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9월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시사저널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시사저널TV '전영기의 빅샷'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국군 통수권자가 중심을 잡고 북한의 사과를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을 둘러싼 정부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그는 9월30일 시사저널TV 《전영기의 빅샷》에 출연해 "사고 발생부터 합동참모본부의 발표까지 소요된 '7일 10시간' 동안 청와대가 어떤 보고를 받고 어떤 지시를 했는지 시간 단위로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2015년 목함 지뢰 사건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보였던 대응을 소환하며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보다 단호한 대처를 당부했다.
유 전 의원은?이번 사건에 대한 정부?대응에 따라 북한의 다음 도발이 좌우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그는 "대북 확성기 정도로 그칠 게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을 건드리면 자기들도 큰코다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타는 정부를 견제해야 할 야당에도 향했다. 지뢰 사건을 다룰 국회 국방위원회가 열린 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백령도를 방문한 것을 두고 "야당이 화력을 200% 쏟아 부어 국회 대응에 더 집중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뢰 폭발 사건 직후부터 정부 대응에 의문을 제기했다. 무엇이 가장 문제인가.
"첫날부터 11년 전 '목함 지뢰 사건'가 떠오르면서 경험적으로 이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일단 대대장이 크게 다쳐 피를 흘렸고 우리 군이 당했다면 그날 당장 현장 조사에 나서야 했다. 그런데 이튿날까지 그런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장병이 다쳤다는 보도만 이어졌다. 새로 취임한 국방부 장관도 지뢰가 우리 것인지 북한 것인지, 매설인지 유실인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현장 조사는 늦어지고 상황을 설명해줘야 할 주체마저 제대로 아는 게 없으니 국민 입장에선 '이런 군을 믿고 내 자식을 보내도 되느냐'며 분노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사고 발생부터 합참 발표가 있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북한의?지뢰 도발은 이전에도 있었도 앞으로 또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건 이 때 우리 군이 원칙에 따라 정확하게 대응하느냐 여부다. 뒤늦게라도 북한 소행임을 밝히고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하니 일단은 다행이다. 그런데 그 전까지 7일 10시간 동안 도대체 무엇을 했나 묻고 싶다
인터넷황금성
. '세월호 7시간'을 가지고 그렇게 몰아세웠던 사람들 아닌가. 청와대는 현장 지휘관과 유엔사, 합참의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좋다. 그게 사실이라면 어떤 보고를 받고 어떤 지시를 했는지 시간 단위로 촘촘하게 밝혀보자. 대통령이 언제 처음 보고를 받았는지도 밝혀야 한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유엔 연설과 합동 조사 일정 간의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보나.
"대통령은 순방 중 북한 핵을 동결하고 대북 제재를 풀자는 메시지를 냈다. 나는 대통령이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어찌됐든 그게 이번 순방의 핵심 메시지였다. 북한 지뢰 사건을 문제 삼으며 조사를 지시하면 메시지의 앞뒤가 맞지 않게 된다. 그래서 대통령이 돌아올 때까지 덮어놓고 있으라는 식의 움직임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생기는 것이다. 대통령과 참모들은 이 지뢰 사건이 그 메시지에 방해가 되면 안 된다고 봤을 것이다. 그게 군이 원칙에 따라 빠르게 대응하는 데 장애를 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음모론' '정쟁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하는데 무엇이 음모론이고 무엇이 정쟁인가. 국민으로서 당연히 알아야 할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9월29일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로 투명하게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사고 8일만이었다.
"국방부 장관까지 북한의 도발이고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이야기했는데, 대통령은 북한이라는 말도, 정전협정이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응징하겠다거나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말도 없었다. 그냥 진상을 밝히면 그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했다. 왜 저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이미 일주일 넘게 지났는데 이제 와 무슨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하라는 것인가. 대통령은 국군 통수권자다. 누구보다 분노해야 하고, 북한 소행이라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말이 나와야 한다. 왜 이렇게 북한 눈치를 보고 두둔하려 하나. 김정은 가랑이 밑으로 기어 다니니까 김여정이 기고만장해서 자작극이라는 적반하장 주장을 하는 것 아닌가."
정부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나. 대북 확성기 방송을 다시 틀어야 한다고 보나.
"이제 가장 중요한 건 북한에 어떤 조치를 할 것이냐다. 북한에 이렇게 당하고도 아무 보복도 못 하고 사과도 못 받은 채 그냥 지나가면 북한은 우리를 더 얕잡아보고 더 센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을 건드리면 자기들도 큰코다친다는 것을 이번에 보여줘야 한다
사이다쿨 릴박스
. 확성기 설치는 의지만 있으면 바로 다시 설치할 수 있다. 다만 확성기 정도로 그칠 게 아니라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북한은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하는데 우리는 왜 가만히 있나. CCTV를 달고 경계를 자꾸 줄이는 식으로 가면 안 된다. 앞으로 유사한 분쟁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할지까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
2015년 목함 지뢰 사건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비교하면 어떤가.
