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3일 수도권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 신규 택지를 포함해 23만 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는 '닥치고 공급' 대책을 내놓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을 풀고, 실제 착공 시기를 1~2년 이상 앞당기겠다는 파격적인 '속도전' 방안도 담겼다. 특히 수도권 주택 공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 부문 공급 회복을 유도하고자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다세대·다가구 등 일반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금융·세제 특례와 규제완화책을 마련한 게 눈에 띈다. 공급 절벽 우려로 심리적 패닉에 빠진 시장에 정부가 어떻게든 집을 공급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보낸 .은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대책의 면면을 뜯어보면 서울 집값을 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이번 대책에서 주택 수요가 가장 뜨겁게 몰리는 서울 강남 3구의 내곡·세곡·자곡 등 그린벨트 해제는 결국 최종 제외됐다. 서울시의 강력한 반대와 투기 자극 우려에 밀려, 남양주 와부 등 외곽 지역의 그린벨트를 풀어 2만여 가구를 채우는 선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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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서울 집값 폭등의 진원지는 강남·한강변을 비롯한 서울 중심부의 수요다. 소비자가 원하는 곳은 '서울 핵심지'인데, 정부가 내놓은 대안은 '경기 외곽' 위주의 신규 택지다. 아무리 속도를 높여 공급한들 서울 중심부의 대기 수요를 흡수하기엔 부족하다. 오히려 강남권 그린벨트 해제가 무산되면서, 서울 핵심지 아파트와 재건축 단지들의 희소성만 증명해줘 주변 집값을 자극하는 역효과를 낼까 우려스럽다. 더 큰 문제는 시차(時差)의 불일치다. 정부가 금융 지원을 쏟아붓고 규제를 풀어 착공을 서두른다 해도, 신규 택지에 지어진 아파트에 실제로 불이 켜지고 입주가 시작되려면 빨라야 2030년 전후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내년, 내후년까지 이어질 서울의 심각한 '입주 절벽'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뜻이다. 도리어 대규모 금융 지원과 규제 완화는 지금 풀리는데, 주택 공급은 한참 뒤에나 이뤄지니 단기적으로 유동성만 자극해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
정부의 계획이 서류상의 숫자로 끝나지 않으려면 이제부터라도 철저하게 현장 병목을 뚫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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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개발·재건축 동의율 완화나 비아파트 세제 특례 등 법 개정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치솟은 공사비를 둘러싼 건설사와 조합 간의 갈등을 중재하고, 땅값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에서 토지주들과의 보상 협상을 초고속으로 끝내는 것도 정부의 행정력만으로는 만만치 않은 난제다. '집만 먼저 짓고 교통은 10년 뒤'라는 외곽 신도시의 잔혹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광역교통망 구축도 동시에 맞아떨어져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집 지을 땅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전폭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정부가 아무리 강력한 공급 의지를 밝혀도, 서울 시내 실질적인 인허가권과 정비사업 가이드라인을 쥐고 있는 것은 서울시다. 그린벨트 해제에도 오 시장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오 시장이 '8·13 부동산 대책' 성패의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정부 또한 할 일을 다 했다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 이번 대책이 또다시 '빈말'이 안되도록 실행력을 보여줘야 하며, 서울시 등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7만3000가구+α' 규모의 추가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도 지체 없이 내놔야 한다. 그래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다. 특히 수도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