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부산지검이 부산항 역대 최대 규모 마약류 밀수입 사건 수사 결과를 합동 브리핑하면서 시가 3000억 원 상당의 코카인 600㎏을 공개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국내에서 마약이 단순 유통을 넘어 제조 단계까지 넘어간 정황이 포착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최근 모 마약 사건에서 압수한 액상 및 반죽 형태 물질 3。을 감정, 합성대마 제조과정에서 생성되는 신종 중간체 2종을 검출했다는 것이다. 중간체는 추가 반응을 통해 실제 마약류로 전환될 수 있어 불법 제조 여부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본다. 11년 전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은 한국이 이제는 제조 거。 징후까지 보이는 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불거진 마약 공급 사건은 주로 밀수와 유통이었다. 국내용 마약을 해외에서 들여오거나 우리나라가 제3국으로 향하는 경유지 역할을 하는 식이다. 밀수와 유통만 따져도 폭발적인 증가세다. 주요 반입 경로 중 하나인 공항에서의 마약류 단속 건수는 최근 5년간 1110건으로 해마다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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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4년 198건(140㎏)에서 지난해에는 623건(280㎏)으로 폭증했다. 올 상반기에만 공항 항만 등에서 적발된 마약이 1000㎏(3358만 명 투약분)이다. 그런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직접적인 국내 제조까지 겹친다면 이는 마냥 걱정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지난 2020년 시작한 하수 시료 마약 분석에서 전국 어디를 막론하고 일정 농도 이상의 마약 성분이 전부 검출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특히 핼러윈 기간 인구 밀집지나 여름 휴가철 부산 등지에서 농도가 짙게 나온다는 건 하수의 마약 성분이 투약 실태를 반영한다는 의미다.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 ‘수원 마약 좀비 사건’ 등에서 보듯 마약은 직업 연령을 구분하지 않고 우리 곁에 와 있다. 투약사범은 유통사범 못지않게 날로 증가한다. 유튜브 텔레그램 등 은밀한 거래가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관광객이나 근로자 형태를 띤 외국인 유입도 급증하면서 부작용이 심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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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물지만 합성 마약을 중심으로 국내 제조 사례가 간간이 적발되기는 했다. 원료를 해외에서 들여오거나 온라인으로 제조법을 익힌 후 원료 물질을 전자담배 액상 등과 혼합 가열하는 방식이다. 국내 제조가 보다 만연해지면 마약은 더 이상 걷잡을 수 없는 사회문제로 비화할 개연성이 있음을 당국은 명심해야 한다.
한 마약중독자가 언론 인터뷰에서 “짜장면보다 빨리 마약을 배달시킬 수 있다”고 했던 고백은 이미 한국 사회에 마약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지 알려주는 단적인 사례다. 사법당국의 마약 단속이 느슨해지고 유통이나 제조에 따른 위험 비용이 낮아지면서 마약 가격이 청소년도 접근 가능할 정도로 저렴해진 것부터 문제다. 마약의 유통 제조 투약을 막는 방법은 더 강력한 단속과 엄중한 처벌 뿐이다. 마약으로 물의를 일으킨 유명 연예인의 복귀를 슬그머니 용인함으로써 마약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경계 대상이다. 다음 달 새로 출범하는 중수청과 경찰이 자신들 임무의 막중함을 알아야 한다.
투약 실태를 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