이스트 MBA 과정 재학중
▲ 2025 기계·로봇산업 발전 유공 산업통상부장관 표창
▲ 2024 중소기업 유공 대통령 표창
▲ 2024 정보통신 중소기업 발전 유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표창
▲ 2023 학습하는 벤처인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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