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고 정보기관 수장이 인공지능(AI)에 대해 중국 공산당의 권력 유지와 정치적 안정을 직접 위협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미국에서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인류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것과 달리 중국은 AI를 체제안보와 국가안보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에서 대조적이다.
14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천이신 중국 국가안전부 부장은 최근 관영 잡지 ‘중국 사이버스페이스(China Cyberspace)’에 기고한 글에서 AI에 대한 공산당의 통제와 정부 감독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적 안정 유지와 외국 세력의 사이버공격·허위정보전에 대한 방어, 미국 등과의 군사 경쟁을 AI 관리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천 부장이 가장 먼저 거론한 위험은 공산당 통치의 안정성이었다. 그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세력이 AI를 이용해 가짜 영상과 음성을 제작하고 중국을 겨냥한 선전전을 벌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중국 고위 당국자가 실제로 하지 않은 발언을 한 것처럼 만든 딥페이크가 순식간에 확산될 경우 사회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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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오랫동안 정권 안정과 공산당 지배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온 만큼 AI도 단순한 기술적 위험이 아닌 체제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기 시작한 셈이다.
사이버안보 위험도 강조했다. 천 부장은 미국 기술기업이 개발한 ‘클로드 미토스’와 ‘GPT-5.5-Cyber’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AI가 사이버공격의 기술적·경제적 진입장벽을 크게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 정보기관이 AI를 활용해 중국을 상대로 대규모 첩보활동을 벌이거나 주요 정보·통신 인프라를 공격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외국 AI 모델을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민감정보 유출 역시 중국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미국 앤트로픽은 최근 중국 문샷AI가 일부 이용자의 질의를 자사 AI ‘클로드’로 우회시켰다고 주장했다. 앤트로픽은 이 과정에서 중국 군 관련 감시영상과 중국 기술기업의 민감정보가 자사 시스템으로 넘어왔다고 밝혔다.
천 부장은 AI가 전쟁의 양상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AI를 활용한 사례를 언급하며, 알고리즘을 이용해 적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탐지·식별·타격하는 국가가 전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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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부장의 이 같은 주장은 중국 국가안전부가 지금까지 제기한 AI 위험론 가운데 가장 포괄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시진핑 지도부는 AI를 미국과의 기술패권 경쟁에서 반드시 확보해야 할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면서도, 정치·사회적 통제는 더욱 강화하는 ‘육성과 통제’의 이중 전략을 펴고 있다.
이는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AI 안전 논쟁과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샘 올트먼 오픈AI CEO,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회장 등은 AI가 인간의 통제 능력을 넘어설 가능성을 우려하며 개발 속도 조절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우려는 AI가 공산당 통치를 흔들거나 외국의 정보전·군사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에 집중돼 있다.
미·중의 이 같은 인식 차이는 향후 양국 간 AI 안전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달 말 미 워싱턴DC에서 진행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AI 관련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이 데이터 주권과 정치안보를 협상의 핵심 ‘레드라인’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같은 AI 위험을 놓고도 미국이 “AI가 인간을 넘어설 수 있다”는 통제불능 문제를 우려하는 반면 중국은 “AI가 공산당과 국가의 통제를 흔들 수 있다”는 체제안보 문제를 더 직접적인 위협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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