"그때는 잘 대응했다. 바로 현장 조사해 북한 소행임을 빠르게 밝혔고 대북 확성기를 틀었다. 당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평소에도 '선조치 후보고하라. 책임은 내가 다 진다. 도발 원。을 타격하라'고 말하던 사람이었다. 그때도 경원선 기공식이 있었고 이희호 여사가 평양을 방문했으며 통일부가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는 일들이 얽혀 있었다. 그런데도 눈치 안 보고 조치할 것을 했다. 국군 통수권자로서 당연히 할 일을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와 김정은 간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는 건 잘 알겠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이번 사건은 더 중심을 잡고 대응해야 한다. 반드시 북한의 사과를 받아내고, 상응하는 가장 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9월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시사저널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시사저널TV '전영기의 빅샷'에 출연해 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야당의 대응은 어땠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백령도에 방문해 안보를 강조했는데.
"지금 이 시기에 왜 갑자기 백령도에 갔는지 모르겠다. 그날은 국회서 국방위가 열려 국민들에게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리는 날이었다. 이런 날은 야당이 야당으로서 진짜 역할을 해야 한다. 국방위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당 대표가 국방위원 몇 명을 데리고 헬기 타고 백령도에 갔다. 백령도에 무슨 큰일이 난 줄 알았다. 국방위는 오후로 일정이 미뤄졌고 제대로 질의도 못 했다. 안 그래도 야당 의원이 수적으로 열세한데, 더 힘을 모으고 화력을 200% 쏟아 부어야 했던 날 당 대표가 저렇게 엉뚱하게 움직인 것이다."
장 대표 퇴진론이 잠잠해졌다. 리더십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 리더십으로 2028년 총선을 치르면 큰일 난다. 요즘 제 생각은 어떻게 해야 총선에서 최소한 과반을 확보해 이재명 정부의 폭주를 힘 있게 견제할 수 있느냐는 것뿐이다. 장 대표를 개인적으로 알지도 못하고 미워할 이유도 없지만 이 리더십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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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에서 이기려면 수도권에서 최소한 60~70석은 얻어야 한다. 지금 체제로 서울·인천·경기의 민심을 얻을 수 있겠나. 내년 전당대회는 보수의 운명을 가르는 전당대회가 될 것이다. 장동혁 체제를 교체하고 수도권 선거를 이길 수 있는 리더십으로 가지 않으면 당의 미래는 굉장히 암울하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복당, 그리고 개혁신당과의 통합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한동훈·이준석 의원과 전부 힘을 합쳐도 수도권에서 이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그런데 이들을 다 당 바깥에 두고 어떻게 보수가 승리할 수 있겠나. 한 의원은 당연히 복당해야 하고 개혁신당도 같이 가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당의 통합과 혁신에 힘을 보탤 중요한 인물이니 더 함께해야 한다. 박근혜·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을 가지고 보수가 10년 넘게 분열돼 싸웠다. 생각이 조금 다르다고 배척하는 일은 이제 멈춰야 한다. 새 리더십이 들어서서 큰 통합을 외치고 총선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각자의 개인적인 꿈과 욕심은 그 다음 문제다. 리더를 바꾸고 크게 통합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부동산과 주식, 물가와 청년 실업 등 경제·민생 문제가 핵심이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공소 취소와 재판 취소 같은 대통령 본인의 문제다. 국민은 이 대통령이 퇴임 후 자신이 살아남는 데만 정신이 팔린 건 아닌지 의심하고 실망하고 있다. '공소 취소는 절대 없다. 재판 취소도 절대 없다. 퇴임 후 무조건 재판받겠다. 앞으로 그런 이야기는 꺼내지도 마라' 이렇게 말해야 한다. 권력으로 자기 재판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어리석다. 오히려 퇴임 후 재판받겠다고 정리하고 임기 말까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자신이 사는 길이다. 국민의힘에도 이재명 정권이 실수하기만 바라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 스스로 혁신하고 바뀔 생각을 해야 한다."
보수의 승리를 위해 본인은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27년 동안 보수 정당에서 정책과 정치를 했고 한 번도 보수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적이 없다. 보수가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왔다. 다만 낡은 보수가 아니라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고, 안정 속에서 개혁을 추구하는 보수가 돼야 한다. 어려운 시간도 거쳐 왔지만 후회는 전혀 없다. 당장은 다음 총선에서 통합과 혁신으로 과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이 허락한다면 힘 있게 경제와 안보를 지키는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다. 보수 승리의 길에서 어떤 역할이라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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