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불가피한 사유로 비거주하는 1주택자에 대한 ‘거주 인정’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1주택자 종부세는 거주·비거주 구분을 두지 말자는 요청도 나왔다고 했다. 며칠 전까지 강경한 세제 개편안을 밀어붙이던 당정이 민심의 역풍을 맞자 뒤늦게 수습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종부세 차별을 일부 완화하고 예외를 늘리는 정도의 대증 요법은 해법이 될 수 없다. 당초 정부는 지난 60년간 부동산 세제의 뿌리였던 ‘1가구 1주택 보호’ 원칙을 흔드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직장·교육 등에 따른 불가피한 주거 이동까지 투기로 간주해 중과세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무리한 과세안을 내놓고 ‘예외 확대’로 수습하려다 보니 결국 온 국민이 각자의 사정을 일일이 소명해야 세금을 감면받는 비합리적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국민 개개인의 삶에는 가정 폭력이나 스토킹을 피해 집을 비운 사연, 발달 장애나 희귀 질환 자녀의 치료와 특수학교를 위해 이전한 사연, 참담한 가정사나 이혼 소송으로 가족이 해체돼 불가피하게 거주하지 못하는 사연 같은 개인적 상처가 수두룩하다. 손주 돌봄 위한 이사, 학군 때문에 일시적 전세살이, 세입자의 계약 갱신 청구권 행사나 대출 규제로 입주 지연까지 복잡다단하게 얽혀 있다. 이런 내밀한 개인사를 진단서, 경찰 신고서, 가족관계증명서를 챙겨서 관청을 찾아가 일일이 소명해야 하는 구조는 국민을 괴롭히겠다는 얘기와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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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 천차만별인 경우를 공무원이 무슨 수로 검증하겠다는 것인가. 일일이 확인하고 적합성을 가려내는 데 들어갈 행정 비용과 사회적 낭비 또한 엄청날 것이다. 과거 영국에서도 실거주 주택 세금 감면을 추진하며 예외 사유를 우후죽순 늘렸다가 세법이 해독 불능으로 전락한 뒤 결국 세제 전체를 재편해야 했다.
세제 개편은 예외 조항을 누더기처럼 기워 붙일수록 형평성 시비와 사생활 침해, 조세 불확실성만 커질 뿐이다. 누더기 예외 만들기가 아니라 1주택자마저 징벌 과세 대상으로 보는 세제 기조 자체를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나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