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중소기업 경영자 10명 중 4~5명은 기업승계를 위해 경영권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기업승계지원센터와 협약을 체결한 1500개 기업 중 59.1%인 886곳의 경영자가 60대 이상으로 집계됐다. 기술과 일자리를 이어가려면 기업승계 문제를 방치할 수 없는 시。이지만 실상은 마땅한 후계자를 찾지 못한 기업이 허다하다. 60대 이상의 기업인이 경영하는 중소기업 67만 5000곳이 후계자를 찾지 못했고 아예 폐업을 고려 중인 기업이 9.4%에 달한다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분석이 나왔을 정도다.
경영자들은 사업체를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자녀가 중소기업 승계를 원하지 않거나 골치 아픈 사업체보다 기업 매각 대금을 상속받고 싶어 할 수 있다. 후계자를 찾지 못해 애써 일군 기업 문을 닫지 않으려면 인수합병(M&A)이나 임직원들의 경영권 매입 등 제3자 매각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리은행 조사에서도 제3자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경영자가 전체의 44.8%에 달했다.
기업이 폐업하면 수십 년간 쌓인 핵심 기술과 일자리가 사라지고 거래 업체나 협력사의 경영 차질과 산업 공동화, 지역 경제 위축 등의 충격이 파생된다. 우리 경제의 ‘허리’인 중소·중견기업들이 후계자를 찾지 못해 줄줄이 ‘승계 절벽’으로 내몰리다가는 기업 생태계의 지속성마저 흔들릴 수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 후 중소기업의 휴·폐업 급증으로 제조 기반에 큰 타격을 입은 일본의 사례가 남의 일이 아니다.
바다이야기예시
여야는 15일 제3자 및 M&A 승계에 세제·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기업승계 지원 특별법’ 처리에 합의했고 당정은 ‘임직원 기업 인수 특별법(가칭)’ 제정을 준비 중이다. 이소영 중기부 장관 후보자도 이날 청문회에서 기업승계 방식 다변화 검토를 약속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기업승계 해법 모색에 나선 것은 다행스럽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 높은 상속세율과 높아진 가업상속공제의 허들 등 가업승계를 가로막는 제약 요건도 여전하다. 친족이나 제3자의 원활한 경영 승계로 기업들이 쌓아온 기술력과 안정적 일자리를 지켜내려면 과감한 인센티브 도입과 자금 조달 지원, 규제 철폐 등 제도 수립·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논설위원실
e; font-w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