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한국전력 남서울본부에서 열린 발전공기업 통합방안에 대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촬영을 하고 있다. 5개 발전공기업은 내년 10월에 한국발전 1개사로 통합될 예정이다. 사진 기후에너지환경부
2001년 한국전력에서 분할된 이후 25년간 각자도생을 이어온 발전공기업들이 내년에 하나로 뭉친다. 정부가 5개 발전공기업을 통합해 내년 10월 ‘한국발전’을 출범시키기로 결정하면서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보급을 현재의 4배 수준인 17GW(기가와트)로 늘리는 등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발전공기업 5사는 내년 10월에 한전 100% 자회사인 가칭 ‘한국발전’ 1개 사로 통합된다. 현재 발전 5사가 보유한 발전설비 용량은 약 53GW에 달한다. 이들이 하나로 뭉치면 단숨에 세계 8위(중국 제외) 규모의 대형 발전회사로 도약하게 된다. 단순한 물리적 합병을 넘어 국가 에너지 전환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전담할 강력한 ‘앵커(Anchor) 공기업’이 탄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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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Top10 대형 발전회사 도약
통합 발전사 조직의 핵심은 ‘슬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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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5개사 체제 아래 5명의 사장과 5명의 감사, 10명의 상임이사로 분산돼 있던 지배구조는 사장 1명, 감사 1명, 상임이사 4명 등 6명으로 간소화된다. 통합 본사 조직은 역할에 기반해 ▶기획관리 ▶정의로운 전환 ▶안전기술 ▶재생에너지 등 4개 본부 체제로 재편된다.
5개사 합산 2400여명에 달하던 본사 정원은 1800여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본사 인력 감축으로 발생하는 600여명의 잔여 인력은 전국 3~4곳에 신설되는 ‘지역재생에너지본부’로 배치된다. 이곳에서 태양광과 육상풍력 등 지역 단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제 발전 5사는 글로벌 Top 10 규모의 경쟁력 있는 대형 발전사로 거듭난다”며 “이번 통합은 단순히 다섯 회사를 하나의 이름으로 묶는 일이 아니라 흩어져 있던 자본과 기술, 인력을 모아 에너지안보를 지키고 에너지 대전환을 신속하게 이끌 새로운 에너지기업을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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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 투자로 비효율 누적…다시 규모의 경제로
이렇게 25년간 유지돼 온 발전 5사 체제를 개편하는 건 당초 의도와 달리 비효율이 누적돼 왔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정부는 전력시장에 경쟁 원리를 도입해 발전 원가를 낮추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로 한전의 발전 부문을 6개 자회사(화력발전 5사+한국수력원자력 1사)로 분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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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초 계획됐던 단계적 민영화가 중단되면서, 동일한 사업 구조와 소유 지배구조를 가진 5개 공기업이 25년간 각자도생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됐다. 5사는 연료 구매와 정비 자재 조달을 각각 개별 입찰로 진행해 국제 시장에서 가격 협상력을 스스로 떨어트렸다. 유사 사업에 대한 중복 투자도 반복적으로 이뤄졌다. 감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2016~2025년) 동안 22개 사업에 5개사가 중복 입찰하면서 약 40억원의 매몰 비용이 발생했다.
여기에 5개사로 쪼개진 자본과 인력으로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과 대규모 재생에너지 투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다. 이에 5개사를 다시 합쳐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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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인 신안우이 해상풍력 조감도. 사진 한국중부발전
발전 5사 통합으로 가장 눈에 띄게 바뀌는 대목은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다. 통합 이후 선택과 집중을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7GW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5사가 운영 중인 4GW의 4배 수준이다.
이를 위해 한국발전은 재생에너지를 ‘더 싸고 더 빠르게’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 방식을 전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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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조 단위의 자본이 필요한 해상풍력 단지나 염전·영농형·DMZ 태양광 등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를 통합 본사가 직접 주도할 계획이다.
또, 기능별로 전문 조직을 신설해 입지발굴·금융조달·인허가·계통연계 등 사업 단계별 업무를 동시에 수행함으로써 사업 기간도 대폭 단축한다. 이를 통해 정부의 목표인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조기 달성에 기여하는 게 목표다.
이와 함께 GW급 대형 프로젝트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함으로써 재생에너지 보급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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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고위험 중심으로 사업 확대
발전 5사가 통합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난제도 만만치 않다. 통합 발전사가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경우 민간 발전사의 진입과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한국발전이 대형·고위험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민간은 사업개발·투자·건설에 참여하는 등 상호보완적인 구조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5개 발전사를 화학적 결합 없이 하나로 합쳐 놓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할 요소로 꼽았다. 강천구 인하대학교 제조혁신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단순히 5개 발전사를 하나로 합치는 방식은 위험하고, 먼저 통합의 목표를 정해야 한다”며 “한국발전이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발전회사에서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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