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전기로 광경. 현대제철 제공
정부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kWh)당 최대 18원 낮추는 지역별 차등요금제의 설계안이 26일 공개되면서 서울·수도권 기업의 지방이전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전력 다소비 공장이 남부권에 들어서면 연간 수십억~수천억원의 전기료를 아낄 수 있어 기업의 지방 투자와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인공지능(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의 지역 분산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공개된 정부안을 보면 수도권 남부는 현행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남부권은 kWh당 13~18원, 중부권은 10~15원, 수도권 북부는 6~10원 낮아진다.
현재 남부권에 포함돼 있는 포스코(포항·광양)나 현대제철(포항·당진), 에코프로(포항) 등은 10~18원의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게 돼 연간 엄청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서울이나 수도권 기업의 원전집적지 경북으로의 이전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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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는 지역별 차등 폭이 실제 기업의 이전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단순히 kWh당 18원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100GWh를 사용하는 사업장은 전기요금에서 약 18억원, 500GWh를 사용하는 대형 사업장은 약 90억원의 차이가 난다. 연간 1TWh를 소비하는 사업장이라면 격차가 180억원까지 벌어질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산업용 전기료 평균인 ㎾h(킬로와트시)당 182원을 기준으로 영호남 등 남부권은 최대 18원, 강원·충청 등 중부권은 최대 15원을 할인해 주고, 인천과 수도권 북부도 최대 10원이 내려가지만, 전력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 남부는 최대 1원 할인해준다.
다만 실제 전기요금 부담액은 사용 시간대와 계약전력, 요금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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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용 차이가 장기간 이어지면 전력 다 소비 기업의 신규 공장이나 증설 지역을 정할 때 경북권의 입지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장과 연구·개발 시설의 지방 이전이 실제로 늘 경우 관련 일자리와 협력업체가 함께 이동하면서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 인력의 지역 분산을 유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충청권에서는 남부권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할인 폭이 새로운 입지 경쟁 변수가 될 수 있다. 수도권보다는 낮은 요금을 적용받더라도 남부권과 비교하면 전력비 부담이 커지는 만큼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신규 공장 유치를 놓고 지역 간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지역별 차등요금제'는 지난 2000년대 초부터 논의된 사안이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실현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료는 2021년 ㎾h당 105원에서 2025년 182원으로 4년 새 무려 72%나 치솟았다. 반발하지 못한다는 기업의 심리를 이용해 산업용 전기요금만 집중적으로 인상했기 때문에 초래한 결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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