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022년 10월1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일회용 컵 보증금제 무력화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에서 일회용 컵 보증금제 시행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정부 정책은 지난 30여년간 도입과 폐지, 재개와 유예를 반복해왔다. 현장은 정책 변화에 대비했지만 정부가 시행을 수 차례 번복하면서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2002년 정부와 커피전문。·패스트푸드。의 자발적 협약으로 처음 도입됐다. 음료를 일회용컵에 담아 판매할 때 컵당 50~100원을 받고, 컵을 돌려주면 보증금을 반환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법적 근거가 없는 협약에 의존했고, 소비자가 찾아가지 않은 보증금의 관리 문제도 불거졌다. 제도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 폐지됐다.
2020년에는 법 개정으로 보증금제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2022년 6월부터 전국 주요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컵당 300원의 보증금제를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소상공인의 비용·회수 부담 등을 이유로 시행을 6개월 미뤘다. 같은 해 12월에는 적용 지역을 세종과 제주로 축소했다.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도 부침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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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회용품 사용 규제는 1994년 처음 도입됐지만 단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2018년 8월에는 카페·패스트푸드. 등의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하자 감염 우려를 이유로 지방자치단체 판단에 따라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2022년 4월 규제를 재개하면서부터는 과태료 부과 대신 계도 위주로 운영하기로 했다.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규제는 시행을 앞두고 단속이 유예됐다. 정부는 2021년 말, 이듬해 11월24일부터 식당·카페 등 매장 내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행을 약 3주 앞두고 1년간 계도기간을 부여했다. 계도기간 종료를 앞둔 2023년 11월에는 종이컵을 사용금지 대상에서 제외하고, 플라스틱 빨대의 계도기간은 무기한 연장했다.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 금지는 유지됐지만, 품목별 관리 방식이 갈리고 규제와 단속이 전반적으로 느슨해지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전반적으로 확산했다.
규제 후퇴 이후 정부가 내세운 대안은 자발적 감축과 대체품 사용, 재활용 확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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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는 카페·패스트푸드·베이커리 24개 브랜드와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매장 내 다회용컵을 우선 사용하고, 개인컵 이용자에게 할인 등을 제공하며, 고객이 요청하지 않으면 일회용품을 제공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내용 등을 포함했다. 올해 7월에는 개인카페 150곳과도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정량적 목표 설정이나 이행 결과에 대한 .검이 미흡해 감축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회용품 감축 정책의 반복된 유예와 철회가 규제에 대비해온 현장의 준비를 무력화하고 정책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정희 그린피스 전문위원은 “2023년에 과태료 부과를 앞두고 현장에서도 다회용컵 사용을 준비하는 분위기였는데, 정부가 정책을 완화하면서 오히려 일회용품을 써도 된다는 신호를 줬다”며 “반발이 있을 때마다 정책을 뒤집으면 현장에서는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국가환경종합계획, 순환경제기본계획 등 장기 국가계획에 구체적인 감축 목표와 이행 경로를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활용이나 에너지 회수보다는 일회용품 감량을 우선에 두고 명확한 감축 목표와 이행 경로를 세우고 일관되게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 [단독] ‘일회용품 규제 완화’ 뒤 컵 사용량 다시 증가…지난해 10억8900만개
https://www.khan.co.kr/article/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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